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USAPL Korea DR.STRENGTH Classic :: 파워리프팅 대회가 끝나자마자 쓰는 생생한 후기 / -52kg 체급 2위 달성 🥈

2024. 6. 16. 03:16심신단련/파워리프팅 대회

2024. 06. 15.

 

기억이 생생하게 팔딱거릴 때 후기를 남겨야 디테일을 잊지 않기 때문에 

앞뒤 다 자르고 경기 진행과 당시의 심리만 호다닥 올려봄

 

 

최종 기록

 

S 100 107.5 107.5
B 47.5 50 52.5
D 115 120 125

Total 270kg

 

 

계체

체중은 여유롭게 감량했지만, 0.1kg, 0.01kg 차이도 나중에 판을 뒤집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브라 벗고 반라로 잼 (팬티까지 벗기엔 좀 부끄러워서... 포기하지 못한 마지막 천 쪼가리)

브라 무게 76g, 팬티 무게 19g

이미 다 재고 왔음 ㅋㅋㅋㅋ

 

51.72kg로 계체 통과 ✔︎

 

계체할 때 SBD 1차 시도 무게, 스쿼트 랙 높이, 벤치 랙 높이 적어내야 했는데 

지난 대회에서 썼던 랙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고 

그때 적어 낸 정보 갖고 있어서 

벤치만 2칸 낮춰서 냄 (지난 번은 클로즈 그립 → 이번엔 와이드 그립으로 바뀌어서)

(스쿼트 5, 벤치 5)

 

랙 높이 다시 안 재고 일단 탄수/수분/전해질 보충하러 후다닥 뛰어 나감

시간이 금임

(먹고 와서 확인해 봄)

 

 

전략

기조: 지난 대회보다는 2.5kg라도 더 들자 + 3차는 도전적으로!

 

이상적 시나리오

S 100 107.5 110(or 112.5?)

B 47.5 50 52.5

D1 112.5 117.5 122.5 (보수적)

D2 115 120 125 (공격적)

 

1차 실패 시

S 100 102.5 107.5

B 47.5 47.5 50

D 112.5 115 120

 

1차도 실패하고 2차도 실패 시

S 100 102.5 105

B 47.5 47.5 50

D 112.5 115 117.5

 

1차는 성공하고 2차 실패 시

S 100 107.5 107.5

B 47.5 50 50

D 112.5 117.5 120

 

 

스쿼트 

웜업

무게중심 좋았고 하단에서 받아쳐 올라오는 것도 가볍게 잘 쌓았음

1차 들어갈 때 웃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감

 

 

1차 시기

 

 

바벨 잡는데 '어? 세이프티바가 없네' 생각이 스침

 

보기엔 가볍고 빠르게 들긴 했으나 

체감은 보기보단 조금 더 무게감이 있었음

부담감 때문에 좀 RPE가 높았다고 생각하고 

전략대로 2차는 107.5kg를 넣었음

 

 

2차 시기

 

 

무대 입장함과 동시에 얼이 스르륵 빠짐

평소에도, 웜업 때에도 신호 듣고 연습하는 걸 안 했는데

그래서 혹여나 내가 다 잘 들어놓고 마지막에 "랙!" 신호 안 듣고 랙 해버릴까봐 갱장히 신경쓰임 

 

그리고 107.5…? 이번 훈련 블록 때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던 무게라 불안함이 엄습함

(마지막이자 유일한 성공이 gym pr로 올해 1월)

될까? 되겠지? 돼야지,, 이런 맴…

 

기세가 한풀 꺾이는 바람에 하강이 평소보다 좀 더 느렸고 

그것 때문에 탄성을 평소만큼 활용을 못 함

깔림

 

 

(+ 영상 자세히 보니 그라인딩하다 이미 하강이 살짝 나왔는데 

내가 계속 버티고 있으니 가운데 스파터 분이 아직 캐치하지 말라고 양쪽에 사인 주심 

혹시나 끝까지 일어났을 때 하강 모션에 대한 판단은 심판이 할테니 

얼리 캐치로 선수의 기회를 뺏지 않으려는 순간적인 판단 🥹

그러다 확실히 하강하기 시작하자 "캐치! 캐치!"하고 외쳐서 안전하게 랙에 바벨 거는 거 도와주셨다.

