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USAPL Korea Valkyrie Rising :: 파워리프팅 대회 후기 - 下. 올 흰 불로 -52kg 체급 2위 달성 🥈

2024. 5. 11. 18:36심신단련/파워리프팅 대회

上. 지난한 계체 준비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일단 뿌듯한 대문 사진 박아놓고 시작 ㅎㅎㅎ

 

 

 

 

드디어 2024년 1월 27일, 대회날이 도래했다 😳

아침 공복 체중이 51.4kg가 나와서 별다른 거(반신욕이라든가... 침 뱉기라든가...) 할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장에 왔다.

 

대회장인 트레인트루가 그닥 넓지 않고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은 몹시 정신없는 분위기일 거라 

코치님이 가능하다면 차를 가지고 가서, 쉬는 시간엔 차에서 완전히 릴렉스하는 게 좋다고 귀띔해주셨다.

대회장 근처에 숙소를 대실해두고 거기에 가서 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트트 주차장도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얼마나 일찍 가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계체 시작 1시간 전인 10시 정도에 도착했다.

한 시간 동안 트트 앞 카페에서 기다렸는데,

계체할 때까진 뭘 먹거나 마실 수 없으니 한 시간 후에 따뜻한 라떼 예약을 걸어놓고 카페에서 기다렸다 😭

 

 

계체, 장비 점검, 랙 높이 체크

 

11시에 대회장에 들어갔더니 입구에서 USAPL 멤버십 번호를 확인하고 선수별로 기록지(스코어 카드)를 나눠줬다.

스쿼트,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의 1차 시기 무게를 기록지에다 적고 

계체량실에서 심판에게 제출한다.

(무게는 라운드 시작 3분 전까지 변경 가능하기 때문에 웜업 해보고 컨디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계체는 나체, 속옷만 입기, 싱글렛까지 다 입기 모두 가능한데 나는 속옷만 입고 쟀다.

공식 체중은 51.64kg가 나왔다.

 

계체량이 진행되는 동안 밖에서 선수들은 장비 검사를 받고 스쿼트와 벤치 프레스 랙 높이를 체크해야 한다.

 

대회장 벽면 곳곳에 QR 코드가 붙어 있었는데, 

QR 코드를 찍어 링크를 열면 선수 개인 정보와 스쿼트, 벤치 랙 높이, 랙의 방향, 세이프티 바의 높이를 기재할 수 있는 폼이 나온다.

 

  • 대회에선 대회용 콤보랙을 사용하는데, 파워랙과 달리 '레버 암(Lever Arms)'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높이를 조절한다. (이렇게)
    평소에 스쿼트와 벤치 훈련을 할 때 바 높이가 몸의 어느 높이에 위치하는지 기억해 두면 랙 높이 잴 때 더 수월하다.
    대회 현장에선 선수들이 서로서로 랙 높이 조절하는 거 도와준다.
  • 랙 높이를 잴 땐 대회에서 신을 신발을 신고 재야 오차 없이 잴 수 있다.
    (대기자가 많고 정신이 없다 보니 신고 온 신발 그대로 밑창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재는 사람도 있었다!!)
  • 'Squat Rack in Out'은 스쿼트 랙 기둥의 방향을 정하라는 것이다.
    ( -|---|- ) ( -/---\- ) ( -|---\- ) 이런 식으로 기둥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2.6.2. 스쿼트 랙은 "out" (기본 위치)과 "in" (막대기를 넓게 잡을 수 있도록 안쪽으로 기울인 위치)조절이 가능해야 합니다.
    2.6.2.1. 선수들은 양쪽이 "out" 상태, 양쪽이 "in" 상태, 또는 한 쪽만 "in" 상태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위치는 "out" 상태입니다. 한 쪽 또는 양쪽을 "in" 상태로 이동시키기를 원하는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랙 높이를 공식적으로 제출할 때 또는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이를 대회 책임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엄청난 와이드 그립이라 원판 가까운 부분을 잡는 경우, 원판과 기둥 사이에 바를 잡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둥을 Inwards로 세팅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참고)
  • 'Bench Rack Foot Block'은 벤치가 너무 높아서 발판이 필요한 경우 요청할 수 있는 옵션인 것 같다.

 

계체하고 랙 높이 잴 땐 아직 코치님이 도착하지 않으셨어서 일단 알아서 적어 내고,

나중에 코치님 도움 받아 랙 높이 한 번 더 체크하고, 응답을 수정해서 제출했다.

 

 

수분과 탄수화물 보충

 

계체가 끝나자마자 챙겨 온 포카리부터 드링킹하고 

아까 예약 걸어둔 라떼를 호로록 마시면서 식당으로 갔다. 

오빠가 챙겨 온 도라지 배즙도 먹고 

 

 

체내 흡수가 빠른 형태에, 소화도 잘 되고 탄수화물 위주인 음식으로 픽!! 근처 죽집 미리 알아놨다가 냉큼 단팥죽 먹고 왔다. ^_^

 

 

물이랑 이온 음료 마시면서 수분 보충도 잘 해주기

 

경기 시작하기 전에 쌤이 이것저것 챙겨주셨는데, 이때 알약으로 된 카페인을 처음 먹어봤다!! 커피로만 섭취하던 카페인을 이렇게 알약으로 뭉쳐서 때려넣는다니 좀 걱정스럽기도 하고 나 진짜 선수됐구나(ㅋㅋㅋㅋ) 하는 생각에 왠지 감격스럽기도 하곸ㅋㅋㅋ 

혈당 스파이크 예방용 사과 식초 알약도 있었고, 집중도 높여주는 뭔 약도 있었고 별의별 게 다 있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좋다니까 넙죽 받아먹었음 ㅋㅋㅋㅋㅋ

 

 

전략 수립

12월 WPC에서의 1, 2, 3차와 대회 직전의 PR은 이렇다.

