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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집에(Home Alone, 2020)
코-시국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까지 떨어지면서 크리스마스 연휴의 홈파티 초대를 모두 취소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2020년을 마무리하려고 텀블벅에서 '연말정산' 책도 후원해 받아두었는데 김이 팍 샜다. 작년에 같이 살았던 찐친 룸메와의 약속도 1월 중순 이후로 미루었다. 가족들도 말일에 올라와서 같이 새해를 맞이하기로 했는데, 하필 우리 가족이 딱 다섯 식구인 데다 주소지도 모두 달라서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엄마 아빠만 병원 예약 전날에 올라와서 하루만 묵고 내려가시기로 했다. 사람들이랑 홈파티할 생각에 들떠서 오븐이랑 무쇠팬도 사두었는데 무척 아쉽다. 이번 달 팀 회식비로는 32000원 선에서 원하는 걸 사주신다기에 부라타 치즈를 주문했다. 내 돈주고는 선뜻 사기 쉽지 않은 가격의 것들을 매달 ..
2020.12.27 -
코로나 시대의 줌터디 : 개발자 친구들과의 온라인 독서 모임
당신의 개발 안녕하신가요? 혹시 생각 없이 하루하루 주어진 코딩만을 반복하는, Code Monkey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나요. 저 역시 스스로 코드 몽키가 되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요새 잠을 도통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을 타파하고 더 나은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이 되기 위하여, 개발 관련 독서 소모임, 가칭 'OO아, 책읽자'를 소소하게 시작하려 합니다. 소소함을 강조한 만큼, 생업에 절대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강제성 전혀 없이 가볍게 진행하고자 합니다. (...) 언제든지 참여하고 탈주할 수 있으며, 일에 치이는 달, 혹은 이미 읽었던 책이 선정된 달은 잠시 쉬어가셔도 좋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대화방에만 들어와 계셔도 좋습니다. 유쾌한 친구가 독서 소모임을 만..
2020.12.24 -
데이스 보내고 룩 피어싱
드디어 룩 피어싱! ✨원래 왼쪽 귀에는 데이스에 피어싱이 있었는데, 몇 달 동안 잘 아물어가다가 관리 부실로 그만 염증이 생기고 말았다. 링으로 바꾸고 나서 자꾸 돌리고 만진 것도 문제... 연고를 아무리 발라봐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결국 반년 전에 집에서 혼자 링을 빼버렸다.잘 아물면 다시 데이스를 뚫을지 생각해봐야겠다 했는데, 막상 뚫을 수 있는 상태가 되니 고민이 됐다. 정말 유니크하고 깔끔하고 예쁜데 불편한 점이 좀 있었다. 데이스 피어싱이 있어도 이어폰을 착용할 수는 있지만, 에어팟을 사용하면 귀에 착 붙어 있는 게 아니라서 머리를 조금만 흔들어도 쉽게 빠져버렸다. 러닝할 때 간혹 왼쪽 에어팟이 툭 빠져서 어딘가로 날아가버리면 심장이 덜컹했다. 예쁘게 뚫은 데이스를 정작 당사자인 내가 잘..
2020.12.06 -
재택근무자는 뭘 해먹고 사나
2월 말, 이사와 동시에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매 끼니를 스스로 잘 챙겨야 했다. 처음 한동안은 드디어 내 부엌이 생겼다는 사실에 들떠서 원없이 요리를 했다. 그런데 1인 가구가 다양한 식자재를 구비해놓고 매일 다른 메뉴로 밥을 해먹는다는 게 여간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아니라, 해먹던 것 또 해먹고 또 해먹다가 결국 한동안은 요리에 시들해졌다. 전환근무를 하면서는 더욱 집에서의 끼니를 대충 넘겼는데, 요즘 다시 풀재택을 하면서 그래 내 건강 나 아니면 누가 챙겨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쿠팡 장바구니에 채소를 담고 있다. 연말을 맞이해서 이른바 2020 집밥 회고를 해본다! 🧑🏻🍳 봄/ 일단 채소를 볶아본다 4월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재택근무를 하는데 왜 4월에는 그렇게 살이 빠졌지, 하고 보니까 일단..
2020.12.03 -
아니, 체육관에 오늘은 왜 못 가냐면
어쩌다보니 매달의 운동 결산처럼 되고 있다. 이번 달엔 유독 체육관 가는 걸 미룰 핑계가 많았다. 체육관 재등록을 해야 하는 날엔 지갑 챙겨나오는 걸 깜박했다. 앗 운동을 갈 수 없는 적절한 이유잖아? (어차피 나중에 계좌 이체로 결제했으면서...) 그럼 다시 집으로 들어갈 일이지, 또 공차에 들려서는 버블티를 사들고 돌아왔다. 다음 날엔 건강검진을 준비한다고, 그 다음 날엔 건강검진에서 수면마취를 하는 바람에 운동을 못 갔다. 웃긴 건 저녁 약속이 잡혀있는 날이 있으면 그전 며칠은 무조건 체육관에 갔다는 거다. 여가 시간이 넉넉하고 컨디션도 좋은 날에는 운동을 갈까 말까 자꾸 재면서,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한데다 내일 저녁도 에너지를 잔뜩 쓰고 와야 하는 때엔 고민 없이 옷을 갈아입고 체육관에..
