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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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로그]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누적 200km를 달린 후 "다음 100km는 5개월 안에 달릴 거다"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러닝로그를 마무리했는데, 아주 보기 좋게 망했다. 5월에는 드문드문하게나마 달렸는데 6월부터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밖에 나가 달릴 의지가 0에 수렴해버렸다. 굳이 '수렴'이라는 단어를 고른 것은 의지가 절대 0이 된 것은 아니었다는 걸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항상 '곧 다시 달려야지' 하는 마음은 품고 있었고 물론 지금도 그렇다. 세 번째 러닝로그는 누적 300km를 찍고 가을 무렵에 쓰게 될 줄 알았는데, 2020년이 다 지나간 마당에 목표 달성은 요원하니 5월의 달리기 기록이나마 모아 본다. 2020. 05. 12. (또) 오랜만에 러닝 🏃🏻♀️ 러닝이 뜸해졌을 때 다시 뛰게 되는 건 간만에 만난 친구들 덕분이..
2020.12.29 -
아니, 체육관에 오늘은 왜 못 가냐면
어쩌다보니 매달의 운동 결산처럼 되고 있다. 이번 달엔 유독 체육관 가는 걸 미룰 핑계가 많았다. 체육관 재등록을 해야 하는 날엔 지갑 챙겨나오는 걸 깜박했다. 앗 운동을 갈 수 없는 적절한 이유잖아? (어차피 나중에 계좌 이체로 결제했으면서...) 그럼 다시 집으로 들어갈 일이지, 또 공차에 들려서는 버블티를 사들고 돌아왔다. 다음 날엔 건강검진을 준비한다고, 그 다음 날엔 건강검진에서 수면마취를 하는 바람에 운동을 못 갔다. 웃긴 건 저녁 약속이 잡혀있는 날이 있으면 그전 며칠은 무조건 체육관에 갔다는 거다. 여가 시간이 넉넉하고 컨디션도 좋은 날에는 운동을 갈까 말까 자꾸 재면서,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한데다 내일 저녁도 에너지를 잔뜩 쓰고 와야 하는 때엔 고민 없이 옷을 갈아입고 체육관에..
2020.11.30 -
몸의 기억에 자세를 새기는 방법
아주 신기한 일이다. 10월 내내 주로 수요일과 목요일에 체육관에 다녀왔다. 일요일 밤이면 주말이 가는 게 아쉬워 미적대다가 꼭 늦게 자는 바람에 월요일 컨디션이 좋지 않고, 화요일엔 예상치 못하게 야근을 하거나 편두통이 도져서 가지 못했다. 그럼 수요일에는 오늘만큼은 운동을 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수면이 부족해 피곤하든 말든 운동을 우선하게 된다. 아, 매주 수요일엔 스터디 발제 PR을 올리거나 올라온 PR 리뷰를 해야 하는데, 괜히 그 일에서 도망가고 싶어 운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러 가면 오랜만에 느끼는 활력이 흥을 돋워서 다음 날에도 꼭 운동을 하러 가게 된다. 금요일에는 체육관이 다른 요일보다 문을 일찍 닫기도 하거니와, 주말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들떠서..
2020.10.31 -
퇴근 후, 무에타이로 끝내는 하루
2020. 07. 08. 퇴근 후 회사 앞에 있는 복싱장을 찾아가 보았다. 무림의 고수가 한 이십 년은 운영했을 것 같은 묵직한 분위기, 경건하고 조용한 훈련장의 느낌이었다. 월 13만 원에 글러브 4만 원, 붕대 만 원, 입회비는 또 별도로 4만 원이었다. 글러브랑 붕대는 현금만 받는단다. 체육관 내부는 어둡고 답답한 데다 더웠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지 않았다. 한여름에 밖에서 운동하면 더워 죽을 것 같으니 실내에서 쾌적하게 운동을 하고 싶었던 건데! 그다음으로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복싱장을 찾아갔다. 거기 관장은 날 보자마자 말을 놓았다. 예의가 없다기보단 (아 물론 예의도 없고) 그게 엄청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컨셉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 같았다. (좀 꼴 보기 싫었다) 여기도 가격은 큰 차이..
2020.09.30 -
[러닝로그] 코로나 시대의 달리기 - 매일 3km, 누적 200km
달릴 마음은, 달리고 싶게 생긴 트랙과 지금 나가야만 하는 마감 시간에서 나온다 100km를 채운 후 누적 200km를 달리기까지는 9월부터 4월까지의 시간이 흘렀다. 7월엔 인턴십으로 지쳐서 달릴 생각을 안 했다면, 겨울엔 "추워서 +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 퇴근하고 오니 지쳐서"의 3단 콤보로 달릴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2월 말, 이사를 했는데 정말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집 바로 앞이 공원이고, 그 뒤엔 성복천이 흘러서 강변으로 트랙이 깔려 있다. 한강에서 조깅하는 게 상경의 로망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로망을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라니. 뛰고 싶어지는 환경 + 운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를 보며 받은 자극 + 봄의 도래로 3월 중순쯤부터는 다시 달리기에 재..
2020.04.27 -
[러닝로그] 매일 3km씩, 초보 러너가 누적 100km를 달리기까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단 뛰어본다 2019년 3월 1일, 디사커 친구들과 함께 러닝 크루를 만들었다. 극한의 에쓰노 - 디사커 수업을 연달아 들으며 숱한 시간을 밤샘으로 함께한 친구들이라 다들 건강 상태에 염려가 많았다. 어떻게 건강을 챙길지 열띤 토의를 하다 충동적으로 러닝에 꽂혀서 함께 뛰기로 했다. 5월쯤 마라톤 5K에 출전하는 걸 목표로 삼고, 윤주가 달리기 동아리 회원인 친구에게 훈련 방법을 알아오기로 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대운동장에서 같이 뛰기로 약속했다. 누적 100km, 결론부터 말하자면 3월부터 9월까지 총 32일의 달리기로 누적 100km를 달성했다! 원래의 목표였던 5월 마라톤엔 나가지 않았다. 5K는 지금도 그냥 뛰는데, 대회에 나가 5K를 뛰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202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