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연말 회고

2019. 12. 31. 23:55데일리로그/회고

6월 말 중간 회고

이번 학기 마지막 밤샘이겠지... 글 쓰는 게 너무 느린 나라서 차라리 필드 뛰고 디자인 작업하는 게 더 수월하다 ㅠㅠ 레포트는 한 페이지에 여섯 시간 걸려 쓰곤 했는데 이번 소논문은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둔 게 있어서 그보단 빠른 듯...ㅎ 팀원 모두 거짓 종강 이후부터 넋을 놓고 소논문의 짐을 안고선 진짜 끝까지 온라인 동고동락하고 있다 ㅠㅠ 오늘 일요일만 지나면 찐종강이다! 찐종강!!!

학기 시작할 때 잠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하자 그랬는데 한 달도 채 안 되어서 잠부터 버렸다. 잠 버리는 게 제일 위험한데 또 제일 쉬우니까... 수면 트래킹하다가 무의미해서 포기. 잠을 이따위로 자고 매일 매일 카페인 들이부어도 역류성 식도염 얼추 나은 게 신기할 정도다. 얼마 전에 친구가 내 1학기를 두고 잠 빼고 다 챙긴 학기였단다. 운동이랑 식단 챙겨서 그나마 버텼던 거겠지!

과제전 끝나도 사람들 만날 때마다 1인 과제전 열고 있는데 다들 좋은 반응과 소중한 피드백을 줘서 너무 감사하다. 지금 이 텐션과 애정으로 얼른 개발까지 하면 너무 좋겠는데~~~~ 하고 싶은 게 또 참 많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학교도 더 다니고 싶다. 이제부턴 의무 하나도 없이 다 내 마음 내 픽이니 행복할 텐데.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사람을 만날 엄두가 안 난다고 내가 좋아하는 내 사람들한테 연락 한 번 못하고 혼자 부득부득 버티고 서있었는데, 어느 틈에 옆에 와서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밀물 썰물 없이 잔잔한 학기일 줄 알았는데 밀물이 뭐야 쓰나미였네ㅎㅎㅎㅎㅎㅎㅎ

일과 처음들

1 ~ 2월과 개발 직군으로 처음 인턴십을 시작했고, 7 ~ 8월에 동일한 인턴십에 한 번 더 도전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기회를 얻어 9월에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되었다. 10월에 드디어 첫 PR을 날리고, 이제 만 3개월을 채운 신입 개발자다.

참 마음을 많이 졸였다. 지금의 챕터가 끝나면 한 뼘 성장해있을 거라는 것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내가 잘 하고 있었을 거란 것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조바심이 안 나는 건 아니니까. 12월 31일이 우연하게도 입사 100일이었다. 이제 호흡도 얼추 가다듬을 수 있게 되고, 하루 업무의 피곤도도 전보다 줄었다. 내년의 목표는 질투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나에게 너그러울 것. 일터에서 행복한 노동자가 되자.

배움과 프로젝트

  • 삶은달걀 (3월 ~ 6월, 그리고 12월 발표)
  • 스누책봇 (3월 ~ 8월)
  • 여성사(3월 ~ 6월)
    • '21세기 사이보그의 글쓰기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치적 실천 -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정체성’ 신화의 체현'
  • 글자랑
    • 글자랑 2.0 beta open (10월 한글날 시즌)
  • 멋사
    • 장고 스터디 (1 ~ 2월)
    • 7기 면접 및 선발 (3월)
    • 해커톤 준비 및 개최 (8월)
  • 회사 스터디
    • Understanding ES6

1학기엔 21학점을 듣다가 번아웃이 왔다. 2학기엔 동기 부여가 눈곱만큼도 되지 않아서 수업이 정말 안중에도 없었다. 대학 생활을 통틀어 가장 극단적이었던 두 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맞이하게 되었다. 비단 1학기와 2학기의 갭뿐 아니더라도, 1학기에 들었던 수업 간 온도차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건 없었는데. 결국은 다 선택의 문제였다. 내년엔 버티지 않아도 되는 일상을 살아야지.