2020.11.30 -
2020 Self-Review : 신입이 스스로의 쓰임을 증명하는 법
매일 업무일지 발행하기 진행한 업무 내용과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매일 퇴근 전에 이슈에 적어 발행했다. 업무일지는 내 업무의 정성적 현황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업무의 양과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팀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창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뉴비'의 관점에서 기록 모아두기 처음 어떤 업무에 투입되어 고군분투한 시간과 에너지는 결국 내가 사용한 리소스이고, 이 경험을 잘 정리해두면 이후 새로운 사람이 팀이나 프로젝트에 들어올 때 쓰게 될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 일에서 몰랐거나 헤매거나 진척이 더딘 부분을 발견하는 것을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맥락과 과정을 메모해두고, 이를 정리해서 PR, 일지, 위키 등에 남겼다. 팀..
2020.11.22 -
몸의 기억에 자세를 새기는 방법
아주 신기한 일이다. 10월 내내 주로 수요일과 목요일에 체육관에 다녀왔다. 일요일 밤이면 주말이 가는 게 아쉬워 미적대다가 꼭 늦게 자는 바람에 월요일 컨디션이 좋지 않고, 화요일엔 예상치 못하게 야근을 하거나 편두통이 도져서 가지 못했다. 그럼 수요일에는 오늘만큼은 운동을 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수면이 부족해 피곤하든 말든 운동을 우선하게 된다. 아, 매주 수요일엔 스터디 발제 PR을 올리거나 올라온 PR 리뷰를 해야 하는데, 괜히 그 일에서 도망가고 싶어 운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운동을 하러 가면 오랜만에 느끼는 활력이 흥을 돋워서 다음 날에도 꼭 운동을 하러 가게 된다. 금요일에는 체육관이 다른 요일보다 문을 일찍 닫기도 하거니와, 주말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들떠서..
2020.10.31 -
퇴근 후, 무에타이로 끝내는 하루
2020. 07. 08. 퇴근 후 회사 앞에 있는 복싱장을 찾아가 보았다. 무림의 고수가 한 이십 년은 운영했을 것 같은 묵직한 분위기, 경건하고 조용한 훈련장의 느낌이었다. 월 13만 원에 글러브 4만 원, 붕대 만 원, 입회비는 또 별도로 4만 원이었다. 글러브랑 붕대는 현금만 받는단다. 체육관 내부는 어둡고 답답한 데다 더웠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지 않았다. 한여름에 밖에서 운동하면 더워 죽을 것 같으니 실내에서 쾌적하게 운동을 하고 싶었던 건데! 그다음으로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복싱장을 찾아갔다. 거기 관장은 날 보자마자 말을 놓았다. 예의가 없다기보단 (아 물론 예의도 없고) 그게 엄청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컨셉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 같았다. (좀 꼴 보기 싫었다) 여기도 가격은 큰 차이..
2020.09.30 -
토요일의 볕을 기다려왔지
꽤 늦게 잠들었는데도 아홉 시가 되자 절로 눈이 떠졌다.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책 한 권과 다이어리를 챙겨 나왔다. 오늘은 카누 말고 제일 좋아하는 카페에서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사마셔야지. 자전거를 타지 않고 개천을 건너 걸어갔다. 커피는 작은 것 말고 큰 걸로 달라고 했다. 산책로를 위에서 잠시 내려다보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무화과가 끝물이겠구나 하며 한 상자를 사들고 돌아왔다. 나무 아래 그늘과 볕이 섞인 자리에 앉아 일기를 썼다. 한낮에도 밖에서 볕을 쬐기 좋은 날씨, 사람들과의 적절한 거리, to do list가 없는 유일한 요일. 록빈이와 함께 살며 옮은 습관이다. 기왕이면 예쁘게 놓고 먹기. 내가 차린 음식 먹을 나를 챙기는 마음으로 열심히 플레이팅을 하면, '잘 먹겠습니..
2020.09.19 -
아보카도 나무 키우기, 반 년째
갖가지 아보카도 요리를 해 먹으면서 씨앗이 엄청 많이 생겼다. 족족 버렸는데, 문득 아보카도 씨앗에 라이언 얼굴을 그려 물에 담가 두었다가 발아시켜 나무로 키워낸 블로거가 생각나 나도 아보카도를 심어보기로 했다. 어떤 게 좋은 씨앗일지 몰라서 일단 다 틔워보자 하고선 먹을 때마다 물에 같이 담가 두었더니 엄청 많이 쌓였다. 칼집이 난 씨앗은 그 상처가 검게 변하길래, 나중엔 칼집이 안 나게 씨앗을 살살 파내서 깨끗이 씻어, 뾰족한 부분이 위로, 둥그런 부분이 물에 잠기도록 담가 두었다. 왼쪽 위부터 올해 3월 6, 8, 13일, 아래는 4월 2, 6, 21일이다. 담가 둔 지 한 달이 넘으니 씨앗이 갈라지기 시작하고, 두 달이 넘으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좀 더 날이 따뜻했다면 더 빨리 발아를 했을까..
202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