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볕을 기다려왔지

2020. 9. 19. 20:46데일리로그

꽤 늦게 잠들었는데도 아홉 시가 되자 절로 눈이 떠졌다.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책 한 권과 다이어리를 챙겨 나왔다. 오늘은 카누 말고 제일 좋아하는 카페에서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사마셔야지. 자전거를 타지 않고 개천을 건너 걸어갔다. 커피는 작은 것 말고 큰 걸로 달라고 했다. 산책로를 위에서 잠시 내려다보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무화과가 끝물이겠구나 하며 한 상자를 사들고 돌아왔다.

 

나무 아래 그늘과 볕이 섞인 자리에 앉아 일기를 썼다. 한낮에도 밖에서 볕을 쬐기 좋은 날씨, 사람들과의 적절한 거리, to do list가 없는 유일한 요일.

 

록빈이와 함께 살며 옮은 습관이다. 기왕이면 예쁘게 놓고 먹기. 내가 차린 음식 먹을 나를 챙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플레이팅을 하면, '잘 먹겠습니다' 하는 모먼트에 소소한 행복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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