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침낭 하나만 챙겨서 차박 하러 온 사람

2024. 11. 10. 18:31국내여행/2024 강원

 

일요일에 파도가 줄어드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무 작지만 않으면 아침에 한번 더 타고 갈 생각으로 양양으로 넘어왔다.

금요일 밤엔 동호회에서 예약한 숙소에서 편히 자고,

토요일 밤엔 차박을 해볼 요량으로 침낭을 챙겨서 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침낭만 달랑 들고 룰루랄라 나타난 차박 입문자에게 

만님이 제일 먼저 해준 조언은 

일단 차박지까지 갈 때 덥다고 느껴질 때까지 최고 온도로 히터를 빵빵하게 틀고 가라는 것이었다.

이때 데워놓은 열기로 밤을 버티는 거라고.

 

가는 내내 너무 덥고, 세팅 다 하고서도 한 시간 정도는 답답해서 문을 열고 환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추워질 새벽을 생각하며 참았다. ㅋㅋㅋㅋ

대신 세팅 다 하고 한 시간 정도는 통기성 좋은 운동복 반팔로 갈아입고 있다가 

스을 으슬으슬해지면서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 다시 맨투맨을 겹쳐 입었다.

 

침낭 반은 깔고 반은 덮는 거니까 따로 깔 것은 필요 없지 않은가 했는데 

바닥에서 냉기가 올라와서 추울거라며 만님이 접이식 발포매트도 빌려주셔서 깔고 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당연히) 색깔 있는 면이 위로 올라오게 까는 건 줄 알았는데 

회색면이 사실 은박 처리가 되어 있는 거라, 그쪽을 위로 오게 깔아서 반사열의 온기를 누리는 거라고 한다. 😂

 

 

📍 차박지를 정할 땐 

1. 화장실이 가까운 곳에 있을 것

2. 대로변과 떨어져 있을 것

 

 

하루 자보고 느낀 점...

 

1. 바닥 넓게 깔고 큰 이불 덮고 자고 싶다... 

갑갑해서 침낭 지퍼를 잠그지 않고 반으로 접기만 해서 그 안에서 잤는데, 

접힌 쪽 면에 있는 발이나 팔의 움직임 범위가 제한되는 게 너무나 불편하고 답답했다.

그래서 뚫린 쪽 다리랑 팔은 거의 내어놓고 잤다. 핳ㅎㅎ

다음엔 그냥 바닥에 푹신하게 뭐 깔고 극세사 이불 가져가서 덮고 잘까보다.

 

 

2. 베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필요했다.

원래 베개 대용으로 쓰려던 무릎담요(전용백에 넣고 지퍼를 잠그면 쿠션 같아지는 것)를 창문 가리는 데 쓰느라 마땅히 베고 잘 것이 없었다. 

책에 옷을 칭칭 감아서 베어봤는데 목침 같고 너무 낮아서 불편했다.

좀 더 두꺼운 피크닉매트 말아놓은 것에 다시 옷을 감아서 베고 자다가, 

새벽에 드라이로브 입고 자면서 드라이로브의 후드 부분도 접어서 배게에 푹신함을 더해서 잤다ㅎㅎㅎ

 

=> 이 얘기를 했더니 만님이 데카트론의 공기주입식 베개를 추천해주셨다

 

 

공기주입식 백패킹 베개 MT500

쉽게 휴대하실 수 있는 베개로 며칠간 이어지는 트레킹에서 가장 편안한 수면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www.decathlon.co.kr

 

공기 빼면 엄청 작아지고, 커버를 따로 벗겨서 세탁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백패킹도 가게 되면 사기로 하고 일단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편한 배게 그냥 챙겨서 가보려고 한다~~

 

3. 조명도 있으면 좋고

생각보다 준비 다 하고도 차 안에서 뽀시락거리며 할 게 많아서 쉽게 켜고 끌 수 있는 조명이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만님은 렉슨 미나 미니조명 쓰시던데 요런 거 괜찮을 듯

 

Lexon Mina - Mini LED lamp

Mina is an adorable little LED lamp. With its original design and warm light, it will create a cozy atmosphere in your home

lexon-design.com

 

 

 

 

4. 창문 가리개도... 

이번 차박지는 주변에 불빛이 많지 않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크게 불편하진 않았는데,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래도 창 밖 시선이 신경쓰일 것 같긴 하다.

 

만님은 암막뽁뽁이를 창문 크기에 맞게 잘라서 붙이셨던데 가성비도 좋고 단열도 되고 쌀쌀할 때 괜찮을 것 같았다.

 

유리창 에어캡 창문 단열필름2.2M 방습시트 암막뽁뽁이 열반사단열재 방한 베란다썬팅 보온 : 박

[박리다몰]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겠습니다.

smartstore.naver.com

 

요번에 나는 그냥 내 눈만 가리면 돼서 안대 쓰고 꿀잠잤닼ㅋㅋㅋㅋㅋ

 

 

5. 안 추울 것 같았지만? 새벽 4시엔 추웠다 ~~ 핫팩도 꿀템

잠들기 직전엔 춥기는 커녕 오히려 더웠어서 

만님이 챙겨준 핫팩 쓸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았지만 

새벽 4시쯤 화장실 가고 싶어서 깼다가, 다시 잠들려니 냉기가 느껴져서 좀 추웠다.

그냥 대충 덮고 잤던 (그러다 허리춤 아래로만 덮고 있었던) 드라이 로브를 아예 제대로 입고 지퍼도 잠가서, 세미 침낭 느낌으로 입고 

핫팩 두 개 터서 목 뒤랑 허리 뒤에 하나씩 넣고 잤다.

어깨가 드러나서 찬 공기 닿아 추운 느낌이 있었어도, 열원이 가까이에 있으니 훈훈하고 좋았다!

 

다음에 갈 땐 일회용 핫팩 대신 파쉬(Fashy) 가져가서 껴안고 자면 딱일 것 같다.

 

 

파쉬(FASHY) - 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샵 29CM

FASHY

shop.29cm.co.kr

 

 


 

다음 번에 서핑하러 갈 땐 하루 전 밤에 차 안 막힐 때 슝 가서 

간단히 차박하고 아침에 일출 서핑 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처음 해 본 차박이라 이번엔 푹 자지는 못했는데, 

좀 더 템을 보강해서 다음엔 진짜 꿀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