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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로그

개강 첫 주


이렇게까지 우울한 개강주는 없었던 것 같다.

취업 생각을 하면서 시간표를 짜려니 수업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지금 듣는 것들이 포트폴리오가 될 생각을 하면 재미있어 보인다고 막 골라 들을 수도 없어서 그렇다.


딱히 뭘 먹고 싶은 것도 아닌데

기분이 씁쓸해서 단 거 먹으면 좋아지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부라보 초코청크를 사먹었다.

근데 먹고 나서도 기분은 그냥 그랬다.

쓴 맛은 단 맛으로 중화가 안 되나보다.


민망하게도 짐을 내려놓다가 시들시들한 원예 모종을 보고

화분에 심어주다가 금세 기분이 싱글싱글해졌다.

이게 정말 오늘 들은 horticulture theraphy인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원예 테라피가 좋다고 그랬는데.


사람을 받아들이는 설렘이나 끊어내는 잔인함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

아니면 애초에 무심해진 것 같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 connecting the dots, 그렇게 선이 되어 있던 전처럼

아무 걱정 없이 듣고 싶은 수업 듣고 싶다.

졸업도 신경 안 쓰고, 학점도 신경 안 쓰고.

듣고 싶은 수업 딱 세 개만 골라 넣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