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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elf-Review : 신입이 스스로의 쓰임을 증명하는 법
매일 업무일지 발행하기 진행한 업무 내용과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매일 퇴근 전에 이슈에 적어 발행했다. 업무일지는 내 업무의 정성적 현황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업무의 양과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창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뉴비'의 관점에서 기록 모아두기 처음 어떤 업무에 투입되어 고군분투한 시간과 에너지는 결국 내가 사용한 리소스이고, 이 경험을 잘 정리해두면 이후 새로운 사람이 팀이나 프로젝트에 들어올 때 쓰게 될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 일에서 몰랐거나 헤매거나 진척이 더딘 부분을 발견하는 것을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맥락과 과정을 메모해두고, 이를 정리해서 PR, 일지, 위키 등에 남겼다. 팀..
2020.11.22 -
토요일의 볕을 기다려왔지
꽤 늦게 잠들었는데도 아홉 시가 되자 절로 눈이 떠졌다.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책 한 권과 다이어리를 챙겨 나왔다. 오늘은 카누 말고 제일 좋아하는 카페에서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사마셔야지. 자전거를 타지 않고 개천을 건너 걸어갔다. 커피는 작은 것 말고 큰 걸로 달라고 했다. 산책로를 위에서 잠시 내려다보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무화과가 끝물이겠구나 하며 한 상자를 사들고 돌아왔다. 나무 아래 그늘과 볕이 섞인 자리에 앉아 일기를 썼다. 한낮에도 밖에서 볕을 쬐기 좋은 날씨, 사람들과의 적절한 거리, to do list가 없는 유일한 요일. 록빈이와 함께 살며 옮은 습관이다. 기왕이면 예쁘게 놓고 먹기. 내가 차린 음식 먹을 나를 챙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플레이팅을 하면, '잘 먹겠습니..
2020.09.19 -
아보카도 나무 키우기, 반 년째
갖가지 아보카도 요리를 해 먹으면서 씨앗이 엄청 많이 생겼다. 족족 버렸는데, 문득 아보카도 씨앗에 라이언 얼굴을 그려 물에 담가 두었다가 발아시켜 나무로 키워낸 블로거가 생각나 나도 아보카도를 심어보기로 했다. 어떤 게 좋은 씨앗일지 몰라서 일단 다 틔워보자 하고선 먹을 때마다 물에 같이 담가 두었더니 엄청 많이 쌓였다. 칼집이 난 씨앗은 그 상처가 검게 변하길래, 나중엔 칼집이 안 나게 씨앗을 살살 파내서 깨끗이 씻어, 뾰족한 부분이 위로, 둥그런 부분이 물에 잠기도록 담가 두었다. 왼쪽 위부터 올해 3월 6, 8, 13일, 아래는 4월 2, 6, 21일이다. 담가 둔 지 한 달이 넘으니 씨앗이 갈라지기 시작하고, 두 달이 넘으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좀 더 날이 따뜻했다면 더 빨리 발아를 했을까..
2020.09.13 -
도시농부 라이프, 집에서 대파 키우기
혼자 살면서 집에서 가끔 음식을 해 먹는 1인 가구에 마트에서 파는 대파 한 단은 너무 많은 양이다. 부지런히 썰어 요리해 먹지 않으면 절반은 그냥 버리기도 일쑤다. 지난번 자취를 했을 때 대파를 집에서 수경재배 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 잠깐 대파를 키운 적이 있다. 물에 담가두면 계속 잘라 먹어도 끊임없이 자란다. 그래서 한번 마트에서 대파를 사 온 뒤로는 대파를 버리니 얼리니 사니 하는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트에서 흙대파를 사 왔는데 아주 싱싱하고 튼실한 상태였다. 수경재배할 때는 우선 뿌리에 묻은 흙을 꼼꼼하게 씻어줘야 한다. 흙에 있는 박테리아 때문에 그대로 물에 담가두면 뿌리가 쉽게 썩을 수 있다. (이건 모든 식물에 해당한다) 대파를 수경재배하는 건 정말 쉽지만, 문제가..
2020.04.11 -
멋모르는 인턴에서 황망한 신입으로
2019년, 오피셜리 개발자가 되다 1/7 나 빼고 다른 사람들 다 컴공이다. 그래서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역으로 나만 비전공자이니 마음을 조금은 편히 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1/22 짐 더미가 된 기분은 참 싫다. 조급하고 맘 졸이며 남의 뒤꽁무니 쫓아가는 것도 애써 포장하기 지치고. 2/8 이제 버그도 곧잘 고친다. 새로운 기능 개발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진짜 꼭 코드 전체 리뷰해야지. 지금까지는 PR 하는 의미도 없이 머지에 급급해서. 2/21 코카콜라*는 학력에 콤플렉스가 있다. 개발에 있어서는 간판빨이 별로 없다고 믿는 나는 코카콜라가 학력에 그리 아쉬워하지 않아도 생각하지만. 코카콜라도 내가 비전공자라서 주눅 들어 있는 걸 알고 있다. 그는..
