데일리로그(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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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기
'작업 일정 8/10 ~ 13일 예정 17~20일' 지난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예정해둔 작업이 있었는데, 갑자기 생긴 긴급 이슈에 대응하느라 그 일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20일까지 마치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 전 주간보고를 작성하면서 기존 일정에 취소선을 긋고 돌아오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날짜를 옆에 다시 적었다. 하지만 17일, 출근과 동시에 터진 문제에 대응하느라 일을 또 하루 미루게 되었다. 수요일 아침 회의에서 팀장님이 작업 현황을 물었다. "스토어 어떻게 되어가요?" "이제 시작하려고요. 금요일까지 작업 마무리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하는데 금요일에 끝낼 수 있어요?" "네. 가능해요." 하지만 "X일까지 가능합니다!"라고 호언장담을 했다가 마감이 다가오..
2021.08.21 -
식물 킬러조차 죽이기 쉽지 않은 스파티필름
포트 화분으로 구매해서 벌써 일 년 가까이 키우고 있는 스파티필름! 잎이 넓은 게 시원시원하니 좋아서 샀는데 알고 보니 식물 킬러 똥손도 쉽게 키운다는 대표 식물 중 하나였다. 10cm 포트 화분에서 시작해서 13cm - 15cm - 20cm 화분으로 착실하게 단계 밟아가며 분갈이를 해서 지금은 집에서 가장 큰 화분에 심어두었다. 스파티필름을 죽이기 쉽지 않은 이유는, 첫 번째, 스파티필름이 물을 좋아하고, 두 번째, 목이 마를 때 대놓고 티를 내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식물 킬러가 화초를 죽이는 방법은 무관심으로 화초를 말려 죽이거나, 과하게 자주 물을 줘서 과습으로 죽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워낙 물을 좋아해 자주 물을 줘도 괜찮은 스파티필름은 과습의 위험 부담이 적고, 물 줄 때를 놓치면..
2021.08.12 -
가을웜톤 염색 연대기 -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지
미성년자일 때는 꾸미는 것이 자유롭지 않았다. 학교 규정도 있었지만, 부모님부터 '그런 건 성인 되면 해, 그땐 터치 안 해. 지금은 안 돼'라고 하시며 귀 뚫기나 염색, 파마 같은 걸 허락하지 않았다. 나도 딱히 강력하게 원하거나 요청하거나 항변하지도 않았다. 염색/파마는 고사하고 일단 그 짧던 머리를 길게 기르는 것부터가 소원이었다. 귀걸이는 어릴 때부터 꽤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수능이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시내에 놀러 나가서 귓불을 뚫었다. 머리를 지지고 볶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 화장도 익숙해졌고 옷엔 큰 관심이 없으니 꾸밈의 대상이 머리가 됐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았고 시간도 열정도 의지도 넘쳤던 그 시절 나는 셀프 탈색에 셀프 염색에 셀프 컷까지 귀찮다는 생각 없이 참 열심히 했다. ..
2021.08.07 -
티스토리, 소중한 playsinline 외면하지 말아줘
하지만 고쳐주지 않을 거라면 내가 직접 쑤셔 넣는다. 용량 괴물 GIF 대신 MP4로 산뜻하게 움짤을 만들어 쓰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각종 애트리뷰트를 추가해서 태그를 사용하면 마치 GIF를 쓴 것처럼 영상을 자동 재생할 수 있다. autoplay가 자동 재생을 위한 핵심 속성인데 브라우저 정책 상 소리가 있는 영상을 자동 재생하려고 하면 브라우저에서 차단하기 때문에 muted 속성을 붙여줘야 한다. 여기까지만 하면 iOS에서는 페이지 로드 시 영상이 재생되면서 자동으로 전체 모드로 진입한다. 내가 원하는 건 영상이 사진처럼 글 안에서 재생되는 거니까 playsinline 속성도 붙여줘야 한다. ref. https://webkit.org/blog/6784/new-video-policies-for-ios..
2021.08.05 -
Archive, Link, Custom - 7월 하순
요즘의 작업실 재택 근무자의 데스크테리어 ㅋㅋㅋㅋ 27인치 아이맥 + 32인치 피벗 모니터면 끗 화면이 광활해서 브라우저를 거의 항상 듀얼 탭으로 쓴다. 피벗 모니터는 사실 코드 에디터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모바일 버전으로)를 더 쾌적하게 보기 위함이다. 글자를 px이 아니라 cm 단위로 볼 수 있다구 🤓 내가 아이돌 팬이었다면 세로 직캠 감상용으로도 최고였겠지... 2021. 07. 23. 침실에 두었던 원목 행거가 이제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당근에 올려서 처분했다. 나사 분리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결국 마지막 하나는 풀지 못한 채로 차에 실어 보냈다. 중국인 유학생 분이 한국인 한 명을 동반하고 와서 작은 차에 실어갔다. 차 내 공간이 애매해서 행거를 싣느라 세 명이 애를 먹었다..