건강

  • 위내시경과 역류성 식도염 진단 (1월)
    • 절주(節酒)
    • 야식 줄이기
    • 보다 건강한 식습관
    • 탄산 대신 물을 마시기
    • 가공육 대신 좋은 단백질과 야채를 선택하기
    • 상반기 주식은 오버나이트 오트밀
    • 하반기 주식은 샐러드
    • 아침을 잘 챙겨 먹기
  • 러닝에 맛들이기 (3월 ~ )
    • 7월 제외 모든 달에 러닝 ✓
    • 총 거리: 140km
    • 총 횟수: 44회
    • 평균 거리: 3.18km
    • 평균 페이스: 6'38"
  • 플랭크 100Days++ (3월 ~ )
  • 10Km 걷기 (8월 @여수)
  • 아침을 깨우는 요가 (12월)

규율을 정해두고 금기를 깨지 않는 건 너무 큰 의지를 필요로 하지만, '기왕이면 보다 나은 선택'을 하는 건 그보다 쉽다. 콜라 대신 탄산수, 탄산수 대신 물을 마시고 햄이나 소시지 대신 진짜 고기가 들어가는 메뉴를 고르는 거다. 포기가 아니라 내 몸을 위한 더 건강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면 의지를 쓰고 굳히고 할 것도 없다. 내년에도 이 마음가짐 잘 챙겨 가야겠다.

러닝은 3월에 친구들과 함께 시작해서 12월까지 잘 달렸다. 처음엔 20분 동안 절대 걷지 않고 달리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엄청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클리어했다. '안 걷고 달리기'라는 다짐을 어긴 적 없이 일 년 간 44회를 달렸다. 인턴 + 더위로 힘들었던 7월과 추위 + 미세먼지로 극한 환경이었던 12월은 거의 못달리다시피 했는데, 어떻게 해야 달릴 환경 핑계를 안 대면서 쉽게 운동화를 신을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내년엔 월 4회 이상, 총 52회 이상 달리기가 목표다. 마라톤도 벌써 신청해두었다. 이사가는 곳엔 강이 근처에 있으니 달리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 벌써 기대된다.

플랭크는 14주 완성을 목표로 룸메랑 같이 시작했는데, 1학기 과제전 날을 제외하고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사람과 여행

  • 가족들과...
    • 오사카 여행 (1월)
    • 제주 여행 (10월)
  • 괴팅엔 팟
    • 생일 파티 (1월)
    • 경주 여행 (6월)
  • 멋사 강화도 엠티 (8월)
  • 마음이 제일 동그랗던 시기 (9월)
    • 취업 턱 마음껏
    • 졸사자들 만나러 다니기
    • 공대에서 stay all day long
    • 다인다행(多人多幸)
  • 돌콩과 서울 여행 (9월)
  • 연애, 어리고 솔직한 마음으로. (10월 ~)

나라는 사람

3/19

Q.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A. 언제나 나 자신. 돌이켜봤을 때 내가 했던 선택에 후회되는 것이 없었다. 무슨 결정을 내리든 나는 내 기대에 충족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고, 그래서 또 과거의 나를 칭찬하고 자랑스레 여길 거란 걸 알고 있다.

 

5/24

재원이랑 유리가 둘 다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로 나를 꼽았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 재원이가 이야기해줬다. 둘은 예민하고 멘탈이 약한데, 나를 보면 속이 참 단단하고 자신을 굳게 믿어서. 유리는 멘탈이 무너질 때면 '이럴 때 언니는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고 했다. 내 멘탈이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참 부끄럽고 민망한데 또 힘이 된다.

어제는 희원이가, 언니는 그렇게 자주 밤새고 늘 수면 부족인데 그만큼 예민하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

'그 사람은 그런가 보지'
'어쩌긴 뭘 어째, ~인 거지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이렇게 조금은 한 걸음 물러나서 사람이든 사건이든 생각하거나 관찰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해탈해서 열반에 올랐으면.

대안과 다양성을 생각하는 자세

3/15

전에 지원서를 쓰면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지워버렸던 사람들'을 인지하고 생각하며 살아가겠다고, 그렇게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말뿐이었나, 그래서 내가 한 게 무엇이 있나, 그런 생각을 가끔 하면서 부끄럽기도 막막하기도 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그래도 나, 조금씩 변화했구나 깨달았다. 우유 대신 두유를 사보고, 조금 더 많은 선택지를 만들고, 말하기 전에 단어를 고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걸 부가적이라거나, 추가적이라거나, 혹은 '번거롭지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5/13

Q. 대안

A. 점심에 들으러 간 특강에서 제공하는 샌드위치 3종 중 하나가 비건이었다. 라떼를 마시러 간 느티나무에선 오늘부터 두유 옵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좀 더 많은 대안을 생각하는 공간에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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