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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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하나도 안 뛰지만 여행지에서 러닝하는 게 로망이에요
2023. 06. 20. 'OO 하는 멋진 나'를 상상해 보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어려운 책을 척척 읽어내는 나. 수려하고 깊이 있는 글을 쉽게 쓰는 나. 별일 아니라는 듯이 100kg를 번쩍 드는 나. 이렇게 해야 잠이 깬다면서 매일 아침 3km를 가볍게 뛰는 나. 구체적으로 상상해 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생기면 실제로도 하루빨리 그렇게 되고 싶은 욕심과 의지가 마구마구 샘솟는다. 머지않아 현실이 상상에 가닿으며 나는 자아도취에 빠진다. 역시 난 멋져. 마음속에 품어왔던 멋진 내 모습 중 하나는, 낯선 여행지에 가서도 현지인처럼 여유롭고 칠(chill)-하게 동네 한 바퀴를 뛰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의 상위 범주에는 현지인스러운 여행자가 있다. 큰돈 내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서 종종거..
2025.01.31 -
전직 책방지기(a.k.a 엄마)랑 베를린 서점 탐방
베를린 여행 기간: 2023. 06. 17 ~ 24. 어렸을 적 집엔 TV가 없었다. 대신 엄마는 언니와 나를 데리고 주말마다 도서관에 갔다. 한 사람 당 책을 일곱 권까지 빌릴 수 있어서, 우리는 아빠의 대출증까지 만들어 총 스물여덟 권의 책을 빌려왔다. 어린이를 위한 책은 그리 두껍지 않아서, 부지런히 읽으면 욕심껏 빌려온 만큼 다 읽고 반납할 수 있었다. 촌음을 아껴 소설을 읽는 학생으로 자라서 도서관 옆만 골라서 살고 있는 어른이 되었다. 책방만 들어갔다 하면 한 시간이 뚝딱인 나라서,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에 가보고 싶은 서점들을 찾아 저장해 두었다. 어딘가 놀러 가면 겸사겸사 근처 서점도 슥 둘러보자고 엄마한테 가볍게(마음은 상당히 본격적이지만) 제안할 계획이었는데, 웬걸 막상 서점 한 곳을..
2025.01.26 -
엄마랑 같이 클럽 가 본 사람? 저요...!
2023. 06. 18. 베를린 장벽으로 걸어가는 길에 슈프레 강에 거대하게 세워진 조형물이 있었다.검색해 보니 Jonathan Brofsky의 'Molecule Man'이라는 작품이었다.두 사람인 줄 알았더니 세 사람이라구... 그리고 높이가 100피트(30.48m)가 넘는다고 한다. 독일 여기 베를린에도 있지만, 미국 아이오와주랑 LA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있다고 한다.작가는 "우리 인간도 겉으로 보기엔 꽤나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 물과 공기로 구성된 분자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Molecule Man 시리즈를 제작했다고.엄마랑 이런 거 찾아보구 가이드 자처하면서 오버바움 다리로 걸어갔다. Molecule Man · An den Treptowers 1, 12435 Be..
2024.07.07 -
발리 여행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준비해야지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 카드 신청하기 (최소 2주 전) 둘 다 해외 결제 수수료 없음 트래블로그는 체크카드. 개설한 계좌에 원화를 넣고 그걸로 결제 트래블월렛은 앱에서 해외 통화 충전하고 그걸로 결제 트래블월렛은 모바일 카드와 실물 카드가 각각 별개임. 번호 다름 카드 발급 후 수령하는데 며칠 걸림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카드로 에어비앤비 결제하기 (해외 결제 수수료, 환전 수수료 아끼자) 에어비앤비 기본 통화는 미국 달러(USD)로 설정 트래블월렛으로 결제한다면 달러 충전해서 사용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실물 카드가 있다면 현금 환전은 미리 수수료 내고 할 필요 없음. 입국하고 공항에서 뽑으셈. (수수료 0) 자잘한 잔돈은 미리 환전해가도 좋을 듯. 아니면 입국하고 뽑은 다음 공항 가게에서 뭐 작은 거 사..
2023.08.30 -
논알콜 맥주 시켜 달라더니 내 라들러가 더 맛있다는 엄마랑 im Treptower Park
2023. 06. 18. 일요일이라 마트는 문을 열지 않아서, 근처에 조식을 파는 식당을 찾아갔다. 처음에 주문한 파스타는 주방에서 어렵다고 해서, 다른 메뉴로 바꿨는데가격 차이가 나는데도 돈 더 안 받고 그냥 해주겠다고 했다 ☺️스탭들이 엄청 친절해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 익숙한 메뉴들도 있었지만 일부러 이름도 낯설고 먹어본 적 없는 메뉴를 골랐다.(재료는 친숙하지만 요리는 낯선)엄마한텐 도전이었는데 입에 잘 맞아서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드셨다 ㅎㅎ https://goo.gl/maps/xJo2iUrJ7cZBFbqM9 Twins Food & Coffee · Beermannstraße 2, 12435 Berlin, 독일★★★★★ · 음식점www.google.com 계획은 없고일단 가까운 곳에 ..
2023.08.03 -
밤 새려고 카페인 풀충했는데 항공편 지연됐다고요?