진짜... 스파터 분들 집중력 대박.. 그저 감사할 뿐... 🙏)

 

 

2차가 조금 어려웠던 것도 아니고 아주 부담스럽게 어려웠어서

3차는 선택의 여지 없음 

107.5 무조건 가야 함

 

 

3차 시기

 

 

2차 영상이랑 지난 대회 3차 영상 돌려보면서 '하강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무 생각이 없어야 한다!!! 그저 기세 있게 끝까지 빠르게 미는 것만 생각하자!!! 쫄지 말고 자신 있게 하강하자!!!' 하고 다짐에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며 대기하다가 3차 들어감

 

마음먹은 대로 자신있게 하강하고 탄성 잘 받아서 올라오는데 

하강에 신경을 쓴 탓인지 밀어낼 때 무게중심 컨트롤이 잘 안 됐고 평소처럼 그라인딩을 오래 하지 못함 T_T

(나중에 영상 보니 그라인딩 구간에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더 위로 밀지 못하고 깔린 듯함)

 

스쿼트가 내내 효자 종목이었고 변수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잘 안 풀려서 많이 아쉬웠음

 

 

 

 

끝난 건 끝난 거고 아쉬워하는 건 이따가 대회 끝나고 해야 함

남은 경기가 아직 많으니

 

 

 

 

벤치 프레스

벤치는 뭐 다양한 시나리오 없음 

어떤 상황에서도 47.5 - 50(지난 대회 기록) - 52.5(Gym PR)

이 전략 말곤 할 게 없음

(무조건 증량은 2.5kg 단위로만 가능하기 때문)

 

 

1차 시기

 

 

47.5 가볍게 밀었는데 

다만 하강할 때 필요 이상으로 버티고 있고, 

터치 지점에서 속도 급감하며 살짝 망설이는 느낌이 있음

과감하게 내려놓고 딱 잡기만 해도 된다고 코치님이 피드백 주심

 

 

2차 시기

 

 

50. 마찬가지로 예상한 RPE. 지난 대회보다는 미는 속도가 아주 조금 느리긴 했지만 52.5 충분히 가능해 보였음

 

 

3차 시기

 

 

52.5. 엥??? 엥?????????

터치 지점이 좀 아래로 빠져서 미는 힘을 제대로 못 쓰는 각이었나 

프레스와 동시에 엉뜨가 남

이건 밀어도 파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듦과 동시에 힘이 쭉 빠짐

머릿속... 하얘짐.... 

 

프레스와 동시에 엉뜨, 그리고 파울임을 깨달은 표정

 

(나와서는 내가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 안 나서 

내가 밀긴 밀었어?? 아님 걍 깔렸어??? 이러구 물어봄)

 

 

 

데드리프트

대회빨 가장 잘 받는 데드!!

하지만 가장 자신 없는 종목이기도 했는데 

지난 대회 끝나고 이번 대회까지 자세를 고치는데 신경을 정말 정말 정말 많이 썼음 

 

개인적으론 컨디션을 제일 많이 타는 종목이기도 함

훈련 블록에서 베스트 탑싱글이 117.5였는데 이때 바벨을 띄운 순간부터 락아웃까지 14초… 14초나 걸림

지난 대회 때 3차로 117.5 하고 나서 훈련 기간 동안은 117.5 딱 한 번밖에 못해봐서 걱정도 됐음

 

 

1차 시기

 

 

웜업 때 110까지 들어봤는데 좋은 자세로 가볍게 뽑아서 

115 걱정 안 하고 들어감

 

근데 웜업 때부터 1차 시기까지 

바벨에 얼마가 꽂혀있는지 크게 인지하지 않고 (들기 직전에 한번 무게 듣기만 하고)

걍 눈앞에 있는 바벨 뽑는데만 집중하느라

1차 뽑고 나와서 체감 105짜리라 머리에 입력된 값이 105였음

 

민승쌤이 2차 120 어떠냐고 하셔서

에?!?!?!?!?! 120???????? 하고 눈 커졌는데 

옆에서 화성쌤이 "충분해보여요!!! 제가 보기에도 120! 5kg 올리는 건데요 뭐"

 

"아?! (105 아니고 115였다는 거 깨달음) ㅋㅋㅋㅋㅋㅋ 120 레쓰고우"

하고 바로 120 넣음

 

 

와중에 지난주부터 아슬아슬했던 오른손 굳은살 

찢어져버렸죠,,,

 

 

대회 일주일 남기고 괜히 굳은살 잘라냈다가 새살 아프고 신경 쓰여서 나도 모르게 사릴까봐 걍 뒀는데 

결국 사달이 나는구나 (사실 내심 뿌듯. 영광의 상흔 같아서)

 

 

2차 시기

 

 

120

무게에 비해, 내가 걱정한 것에 비해 훨씬 가볍게 들고 나왔음

120 PR인데 RPE가 낮았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 있음

 

 

3차 122.5 제출함

내가 1초도 고민 안 하고 122.5 가겠습니다. 했더니 민승쌤이 122.5 제출해 주셨는데

고민 더 해보고 괜찮을 것 같으면 125 가도 될 것 같다고 이따가 혹시 생각 바뀌면 말해달라고 하심

그 이유는, 지금 2위는 확정인데 1위 선수랑 2.5kg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1위 선수가 3차로 122.5kg를 제출한 상황.

현 1위 선수가 122.5kg 실패하고 내가 125kg 성공하면 그분과 나의 토탈 중량은 동일해지고, 

내 체중이 덜 나가기 때문에 내가 1위를 탈환하게 된다는 것.

