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Tagebuch(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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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곳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Göttingen 시내 나들이 / 지연 집들이
일기 아카이브/ 독일 도착 주간 2017. 09. 06. 학생증이 필요해서 Frau Seack한테 메일을 보냈더니 수요일에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그래서 어제는 기숙사에서 하루 내내 방콕하고 있었다. 지연이랑 지수를 만나 Frau Seack 사무실에 함께 갔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정말 허망했다. 원한다면 혼자 공보험 가입하고 enrollment 하고 돈 내고 학생증 발급받을 수 있는데, 어차피 17일에 다 같이 할 거니까 혼자 하든 기다리든 선택하라는 거였다. 어련히 알아서 다 될 거 뭐 그리 벌써부터 조급해하냐는 뉘앙스. 혼난 게 아닌데 혼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기다리길 선택하고 나왔다. Frau Seack을 만나고 나면 할 게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할 게 하나도 없어서 당황한 우리는 이 허..
2021.07.17 -
안멜둥 / 계좌 개설 / 괴팅엔 시내 구경 / Tegut & Netto에서 장보기
일기 아카이브/ 독일 도착 주간 2017. 09. 04. 드디어 시청과 은행, 기숙사 사무실이 열리는 월요일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정말 산더미였다. 기숙사 사무실에 가서 Zapfe 씨한테 입주 확인서를 받아, 그걸 가지고 시청에 가서 Anmelden을 한 다음, 은행에 가서 계좌도 열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온라인으로 계좌 신청을 하고, 집을 나섰다. 시청에 들어가 번호표를 뽑았는데 내가 83번이었다. 그런데 돌고 있는 번호는 25번. 아니 오전 내내 일 본 사람이 고작 25명 뿐이라는 건가? 그리고 60명 남짓한 사람들의 일처리가 끝나려면 얼마나 걸린다는 거야... 밖에서 코스 요리를 먹고 와도 될 것 같은 대기 시간이었다. '오늘 과연 안멜둥을 할 수는 있는 건가'하며 점심 겸으로 밖에 나..
2021.07.17 -
괴팅엔의 온갖 초록땅을 찾아서, Alter Botanischer Garten - Schillerwiesen
일기 아카이브/ 독일 도착 주간 2017. 09. 03. 날씨가 무척 좋다. 공원을 찾아 인근 '초록색 땅'으로 구글맵을 보고 찾아갔다. 하지만 그건 진짜 풀밭이었을 뿐 공원은 아니었다. 혼자 날씨를 만끽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지수네 집 근처까지 왔다. 우리가 엄청 친했거나, 아니면 지수가 집에 있을 거 같았으면 연락했을 텐데, 지수가 오늘은 한인 교회를 간다고까지 해서 연락하지 못하고 방향을 틀었다. 한 나무 아래 앉아 일기를 몇 줄 쓰는데, 햇볕 아래에서는 그렇게 덥던 게 그늘 밑에 있으니 오들오들 추웠다. 아이참, 그럼 어딜 가지. 일요일은 거의 다 문을 닫는다고 했던 Paul의 말이 생각나, 마땅히 갈 곳도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Paul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는 뭐해? 일요일이라 갈 곳이 없다는..
2021.07.16 -
기숙사에 짐 풀기 / 주말 맥도날드 / 괴팅엔 시내, 캠퍼스 둘러보기 / 알디톡 개통
일기 아카이브/ 독일 도착 주간 2017. 09. 02. 가져온 짐이, 들고 올 때는 너무 무거웠는데 정리하고 나니 정말 별 게 없었다. 책장이며 서랍이며 옷장마저 휑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제 이곳에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마음이 벅차올랐다. 한숨 자고 일어나 짐 정리도 모두 마치고선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같은 층에 사는 엘레나(영문과)가 학식이나 맥도날드가 오늘 문을 열었을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다만 학식은 학생증이 있어야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5유로라고 했다. 5유로 내고 먹느니, 나중에는 질리도록 갈 곳, 차라리 맥도날드가 낫겠다 싶어 거기로 정했다. Paul이 낮에 연락하면 시내 구경을 시켜준다 해서,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금방 연락이 왔다. 두 시..
2021.07.15 -
[독일 교환학생] 몽혼
2018. 04. 28. 얼마 전 낮잠을 자다 꿈을 꾸었다. 괴팅엔으로 돌아가 새로운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고, 옥상 난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나를 위한 파티도 열렸다. 꿈과 현실의 어렴풋한 경계에서 모든 게 헷갈리기 시작할 때, 괴팅엔 쪽이 현실이길 바랐다. 교환학기가 꿈 같을 거라 했는데, 정말 꿈이 되어버렸다.
