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짐 풀기 / 주말 맥도날드 / 괴팅엔 시내, 캠퍼스 둘러보기 / 알디톡 개통

일기 아카이브/ 독일 도착 주간

2017. 09. 02.

가져온 짐이, 들고 올 때는 너무 무거웠는데 정리하고 나니 정말 별 게 없었다. 책장이며 서랍이며 옷장마저 휑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제 이곳에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마음이 벅차올랐다.

 

한숨 자고 일어나 짐 정리도 모두 마치고선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같은 층에 사는 엘레나(영문과)가 학식이나 맥도날드가 오늘 문을 열었을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다만 학식은 학생증이 있어야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5유로라고 했다. 5유로 내고 먹느니, 나중에는 질리도록 갈 곳, 차라리 맥도날드가 낫겠다 싶어 거기로 정했다. Paul이 낮에 연락하면 시내 구경을 시켜준다 해서,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금방 연락이 왔다. 두 시에 맥도날드에서 보기로 했다.

 

McDonald's

여기는 맥도날드도 뭐 그리 비싼지, 진짜 뭐 든 거 없는 메뉴는 2-3유로 하지만, 먹을만한 건 기본 7유로가 넘어갔다. 고작 햄버거 하나 먹는데 만 원이 넘어간다니 억울해서 먹겠나. 한편으로는 한국의 인건비가 미친 듯이 싼 거니까, 한국에서 외식비가 별로 안 나온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지 싶다. 배달 음식도 정말 편한 문화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나 그렇지, 파는 사람이나 배달원들 생각하면 사슬에서 누군가는 희생하고 있는 문화니까 말이다.

 

Auditorium of Georg August University

Paul이 쇼핑하는 것도 도와주고, 시내도 크게 돌며 주요한 건물이나 학생 할인이 되는 문화생활의 팁도 알려줬다. 아주 좋았던 건 보태니컬 가든 옆의 작은 산책로였다. 그리 길지 않은 길인데 나무들이 쭉 심어져있어서 자연 자연한 느낌을 즐길 수 있었다.

 

Ernst-Honig-Wall 37073 Göttingen Germany

 

SUB(도서관) 운영 시간 안내

(↑ 유리에 비친 왼쪽 사람이 Paul이다)

 

뷰가 좋다며 데리고 가준 Blauer Turm에서

 

아, 또 Paul이 알려준 것 중 괴팅엔 시가지의 귀여운 장난 같은 게 있었다. 태양계 행성 간의 거리 비율에 맞추어 괴팅엔의 중심부부터 태양-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표시를 해둔 거였다. (아마 명왕성 퇴출 전에 세우지 않았을까?) (그리고 인간이 뭔데 태양계에 명왕성을 껴줬다가 퇴출시켰다 하나, 가만히 있는 애를...)

 

ALDI TALK starter kit

알디톡 스타터킷도 구매했다. 집에서 담당자와 영상통화를 통해 신분 증명 과정을 거쳤는데, 뒤에서 그걸 지켜보던 Paul이 이런 신박한 방법 처음 본다며 엄청 웃어댔다. 어쨌거나 이제 독일 핸드폰 번호를 갖게 되었고, 어디에서나 지도와 사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독일 폰 번호는 뭐가 이렇게 긴 건지... 도무지 외워지지가 않는다. +49 157 ×××× ××××. 이게 내 번호다.

 

낮에 먹은 햄버거가 너무 양이 적었는지 금방 다시 배가 고파졌다. 게다가 내 이민가방도 모자라 장바구니까지 들어다 준 Paul을 그냥 보내기도 미안했다. 그렇다고 사 온 것들(뮤즐리, 우유, 물...)을 내놓기도 애매해서 별 수 없이 진라면 6개 중 2개를 집어 들었다. 6개월 동안 한 달에 하나씩 먹으려 산 라면을, 독일 도착한 당일에 두 개나 먹어버렸다. 제값 하리라 믿는다.

 

Paul'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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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선집들이 🏠 -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학교와 시내와 마트가 있는 Kreuzbergring 44

[독일 교환학생] Kreuzbergring 44, 37075 Göttingen / 괴팅엔 대학교 기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