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상반기 사진일기

2016. 12. 16. 03:19데일리로그

12/9

 

 

아마 근 몇 년 간은 뵙지 못할 우 조교님과 작별 커피 회동! 좋은 책과 커피와 깨초콜릿을 선물해주셨다. 나처럼 마르크스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마르크스주의라하면 소련, 북한이 함께 떠올라 막연한 거부감을 가질텐데, 맑시즘을 처음 접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책이라 표지 디자인에 무척 신경쓴 것 같아 책 첫인상이 좋았다. 동화책이나 웹툰 같은 그림에 분홍과 파스텔톤 하늘색이라니, 무거운 '마르크스'라는 이름의 무게를 반의 반의 반의 반으로 덜어놓은 느낌이다. 반쯤 읽었는데 술술 읽혀서 좋다. ㅎㅎ

 

 

12/10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수업의 첫 시간. 수업의 시작은 무작정 아무거나, 자유롭게 엄청 큰 종이에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넓은 종이에다 무엇을 해본 기억은 보고서 작성이 전부였던 것 같다. 한 번도 이렇게 넓은 곳에 그림을 그린 적이 없어 당황스럽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했는데, 방금 먹은 라멘을 그려보자 하며 종이를 가득 채우는 그릇을 그리고 생각나는 내용물을 채워넣었다.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 대략적으로 파악이 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다른 수강생들의 그림을 다 같이 놓고 한꺼번에 보니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기도 했다. 이 넓은 종이에 손바닥만한 그림 몇 개를 그려둔 채 많은 여백을 남겨놓으신 분도 있었고, 강렬한 색이 휘몰아치는 그림과 함께 종이를 찢어놓은 분도 계셨다. 어떤 성격의 사람이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를 많이 접하면, 나중엔 그림을 보고 사람을 파악하는 게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12/11

 

 

장안의 화제였지만 정작 구할 수는 없었던 일본 밀크티 '오후의 홍차'. 학교에 갔는데 매점에서 팔고 있길래 얼른 사왔다. 가격은 2200원이었나? (아까 보니 올리브영에서도 페트병으로 팔고 있었다. 3천원 대였다.) 되게 맛있다고 그래서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치가 너무 높아 맛이 기대치에 닿지 못했다. 내 입엔 너무 달았다. 여전히 시중 밀크티 중에선 덴마크 로얄밀크티가 내 입에 제일 맞고, 그보다 맛있는 게 '3시 15분'인 것 같다. 올리브영 세일할 때 '3시 15분' 쟁여두러 가야겠다.

 

에릭이 삼시세끼에서 카레에 코코넛밀크랑 초콜릿 넣는 것을 보고, 에릭이 참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화를 찾아 나도 카레를 만들었다. 나는 초콜릿 두 조각하고 바나나 반 토막을 넣었는데, 와 진짜 인생카레였다. 세상 어디에서 먹은 것보다도 더 맛있었다. 대신 바나나는 조금 더 줄여도 괜찮을 것 같다.

 

 

-  커리의 숨김맛 일람 -

출처_만화 '화려한 식탁'

 

토마토 : 신맛

생강 : 매운맛, 향기

마늘 : 매운맛, 단맛, 향기

요구르트 : 신맛

가루치즈 : 감칠맛, 단맛

버터 : 감칠맛, 단맛, 향기

우유 : 감칠맛, 단맛

생크림 : 감칠맛, 단맛

설탕 : 감칠맛

우스터소스 : 신맛

간장 : 감칠맛

토마토케찹 : 신맛, 단맛

캐슈너트 : 순한맛, 감칠맛, 부드러운 맛

망고 : 신맛

바나나 : 감칠맛

사과 : 단맛, 신맛

코코넛 밀크 : 감칠맛, 부드러운 맛, 향기

초콜릿 : 감칠맛

적포도주 : 감칠맛, 부드러운 맛, 향기

커피 : 감칠맛

 

* 건더기를 끓일 때, 또는 마무리를 할 때 조금만 넣어주라고 함!

 

참고 기사 링크

 


앞머리가 하도 힘이 좋아 고데기가 들어먹질 않아서 파마를 했다. 집 앞 세 군데 전화를 해보고, 토니앤가이가 제일 싸길래 여기로 왔다. (9,900원!) 완전 공주대접 받고 왔다. 들어가니 코트 받아주고 짐 보관해주고, 음료 고르면 머그컵에 담아 트레이에 받쳐서 델로스 두 개와 함께 가져다 준다. 심지어 레이스 티코스터도 깔아줌!! 잡지도 필요하냐고 물어보고, 계산할 때는 옆에서 시중 들듯이 코트 입혀주고 가방 메는 것도 거들어줬다. ('메다'의 사동은 없나? '메주다'는 잘못된 말 같은데 찾아봐도 딱히 말이 없는 것 같다.)

 

아침에 과외에서 커피 마셨는데, 여기서도 멍청하게 아메리카노 달라 하는 바람에 밤을 꼬박 샜다. 잠을 한숨도 못자고 아침 9시에야 겨우 잠들었다.

 

 

12/12

 

눈을 떠보니 4시 반, 진짜 눈 뜨고 30초 동안 시간 개념이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어둑어둑하길래 새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생각해보니 오후였고 5시엔 집에서 나와야 과외에 갈 수 있었다. 하루가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 어이가 없네.

 

 

블라인드를 들고 창문을 열다가 잘못 건드린 것 같은데, 창문에 맺힌 물이 블라인드에 묻었는지 물자국이 나있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마치 새가 날아든 걸 그려놓은 것 같아서 처음에 발견하고 원래 그림인지 물인지 긴가민가했다.

 

 

12/13

 

근희네 집에 놀러가서 맛있는 리조또를 대접받았다. 성신여대 근처라 예쁜 카페가 많다고 해서 마음에 드는 한 곳을 골라보라 하기에 밀크티 맛집을 찾아서 갔다. '소일'이라는 편한 느낌의 북카페였다.

 

 

삼청동 가서 먹은 밀크티가 아쉬웠다며 "성신여대 북카페에서 마신 밀크티"가 그렇게 진하고 맛있더라고 하는 후기를 봤다. '성신여대 북카페 밀크티'라고 검색하니 결과가 주르륵 뜨는데 모두 이 카페만 언급하고 있었다. 진짜 밀크티가 유명한 곳인가보다. 아무튼 밀크티는 당도도 딱 마음에 들고 따뜻하고 거품도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가격은 5000원!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다이어리가.... 스타벅스! 크크크크크크크 사장님 취존👍

 

 

12/15

 

 

내가 사랑하는 흑석 맛집, '중앙돼지마을'!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19번 3명이서 모인 거였는데, 오랜만에 여기가 가고 싶어서 후배들한테 중앙돼지마을 가자고 단호하게 말했다. 삼겹살 철판 볶음은 언제 먹어도 진짜 너무 맛있다. 심지어 오늘은 늦잠자서 저녁이 첫 끼였는데, 배부르는 줄도 모르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밥도 고봉으로 주셔서 각자 절반은 먹고 절반은 볶아먹었는데 사실상 두 그릇씩 먹은 거나 다름 없었다. 최고다 진짜. 후식으로는 공차에서 밀크폼 우롱티 + 코코넛 마셨다. 오늘 완전 선택장인이었다. 헿ㅎㅎㅎ (뭐뭐장인 이거 혜성이한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