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께 비나이다, 제 보드에 딩 안 나게 해주세요

2024. 9. 1. 23:59국내여행/2024 강원

🏄🏻 첫 보드와 첫 입수

 

 

새 주인 만나고도 두 달이나 물 한 방울 못 닿아본 내 첫 서핑 보드...

드디어 이번 Sunday Surf Club 정모 때 차에 이고 와서 꺼냈다.

여름을 나면서 왁스가 다 녹아 내려서 회색 떡이 되어 있었다.

 

 

 

처음 베이스 코트 올릴 땐 하나를 거의 다 쓴다길래, 서핑샵에서 빌리는 대신 새로 사왔다.

이거 구하느라고 금진의 끝(알로하)에서 반대편 끝(홀릭)까지 다녀왔다.

겸사 겸사 주호쌤께 인사도 드리고!

 

여름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아무래도 대회가 끝나야 서핑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탑은 쿨로 발랐다.

(탑 왁스는 트로피칼, 웜, 쿨이 있다는데 기온/수온에 따라 다르게 올린다고 한다.

보통 여름과 겨울을 맞이해 싹 간다고.)

 

 

 

스크래퍼로 오래된 왁스를 박박 긁어냈다.

피클(?)이라는 도구가 있으면 자잘구레한 것까지 깔끔하게 긁어낼 수 있다는데, 피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적당히 깔끔해졌을 때 왁스 벗기는 작업은 마무리했다.

볶음밥 바닥 누룽지 긁어먹는 짬으로다가 슉슉 긁어냈더니 사람들이 극찬을 했다.

서핑샵 앞에서 돈 받고 왁스 긁어줘도 되겠다고 ㅋㅋㅋㅋㅋㅋ

 

>> 보드 때밀이 단돈 5000원~~~ <<

 

고인물들의 호의와 뉴비들의 호기심 덕에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왁스를 쉽게 내리고 금방 올렸다.

 

 

 

꽤나 팔 아픈 작업

 

 

일단 마름모 격자 모양으로 베이스를 슥슥 그어줬다.

요건 사람마다 원하는 무늬를 그린다는데, 격자만 그리고 끝내는 사람도 있고 자잘한 원을 그려서 전체적으로 다 베이스를 올리는 사람도 있단다.

 

 

베이스를 다 올리고 나면 탑은 손에 힘을 완전히 빼고 아주 약하게 스윽 스윽 문대면서 아주 얇고 넓게 올려야 한단다.

왁스 새 거 한 통을 다 쓸 정도로, 최소 반 이상은 쓸 정도로 올리라고 해서 정말... 정말 오래 걸렸다.

 

 

거의 다(는 아직도 절반) 올려감

 

 

하염없이 올리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분이 언제까지 올릴 거냐고ㅋㅋㅋㅋ 손으로 챱 밀듯이 쳐서 안 밀리면 된 거라고 했다.

일몰 후 30분까지 밖에 못 타는데 왁스 다 올리니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후다닥 들어갔다.

 

입수할 땐 보드가 좌우로 출렁거려서 와 이거 중심이나 잡겠나 했는데

십여 분 패들링 하다보니 어디가 스윗스팟인지도 알겠고 무게중심도 잘 잡혔다!!

그리고 파도도 어렵지 않게 캐치해서 사이드도 아주 기깔나게 쨌다 😆

 

걱정했던 것보다 첫 보드에 금방 익숙해진 것 같다!

 

 

 

🍔 금진의 맛도리

 

 

왁스 올리기 전에 밥부터 먹었는데 

나의 금진 방앗간 빨차카페에서 설탕 뿌린 토스트 맛있게 먹어주고

 

 

 

저녁은 알로하에서 항아리훈제삼겹살구이를 먹었다.

진짜 야들야들 쫄깃쫄깃 수분 촉촉 

삼겹살을 이렇게 맛있게도 먹을 수 있다니 T_T

담에 바베큐 또 하자고 해야지

 

 

 

밤엔 해변에 돗자리 펴고 둘러 앉아 일렉트릭 캠프 파이어 ㅎㅎㅎ

이제 진짜 가을인건지, 바람이 차서 쌀쌀했다!

 

 

 

다음날 일출 서핑 후엔 옥계 웨이팅 맛집 동남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 때려주고 모임을 파했다!

 

 

 

⛱️ 발리 바이브 알로하 

 

 

알로하 카페를 리모델링해서 아주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직접 와보니 정말 아주 멋지게 변해 있었다!!

 

 

 

빵도 다양하게 팔고! 

정말 쾌적해서 선라이즈 서핑 하고 여기에서 워케이션으로 일해도 좋을 것 같았다.

노트북 펴고 앉아 있는 사람도 몇 명 있었다.

 

 

 

바깥쪽 건물에 앉아 있으면 해변으로 들어오는 파도를 그대로 지켜볼 수 있었다.

형갑님은 일출 파도 타고 나서 일몰 전까지 여기에 앉아 책을 읽었다.

꿀이다...

 

 

 

⌛️ 주말은 짧아

 

 

출근해야 할 때는 10시에도 겨우 겨우 눈을 뜨는 내가 

일출서핑 하겠다고 여섯 시가 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젖은 수영복을 입고 덜덜 떨면서도 입수를 한다!!!!

 

어젠 밍기적대다가 한 시가 넘어서 잤는데 

다섯 시간도 채 못 자고 일어나려니 패들 체력이 금방 바닥났다 T_T

얼마 못 가 피크까지 갈 힘도 없고 파도가 와도 도무지 어깨가 돌아가지 않아서 

아 여기서 더 타는 건 무리다 싶어 퇴수했다.

 

 

 

11시에 출발.

분명 한 시 반에 집 도착한다고 했는데 

점점 늘어나더니 급기야 4시에 도착,, 하핳ㅎㅎ

 

동행 분들이 잠들지 않고 계속 말 걸어줘서 겨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앞으로는 계속 내 보드 캐리해서 다녀야 하니 이 여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담엔 기필코 잠을 잘 자고, 웬만하면 차가 없는 밤-새벽에 움직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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