 

스쿼트에서 말린 나는,,,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겁이 나서 고민해 볼 마음이 껴들 자리가 없었음

이 경기는 나와의 싸움이고 이미 120kg 만족스럽게 해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125kg 들지 않고 122.5kg 성공만 해도 기쁠 것 같았음

 

근데 화성쌤도 125 가도 될 것 같다고 설득하심.

 

그때!!! 석준쌤이 화성쌤한테 카톡하시기를

120 드는 거 보니 3차는 125 가도 될 것 같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이미 2위는 확정. 잘하면 1위인데 잃을 게 없다는 것

 

그 '잃을 게 없다'는 말에 꽂힘

그리고 지난 대회에서 석준쌤이 데드 3차 117.5랑 120 고민하고 있을 때, 히칭 아슬아슬하니 117.5 가는 게 맞겠다고 조언해 줬던 게 신의 한 수였음. 이번에도 갓석준님의 말씀 받자와 125 성공하지 않을지?!?!

코치 세 명이 125 가라고 하는데 말 들어야지 ㅇㅇ (🌬️👂 팔랑팔랑~~~)

 

 

굳은살은 아예 80% 뜯어져 버려서 달랑거리고 있는데 

아드레날린에 압도당해서 아픈 줄은 모르겠고 

화성쌤이 탄마 발랐다가 감염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시는데 

지금 걱정되는 건 그저 125 저거 어떻게 드느냐 뿐 

 

감염될 거 같으면 월요일에 병원 가서 항생제 받아먹죠 뭐

하고선 피 때문에 바벨 안 미끌리게 상처에 탄마 치덕치덕 바름

 

 

3차 시기

 

 

125

뽑음!!!! 뽑았음!!!!!!!!!! 이게 뽑혔다고?!?!?

진짜 순식간에 무릎까지 바벨이 올라왔음

 

근데 무릎을 지나면서 속도가 확 죽더니 

그 상태로 꿈쩍도 안 함

귀 옆에서 스파터의 "업!!!! 업!!!!! 업!!!!! 업!!!!!!!" 소리가 들리는데 

진짜 엉덩이 쥐어짜면서 어떻게든 구겨 넣으려고 해봤는데 진짜 절대 안 들어감

아무리 락아웃 성공해도 하강 모션이 나오면 파울이니까 상체는 그저 들어 올리기밖에 할 수가 없고 

와 진짜 체감은 10초 흐름

 

She's dead

 

 

얼굴 터지기 일보직전에 심판의 다운 신호가 보임

락아웃이 이렇게 어려웠던 건 처음이라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가 그걸 버티고 서 있다는 게 웃음이 나오면서도 0이 된 속도가 다시 +가 돼서 바벨이 움직이긴 할까 하는 아득함에 빠져드는 와중에 

내려가는 심판의 손이 야속하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음

아 내려놔도 되는구나 내려놓으면 되는구나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걍 웃음밖에 안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벨이 꿈쩍도 안 한 게 너무 웃기고 

절대 안 들릴 것 같았던 125kg라는 무게를 그래도 절반은 들었다는 게 아주매우몹시 자랑스러웠음

(하단이 너무 빠르게 올라오고 세컨풀에서 속도가 그렇게 죽은 거 보면 허리 인대로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대회에서 일단 뽑기 >>>>>>>>>>>> 100점짜리 자세로 뽑기. 뽑으면 장땡 안 다쳤으니 다행)

 

그동안 나는 왜 스쿼트, 벤치에 비해 데드가 이렇게 약할까 항상 속상했는데 

125도 들면 들린다는 게 자신감을 빵빵하게 채워줌

 

 

 

찢었다

 

 

 

수상

🥈 Silver medalist.... Jeong Yeong Rok!!!!!!! 🎉️ 

 

원래 처음 지원할 땐 -52kg급에 나 포함 5명이었는데 

한 분은 대회 시작 훨씬 전에 -48kg 급으로 조정하시고

오늘 가보니 한 분은 출전을 하지 않으셨고 

한 분은 스쿼트 1, 2, 3차가 모두 파울나는 바람에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귀가하셨음

그래서 얼결에 -52급이 빈 집이 되어서 1, 2위 결정전이 되어버림…

 

운이 좋아서 얻어가는 메달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대회 준비하는 동안 부상 없이 출전하기 위해 부상 가능성이 있는 건 애초부터 모두 차단하고 안전하게 리프팅에만 집중한 것도 내가 일궈낸 경기력의 일부이고, 

다양한 시나리오로 전략 준비해 가서 시험해 본 것도 의미 있었던 데다가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데드 3차 무게를 수정해가며 순위 경쟁을 해봤다는 점에서 

순전히 운만이 아니라 실력으로 얻어가는 것도 분명한 메달이 아니었나 여기게 됐다 🥈✨ 

 

 

💜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들과 가족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