2021.08.01 -
코로나 블루가 찾아오면 반라로 막춤을 춰
두둠칫 믹스를 튼다. 헤드폰을 낀다. 평소에 듣던 음량에서 2 정도를 더 키운다. 킥 드럼 소리가 쿵쿵 울린다. 에어컨을 켠다. 바람 세기는 강. 선풍기도 틀어 놓는다. 실내화를 아무렇게나 툭툭 벗어던진다. 까딱까딱 고개를 흔들며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네 박자 리듬에 맞춰서 어깨를 흔든다. 팔꿈치로 8자를 그리며 팔을 들어 흔들다가 하이햇 소리에 맞춰 손가락을 튕기며 천장을 향해 찌른다. 흐느적대다가 풍차 돌리기를 하며 팔을 뱅뱅 돌렸다가 마치 아무 뼈도 없는 듯이 울렁거려도 본다. 원을 그리며 돌다가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돌기도 하고 뒷걸음질로 걸어도 본다. 발을 디디고 제자리에서 엉덩이를 신나게 흔든다. 그러다 흥이 올라 더워지면 티셔츠를 벗어던진다. 반라의 몸으로 팔을 벌리고 바람의 여신에 빙의한다..
2021.07.25 -
난각번호 1번, 덜 해로운 인간이 되기를 선택한다.
요즘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구매가 망설여질 정도다. 한창 오이 계란 김밥을 해 먹다가 계란값 폭등 이후부터 못 먹고 있었다. 계란 안 먹지 뭐, 하고 살다가 유튜브 영상에 나온 반숙란을 보고 결국 쿠팡을 켰다. '계란'을 검색하니 다양한 가격대의 계란이 목록에 나타났다. 저렴한 건 개당 550원 안팎, 비싼 것은 800원까지도 했다. 독일 마트에서 계란을 사던 때가 떠올랐다. 네 가지 종류의 계란. 다른 식료품과 마찬가지로 계란에도 'bio'가 붙은 것은 가장 비쌌다. 난 무엇이든 초록색 'bio' 마크가 보이면 가격표는 보지도 않고 다른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틀림없이 내겐 부담스러운 가격일 테니까. 하지만 어떤 사람은 가장 비싼 'bio'를 산다. bio'만'을 사는 사람도 있다. 단순히 b..
2021.07.22 -
식집사에게 재택근무란? / 매일 하늘 보는 재미에 사는 요즘 - 7월 중순
2021. 07. 11. 주말인데 일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 꿈에도 나왔다. 하루 종일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을 읽었다.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 같다. 시대적 배경이 전혀 현대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시대가 드러나는 배경이 나오면 깜짝깜짝 놀란다. 숀 오빠의 말과 행동이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그런데 화자인 (과거의) 타라는 그의 언행 자체만을 놓고 보는 게 아니라, 피해를 받고 있는 본인 스스로 친오빠가 행한 폭력의 의도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하며 옹호한다. 그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렇긴 하지...' 하고 공감하는 순간 또 깜짝. 2021. 07. 12. 오늘만큼 출근하기 싫은 날이 있었던가... 주간보고 안 쓰고 미루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썼다. 그래도 오늘 나름 일은 게으르지 않게 했다..
2021.07.21 -
7월 상순 조각 모음
🎧 요즘의 노래 ✨ 2021. 07. 01. 꿈을 재미나게 꾸다가 깼는데 늦게 일어났더니 일할 의욕이 안 나네 사실 하루 전. 추출할 때마다 폭발함. A/S 접수했다. 만 39세 이하 청년(← 오 청년 기준 후한데), 최대 3.6억, 40년간 고정 금리에 대출 3년 후부터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는 보금자리론. 냉큼 캡쳐. 다다음 집은 자가가 될까? 2021. 07. 03. 은비 언니랑 용희 오빠랑 점심 약속이었는데, 광역버스정류장까지 걷기 귀찮아서 짧게 버스 한번 더 탔다가 예상치 못하게 버스가 다른 길로 돌아가는 바람에 옴팡 늦어버렸다. 경기도민 서러워서 살겄나... ㅠㅠ 분명히 지도에서 57분 걸린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 걸렸다. 줄이 조금 있어서 먼저 도착한 용희오빠가 재빠르게 테이블을 잡았는데,..
2021.07.10 -
시나브로 여름 - 6월 하순
김민철 작가님의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를 읽기 시작했다. 『모든 요일의 기록』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한참 올라있을 때, 김민철 작가님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쓴 이병률 작가님, 『보통의 존재』를 쓴 이석원 작가님과 함께 '유명한 남성 에세이 작가'로 머리 속에 넣어두었다. 작가님의 책을 익히 들어만 봤지 읽어 본 적은 없었는데, 그때문에 5년이나 지나서야 이분이 여성 작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하나 작가님이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의 '나를 사로잡은 망원호프'라는 글에서 "남자 같은 이름 때문에 나는 김민철을 '철군'이란 애칭으로 불렀다."며 김민철 작가님을 소개한 걸 읽고서 말이다. 일순간에 김민철 작가님과의 사이에 놓여있던 왠지 모를 마음의 장벽이 훅 무너지면서 동질감이 생겨..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