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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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침낭 하나만 챙겨서 차박 하러 온 사람
일요일에 파도가 줄어드는 건 알고 있었지만,너무 작지만 않으면 아침에 한번 더 타고 갈 생각으로 양양으로 넘어왔다.금요일 밤엔 동호회에서 예약한 숙소에서 편히 자고,토요일 밤엔 차박을 해볼 요량으로 침낭을 챙겨서 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침낭만 달랑 들고 룰루랄라 나타난 차박 입문자에게 만님이 제일 먼저 해준 조언은 일단 차박지까지 갈 때 덥다고 느껴질 때까지 최고 온도로 히터를 빵빵하게 틀고 가라는 것이었다.이때 데워놓은 열기로 밤을 버티는 거라고. 가는 내내 너무 덥고, 세팅 다 하고서도 한 시간 정도는 답답해서 문을 열고 환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추워질 새벽을 생각하며 참았다. ㅋㅋㅋㅋ대신 세팅 다 하고 한 시간 정도는 통기성 좋은 운동복 반팔로 갈아입고 있다가 스을 으슬으슬해지면서 재채..
2024.11.10 -
용왕님께 비나이다, 제 보드에 딩 안 나게 해주세요
🏄🏻 첫 보드와 첫 입수 새 주인 만나고도 두 달이나 물 한 방울 못 닿아본 내 첫 서핑 보드...드디어 이번 Sunday Surf Club 정모 때 차에 이고 와서 꺼냈다.여름을 나면서 왁스가 다 녹아 내려서 회색 떡이 되어 있었다. 처음 베이스 코트 올릴 땐 하나를 거의 다 쓴다길래, 서핑샵에서 빌리는 대신 새로 사왔다.이거 구하느라고 금진의 끝(알로하)에서 반대편 끝(홀릭)까지 다녀왔다.겸사 겸사 주호쌤께 인사도 드리고! 여름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아무래도 대회가 끝나야 서핑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탑은 쿨로 발랐다.(탑 왁스는 트로피칼, 웜, 쿨이 있다는데 기온/수온에 따라 다르게 올린다고 한다.보통 여름과 겨울을 맞이해 싹 간다고.) 스크래퍼로 오래된 왁스를 박박 긁어냈다.피..
2024.09.01 -
3월에도 평창은 겨울왕국 ☃️
겨울은 다 갔고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황량한 3월 중순에 평창에 가서 뭘 하나 했는데 쓸데없는 걱정 폭설이 내려서 재난문자까지 왔다 비수기 + 평일 콤보라 사람은 하나도 없고 한겨울 강원도 절경을 실컷 누렸다 여행 계획은 원래 여행 가서 짜는 것 오빠 낮잠자는 동안 구글링을 열심히 해봤다 화요일 체크인 낮잠 흔들바위(산채정식) vs 가벼슬(곤드레밥) → 흔들바위 갔는데 양념더덕황태구이, 산채나물, 기타 찬들이 나왔는데, 전체적으로 좀 단 편 그래도 만족 수요일 11:40 투숙객 케이블카 무료 12:45 다키닥팜 - 생오리숯불구이 오대산 월정사 + 전나무숲길 1시간 코스 = 약 2시간 예상 유명식당 → 배불러서 패스 평창장 올림픽시장 → 아주 작았음. 먼데 굳이 방문은 비추. 장 입구에 핫도그랑 호떡 파는..
2024.03.31 -
순천만습지 202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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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 찍사가 똥손이어도 추억은 될 거야
"날씨 좋으면 서울숲 안 갈래? 서울숲에 피크닉." "조와~~ 피크닉 할 거면 성수에서 음식 테카웃하면 되려나? "그러면 될 듯? 아 그럼 뭘 챙겨가야하나? 다들 자기 엉덩이 깔고 앉을만한 것만 챙겨오자." 가장 넉넉한 엉덩이 주인은 영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윤주의 제안 그대로 나는 1인용 방석을 하나 들고 갔다. 윤주의 가방 속에선 반의 반으로 접힌 신문지가 나왔다. 영진이는 세 명이 엉덩이 걸쳐 앉을 수 있는 크기의 파란 돗자리를 들고 나타났다. 어쩜 성격대로 가져왔나 몰라 참. 단풍놀이 막차를 탈 수 있는 주말이었다 ✨ 사람 드글드글한 곳 피하자며 온 서울숲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피크닉 나온 사람들 정말 많았지만, 야외라서 그런지 어디에 앉아있어도 한가롭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가을딥 윤주와 봄..