2020.01.01 -
2019 연말 회고
6월 말 중간 회고 이번 학기 마지막 밤샘이겠지... 글 쓰는 게 너무 느린 나라서 차라리 필드 뛰고 디자인 작업하는 게 더 수월하다 ㅠㅠ 레포트는 한 페이지에 여섯 시간 걸려 쓰곤 했는데 이번 소논문은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둔 게 있어서 그보단 빠른 듯...ㅎ 팀원 모두 거짓 종강 이후부터 넋을 놓고 소논문의 짐을 안고선 진짜 끝까지 온라인 동고동락하고 있다 ㅠㅠ 오늘 일요일만 지나면 찐종강이다! 찐종강!!! 학기 시작할 때 잠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하자 그랬는데 한 달도 채 안 되어서 잠부터 버렸다. 잠 버리는 게 제일 위험한데 또 제일 쉬우니까... 수면 트래킹하다가 무의미해서 포기. 잠을 이따위로 자고 매일 매일 카페인 들이부어도 역류성 식도염 얼추 나은 게 신기할 정도다. 얼마 전에 친구가 ..
2019.12.31 -
살아내고 있다
한 가지 과업에만 집중하는 성격. 병렬 처리를 못하고 언제나 나를 극한까지 몰아붙여 마지막 1분까지 작업을 한다. 그게 작업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아쉬움만을 남길 수밖에 없는 걸 알면서도, 지금 급한 일이 있으면 내일이나 모레 마감인 일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갑자기 불쑥 생기는 급한 일이 정말 싫다. 호흡을 흩뜨린다. 이런 작업 방식은 번아웃이 쉽게 온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마감에 맞춰 일을 끝내면 녹초가 되고 모든 의지를 상실한다.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을 실감하기 전까지는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소화할 수 없는 분량의 과업을 해야할 일 목록에 욱여넣은 것부터다.
2019.05.22 -
몬나니삼형제(상추, 배추, 바질) 생장일기
생활원예 수업에서 상추와 배추, 바질 모종을 얻어왔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키우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지. 첫째 날, 9월 4일 집에 늦은 시간에 돌아왔더니 낮에 받은 모종들이 다 축 처져있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후다닥 아이들을 화분에 심어주었다. 화분 맨 밑엔 망을 하나 깔아서 흙이 빠져 나가는 걸 막았던 것 같은데 마땅히 깔 것이 보이지 않아 차를 우릴 때 쓰는 티백을 화분 바닥 크기만큼 잘라 넣었다. 물은 잘 통하고 흙은 막아주니까 괜찮지 않을까? 이건 물을 부어봐야 알 것 같다. 바질이 축 처져서 옆으로 자랄 것만 같길래 빨대를 지지대 삼아 꽂고 살짝 고정해주었다. (센스 있게 초록색으로 깔맞춤했다.) 둘째 날, 9월 5일 집을 나서기 전 화분에 물을 흠뻑 주었다. 전에 키우던 바질은..
2018.10.13 -
개강 첫 주
이렇게까지 우울한 개강주는 없었던 것 같다.취업 생각을 하면서 시간표를 짜려니 수업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지금 듣는 것들이 포트폴리오가 될 생각을 하면 재미있어 보인다고 막 골라 들을 수도 없어서 그렇다. 딱히 뭘 먹고 싶은 것도 아닌데기분이 씁쓸해서 단 거 먹으면 좋아지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부라보 초코청크를 사먹었다.근데 먹고 나서도 기분은 그냥 그랬다.쓴 맛은 단 맛으로 중화가 안 되나보다. 민망하게도 짐을 내려놓다가 시들시들한 원예 모종을 보고화분에 심어주다가 금세 기분이 싱글싱글해졌다.이게 정말 오늘 들은 horticulture theraphy인가...!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원예 테라피가 좋다고 그랬는데. 사람을 받아들이는 설렘이나 끊어내는 잔인함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아니면 애..
2018.09.05 -
8월 중순 인턴일기
팀 구글캘린더 공유법 A가 알려주는데보니까 17일에 나 떠나는 날이라고A가 콕 표시해뒀었다. ㅠㅠㅠ허엉 감동.... ㅠㅠㅠㅠ금요일 자택근무하고 수요일 광복절이라사실상 과제원들 얼굴 보는 날이 몇 없어서벌써부터 아쉽고 미련 많이 남고 그랬다. 2018. 08. 18. 무박 2일 해커톤!1시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1시 반이 되어도 오는 사람이 몇 없어 완전 휑했다.관악타임보다 심각한 멋사타임이라고낄낄대면서 여유롭게 해커톤 시작 폴이 응원차 왔다가차에 텐트 하나 있다며 설치해줬다!옆에 캡슐호텔 같은 공간도 있는데다샤워실, 수면실도 별도로 있어서진짜 시설 최고로 좋은어디가도 없을 해커톤이었다! 어제 하늘 예뻤는데 사진을 못 찍어서아쉬워하던 차였는데오늘도 뭉게구름이 낮게 떠다녔다.구름만큼의 높이에 있는 것 같아 기..
201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