2023. 06. 17. 짐 싸고 살 거 있으면 사려고 출발 전 날 휴가 쓴 거였는데, 정작 당일엔 웨이브파크를 갔다ㅋㅋㅋㅋ 앞으로 이 주 동안 서핑 못하는데 냉큼 다녀와야지 🥹 웨팍 다녀와서 오후에 백화점 가서 옷 좀 사려고 했으나 정작 집 돌아와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옷장 뒤져 있는 옷 챙겨 담았다. 입사하고선 한번도 입은 적이 없는 옷들이니까 안 입은지 4년이 넘은 건데 여행 가서 입기에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별로면 가서 쇼핑하지 머 준비물은 미리 정리해서 엄마랑 언니한테 공유했고! 서류/증명서 - [ ] 여권 - [ ] 신용카드 - [ ] 여권용 사진 (혹시 분실 시 재발급을 위해) - [ ] 신분증 - [ ] 신용카드 전자기기 (← 전부 기내용 가방에 넣기) - [ ] 카메라 / 충전기 -..
2023.07.10 -
혼자 떠난 비엔나 여행 - 클림트, 쉴레, 코코슈카의 도시에서 미술관 도장깨기
일기 아카이브/ 중부유럽 혼자여행 2017. 09. 07. Frau Seack의 확언으로 더 이상 괴팅엔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제 그냥 떠나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8시 5분 기차를 타러 기차역으로 향했다. 사실 잠투정을 부리다 챙기는 게 조금 늦어져 그냥 10시에 갈까 했지만, 일단 기차역에 가보고 못 탈 것 같으면 그때 기다리지 뭐, 하고 떠났다. 우리와 다르게 유럽 기차는 출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비행기처럼 좌석 값이 오르는 모양이었다. 분명 어젯밤에 보았을 때는 170유로대였던 가격이 출발 직전에 끊으려고 보니 180유로로 올라있었다! 그래도 KTX보다 편하고 쾌적했다. 해리포터에서 나왔던 것처럼 작은 탁자가 있는 방도 있었다. 아주 조용해서 잠자기에도 딱 좋았다. 사람도 몇 없고 내..
2021.07.18 -
[프라하] Neil과 Ara와 함께 한 프라하 여행
할슈타트에서 하루를 보내고 프라하로 이동하려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흐린 날씨 때문에 빈에서 하루를 더 묵게 되었다. 마침 오페라 공연도 보고 싶었고, 벨베데레 하궁도 마저 보아야 했기에 빈에 더 머무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서역에서 머무르던 숙소가 깨끗하고 마음에 들어서 하루 더 연장하려 했더니 가능은 한데 방은 옮겨야 한다고 했다. 전날 밤에 방 문제로 난리를 쳤던 투숙객 한 명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원래 묵었던 바로 그 방이었다. 그 사람이 소동을 피울 땐 몰랐지, 덕분에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될 줄은. 새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먼저 입실한 두 사람이 보였다. "Hello!", 한 마디 했을 뿐인데 한 사람이 엄청 흥분해서는 "You are korean!!!!" 하고 반겨주었다. 그..
2018.03.12 -
[빈] 커피, 클래식 음악, 그리고 일기 쓰기_온전한 나만의 시간
Café Landtmann Universitätsring 4, 1010 Wien아인슈패너(Einspänner) : 5.70유로자허토르테(Sachertorte) : 5.50유로부르크 극장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 가량 남아서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기를 쓰려 했다. 비엔나 3대 카페라는 곳들은 사람이 너무 많길래 적당한 카페를 찾으며 부르크 극장까지 오다 결국 극장 바로 옆에 있는 카페 란트만(Landtmann)으로 오게 되었다. 여기에 들어갈까 하며 구글맵을 켜 리뷰를 읽어보았는데 비싸기만 하고 가성비는 떨어진다는 말이 많았다. 그래도 빈까지 왔는데 자허토르테와 아인슈패너는 맛봐야지 싶어 야외 테이블을 하나 잡고 앉았다. 7000원짜리 커피와 7000원짜리 토르테를 먹으면서, 리뷰를 무시할 거면 뭐..
2018.01.08 -
변덕스런 날씨, 그래도 반짝반짝한 브레멘의 크리스마스 마켓
일요일 정오에 광장에서 인형극을 한다는 말을 듣고선 매주 일요일 '맑음'이 예보에 뜨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하지만 흐리지 않은 주말은 몇 주를 기다려도 결코 볼 수 없었다. 결국 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 주말인 12월 8일, 수빈이와 하노버에 아이슬란드 준비 쇼핑을 하러 가려다 브레멘도 보고 오기로 했다. (하노버가 주 목적이고 브레멘이 덤이었는데, 주객전도가 될 줄 이땐 몰랐지…) 구글 날씨에선 비가 올 거라 하고, 기본 날씨 앱에선 눈이 내릴 거라 했다. 차라리 눈이 와라 간절히 빌면서 아침 일찍 하노버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하노버 가는 길엔 구름 사이로 신이 은총 내리듯 햇빛이 쏟아졌다. 하노버 가니까 어찌나 하늘이 새파랗던지. 날씨 좋으려나보다 싶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브레멘 딱 내리니까..
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