2021.11.06 -
화담숲, 혼자서도 흥 오르는 단풍 놀이 🍁
이틀 휴가를 어떻게 하면 잘 썼다고 소문이 나려나 머리를 굴리던 와중에 발견한 화담숲! 지금 딱 단풍 절경을 볼 수 있는 시즌이라 입장권도 미리 예약해야 했다. 오전 9시부터는 이미 매진이라, 8시 반에 입장하는 걸 하나 끊었다. 세상에 출근도 10시 10분 전에 미적거리며 일어나 하는 요즘인데, 8시 반에 산행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ㅎㅎㅎ 휴가를 알차게 쓰겠다는 일념 하나로 오전 7시에 일어나 보기로 했다. 새벽에 톡토독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도 '아 단풍 구경 망했네' 하고 생각했다. 이른 아침 곤지암으로 향하는 내내 안개가 자욱했다. 앞앞차가 안 보일 정도 👀️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출입구 도로 기준으로 위쪽 주차장은 만차였다. 날이 좀 추우니 재킷 위에 숏 패딩도 걸치고 ..
2021.11.05 -
귀여운 캐스퍼 타고 탄도항 당일치기
어렸을 땐 장거리 트럭 운전사인 아빠를 따라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다. 트럭 운전석 뒤엔 엉덩이 너비 정도 되는 공간이 있다. 키 작은 초딩이 두 다리 뻗고 누워도 충분히 넉넉한 공간이 나왔다. 거기에 이불을 깔고 누워 있으면 엔진의 열기 덕분에 전기장판을 켠 것처럼 등이 뜨끈뜨끈했다. 밤중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에서 균일한 엔진 소리를 듣다가 스르륵 잠에 들었다. 온 가족이 아빠를 따라나설 땐 트럭이 아니라 다마스를 타기도 했다. 뒤편에 있는 시트를 접고 이불을 깔면 언니랑 둘이 누워서 데굴데굴 구를 수도 있었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참 좋아했다. 차에서 듣는 노래를 좋아하고, 히터를 켜고 있다가 창문을 살짝 열면 훅 들어오는 낯선 온도의 바람을 좋아했다. 밤에 텅 빈 도로를 달릴 때 일정하게 지나가..
2021.11.05 -
1일 4도시 좽
11시간 차를 빌려서 용인, 성남, 광주, 수원에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다. 일 년 중 몇 안 되게 부지런히 돌아다닌 날이었다. 매일 혼자 놀고 있으니 사람이 있어야 어디 나들이라도 가진다. 지난달 여수에서 시내 주행도 기똥차게 연습하고 왔는데 마침 록빈이가 서울에 놀러 와서, 편하게 돌아다녀보자고 차를 렌트했다. 🚙💨 매번 눈독만 들이고 빌리진 못했던 셀토스가 마침 딱 있어서 얼른 예약했다. 쏘카로 늘상 빌리던 차는 레이, 여수에서 항상 타던 엄마 차는 소나타였다. SUV 살 거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셀토스 시동을 켰다. "얘는 브레이크가 되게 예민하네 😅"하고 멋쩍게 웃으면서 들썩들썩 주차장 밖으로 나왔는데... 와 골목 양쪽으로 차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대난관..
2021.10.08 -
[영등포] 원두, 커피메이커, 모카포트, 템퍼, 그라인더... 오프라인 커피용품 매장 어라운지(ArounZ)
2017. 08. 23. 오빠가 템퍼가 필요하대서 홍대 간 김에 파는 곳을 찾아보았는데의외로 검색해도 마땅한 장소가 나오지 않았다. 오프라인 커피 용품 매장이라고 검색하니가장 가까운 곳으로 나오는 게 양화대교 건너 영등포구에 있는 '어라운지'라는 곳이었다. 마을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는데,서울에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이런 곳에 매장이 진짜 있는 건가 싶어 걱정도 되었다.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나오고 골목으로 들어가니 엄청 커다란 매장이 보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맞은 편엔 원두를 로스팅하는 기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부 로스팅 기계와 원두 소분기는 현장에서 가동하여 판매할 원두를 가공하고 있었다. 당연히 로스팅 된 원두를 살 수도 있었지만, 집 앞 원두 가게보다 ..
2017.09.06 -
비 내리는 여수, 차분한 여행
2017. 08. 13 - 15. 나고 자란 곳이면서도 가보지 못한 곳이 참 많다. 향일암도 아주 어렸을 적에 딱 한 번 가본 터라 기억이 나지 않고, 장도도 지나가면서 이야기만 들었을 뿐. 동동다리도 무척 예쁘다고 하던데, 가볼 기회가 없었다. 원래 여행지가 그렇지, 오히려 늘 사람이 붐비다는 이유로 혹은 언제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잘 가지 못하는 곳들. 모장옻닭은 내가 여수에 사람을 데리고 오면 꼭 가고 싶었던 곳이다. 한동안은 간판도 달지 않은 채 장사를 했는데,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늘 붐볐다. 내가 운전해서 가본 적이 없고, 지도에서 찾아본 적도 없으니 모장이 어딘지, 여길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는지 하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 단골 손님이다! 옻닭집 앞엔 작은 선..
2017.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