2018.04.28 -
[독일 교환학생] 어느덧 일상이 된
2017. 12. 07. 비자 카드를 수령하러 가야했던 11월 30일, 그 많은 알람을 모두 다 놓치고 그만 시청에 가지 못했다. 눈을 뜨자 마자 불안감이 엄습했고, 역시나 시간은 테어민 시간을 훌쩍 지나 있었다. 부랴부랴 담당자인 Ms. Noll의 메일 주소를 찾아 사과와 함께 재방문 일정을 문의했다. 다행히도 Ms. Noll은 일주일 뒤인 7일 목요일로 시간을 조정해주었다. 간만에 또 맑은 하늘을 마주했다. 일찍 일어난 덕에 채 내려가지 못한 하이얀 달도 만날 수 있었다. 나갈 채비를 하는 와중에도 파란 하늘을 담아두고 싶어서 얼른 타임랩스를 찍었다.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여유를 두고 시청에 도착했고, Ms. Noll은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내 얼굴과 사인이 박힌 비자 증명 카드까지 받고 나니,..
2017.12.20 -
[독일 교환학생] 다른 문화를 보고 듣고 느낀다는 것
2017. 11. 25. 친구랑 둘이 앉아 공부'만' 하는 게 얼마나 가능성 희박한 일인지 경험적으로 자-알 알면서도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요엘이랑 점심 먹고 LSG에서 각자 공부하기로 했다. 요엘은 내일이 제출 마감인 두 장 짜리 레포트를 쓰는데 초집중했고, 나는 야심차게 독일어 원서 'Taxi'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결국 우린 "아 맞다, 있잖아…"의 마술에 굴복하고 말았다. 나야 그래도 거기까지 갔으니 서너 장이라도 읽었는데, 요엘은……. 발단은 요엘의 머리 속에서 맴도는 멜로디였다. 한국에 있을 때 카페에서 자주 들은 노래인데, 제목을 모른 채로 돌아오는 바람에 이제는 도무지 그걸 찾을 수가 없었단다. "바다가 있는 도시에 대한 노래인데, 노래 덕분에 도시가 유명해졌대. 남자가 불렀고,..
2017.12.05 -
[독일 교환학생] 꿈 같을 찰나
2017. 11. 22. 괴팅엔에서의 삶을 이미 꿈 같을 것이라 여긴다. 칙칙한 날들 사이에 간간히 껴있는 맑은 날의 소중함, 겨울 밤의 카시오페이아와 백조자리,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 늦은 밤 가끔 만나는 반가운 오리온. 높은 건물 없는 한적한 마을, 해넘이를 오려낸 나만의 액자. 커피를 내리고 밀크티를 우려 마시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
2017.11.25 -
[독일 교환학생] 레베에서 Tschibo 원두 첫 분쇄!
2017. 11. 20. 이제 비와도 그려려니~ 한다. Winter depression도 극복! 눈과 비가 섞여 내린다는 알림에 콧방귀를 끼며, 이렇게 비만 주룩주룩 내리는데 뭔 소리야 하고선 앱을 켜서 들어갔다. 곧바로 태세전환하는 녀석. 탈색약 사러 시내 DM에 나갔다가, 안 그래도 다 쓴 립밤이 생각나서 Bio라는 립밤도 하나 같이 샀다. 염색약은 하나같이 다 레드/브라운/보라 계열 밖에 없어서 하고 싶었던 올리브색은 아마존에서 주문해야 할 것 같다. 마음 먹고 오늘 하려던 탈색도 어쩔 수 없이 미뤘다. 집에 남은 굴라쉬 고기가 있어서, 진짜 수프 '굴라쉬'를 만들어볼까 하고 간단하게 장을 봤다. 다 조금씩밖에 안 샀는데도 20유로나 써버렸다. 한화였으면 장바구니에 뭘 담을 때마다 어느정도 나오겠다..
2017.11.21 -
[독일 교환학생] 쿤달리니 요가, 명상을 해야 하는데…
2017. 11. 16. 요가 3일차. 첫 번째 시간엔 쿤달리니 요가란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Ong Namo Gurudev Namo"와 "Sat Nam"을 배웠다. 두 번째 시간엔 호흡과 명상 위주의 수업을 했고, 세 번째 시간엔 'Bewegung'이 많을 것이라고 예고하셨다. 운동을 하러 갔다가 명상을 하게 된 요가 수업이라, 이번 시간을 무척 기대하며 수업에 들어갔다. 독일어 설명을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해서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호흡! 팔을 위로 쭉 뻗고 마주잡아 기운을 머리 위로 보내는 움직임, 척추를 굽혔다 앞으로 내밀기를 반복하는 움직임, 양팔을 어깨에 얹고 좌우로 땅 가까이 팔꿈치를 가져다대는 움직임,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움직임 등을 했다. 선생님께서 미간의 점에 집중..
20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