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환학생] 쿤달리니 요가, 명상을 해야 하는데…

2017. 11. 17. 07:59독일생활/Tagebuch


2017. 11. 16.


요가 3일차. 첫 번째 시간엔 쿤달리니 요가란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Ong Namo Gurudev Namo"와 "Sat Nam"을 배웠다. 두 번째 시간엔 호흡과 명상 위주의 수업을 했고, 세 번째 시간엔 'Bewegung'이 많을 것이라고 예고하셨다. 운동을 하러 갔다가 명상을 하게 된 요가 수업이라, 이번 시간을 무척 기대하며 수업에 들어갔다.


독일어 설명을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해서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호흡! 팔을 위로 쭉 뻗고 마주잡아 기운을 머리 위로 보내는 움직임, 척추를 굽혔다 앞으로 내밀기를 반복하는 움직임, 양팔을 어깨에 얹고 좌우로 땅 가까이 팔꿈치를 가져다대는 움직임,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움직임 등을 했다. 선생님께서 미간의 점에 집중하며 움직이라 하셨는데, 잡념 없이 그 하나의 점에 집중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다른 생각이 스며들다가 어느 순간 내가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퍼뜩 알아차리곤 급히 쫓아낸다. 머릿 속을 비우려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빈 공간에 다시 새로운 생각이 들어온다.


문제는 누워서 하는 명상이었다. 한참 움직이다 불을 끄고 누우니 나도 모르게 공상을 하게 되더니 스르륵 잠이 들었다. 저번과 저저번엔 잠을 잔 듯 안 잔 듯한 가수면 상태로 머무르다 명상을 마쳤는데, 이번엔 정말 제대로 잤다. 중간에 나도 모르게 입에 힘이 풀리며 혀를 씹는 바람에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어둡고 고요한데다 이번엔 BGM도 없어서 이내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났을 때 사람들이 명상을 마무리하고 다리를 모아 몸을 굴리기에 나도 같은 움직임을 시작했다.


나중에 현아가 말해주길, 명상 끝에 손과 발을 둥글게 굴리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내가 미동도 없어서 언니가 깊게 잠들었나- 깨워야 하나 고민했단다. 사람들이 고양이 자세를 시작했는데도 내가 죽은 듯이 누워만 있어서, 아 진짜 깨워야겠다 했는데 딱 내가 일어난 거라고. ㅋㅋㅋㅋㅋㅋ 현아야, 담엔 꼭 깨워줘! 요가실이 어두워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