*S는 Squat, B는 Bench Press, D는 Deadlift를 의미함

S: 90 92.5 95 (98)
B: 40 45 50 (50 정지 짧게)
D: 100 105 110 (107.5)

T: 245

 

그래서 1월 대회에서는 전략을 이렇게 세웠다.

S: 97.5 102.5 105
B: 45 47.5 50
D: 105 110 117.5

T: 272.5

 

지난 번 대회에서 스쿼트를 마무리하고 나자 긴장이 풀렸고,

벤치 2차가 무난해서 3차를 확 올렸다가 깔리고;

데드는 내가 쫄았는데, 쌤이 2차 보고 꽤나 가벼웠다며 3차는 (한번도 안 해본) 110kg로 가도 되겠다고 해서 도전했다가 무게중심을 잃고 바벨을 떨어뜨려 버렸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선 gym pr을 오피셜로 굳히기가 목적이었고,

급발진 금지!! 3차 무게를 gym pr보다 낮게, 보수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내 계획은 다 세웠으니 메달권일지도 궁금해서

로스터와 liftingcast에서 동 체급 선수 명단을 확인하고, 선수별 기록을 확인했다.

 

1위 예상 선수는 22년 12월 기준 S 120 / B 60 / D 127.5 => Total 307.5kg

2위 예상 선수는 23년 12월 Anyone Can Lift 대회 나갔는데, 체중 56kg로  S 105 / B 57.5 / D 127.5 => Total 290kg

 

3명의 선수가 더 있었지만 출전 기록도 없고 인스타도 찾을 수 없어서 아무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3위 싸움이겠군...

 

 

스쿼트

경기장 바로 옆에 준비된 웜업존에서 찹찹찹 무게 쌓아 올리다가 

1차 시기는 97.5kg로 들어갔다.

 

경기장 입성 직전까지 노래 들으면서 침착함을 유지하다가 

내 이름 불리는 순간부터 모든 신경계를 깨우고 텐션을 끌어올렸다 🔥🔥🔥

텐션은 짧고 귀하니까 아껴 써야 한다...

 

 

 

스쿼트 오프너를 실패하면 멘탈이 바사삭 되어버리니까, 

자다가 일어나서도 바로 할 수 있는 무게를 골랐다.

 

이름이 호명된 후 1분 안에 심판의 "스쿼트!" 신호를 들으면 되기 때문에, 

언랙 전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긴장을 푼 다음 들어갔다.

 

1차는 가볍게 성공. ⚪️ ⚪️ ⚪️

 

 

2차는 100kg로 설정했다.

100kg를 PR로 성공한 것이 불과 1월 11일.

세 자리 수의 무게를 들어본 게 고작 네 번에 불과하기 때문에 2차만 성공해도 만족스러울 무게였다.

 

어렵지 않게 올라올 줄 알았는데 그라인딩이 좀 걸렸다. 

그럼에도 흰 불 세 개 받고 성공! ⚪️ ⚪️ ⚪️

 

생각보다 무거워서 당황했지만, RPE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3차는 전략대로 가기로 했다.

 

나중에 영상을 다시 보니 바가 살짝 기운 상태에서 리프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서 일어나기가 좀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

 

 

 

3차는 105kg

지금까지 딱 한 번 밖에 성공해 본 적 없는 무게였다.

1월 24일, 대회 3일 전에 107.5kg를 성공할 때 뚫었던 무게.

 

 

 

그라인딩이 걸리면서 백만분의 일초가 흐르는 게 막 느껴지는데 

나를 둘러싼 스파터 분들과 관중 분들, 해설위원 분들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응원을 해주셨다 🥹

 

결과는!!!

⚪️ ⚪️ ⚪️

 

딩딩딩~~~

스쿼트 다 마치고 나니까 진짜 긴장이 훅 풀리면서 마음이 엄청 편해졌다!!

 

 

 

이번 경기는 세션 하나에 플라이트가 3개가 있어서, 

나머지 두 개 플라이트가 다 돌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차에 가서 양갱 냠냠하면서 스쿼트 영상 돌려보고 다른 선수들 경기하는 거 라이브로 지켜봤다.

 

 

 

벤치 프레스

 

벤치 1차 시기는 45kg!

역시나 전혀 부담스럽진 않지만, 만약 2차와 3차가 실패한다고 했을 때 공식 기록이 되어도 괜찮은 정도의 무게로 설정했다.

 

가볍게 ⚪️ ⚪️ ⚪️

 

 

여성부 벤치는 전체적으로 무게가 낮아서 원판 세팅이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내 차례가 금방 돌아오는데, 그 사이에 몸이 식지 않게 코트 잘 두르고 구석에 앉아서 

얼른 흥분 죽이고 안정 취하려고 에어팟 끼고 쳇 베이커의 재즈 음악을 들었다.

(헤드폰 가져갔는데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에어팟 씀... 째만해가지구 코치님한테 드렸다가 받았다가 할 때 잃어버리기 쉬울 것 같았다. 담엔 헤드폰 잘 충전해서 가져가야지)

 

 

2차 시기는 47.5kg

벤치 프레스는 항상 정지 길이가 변수인데, 정지가 0.5초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리프팅 난이도가 훅 뛰기 때문에 훈련할 때에도 정지 길이를 보수적으로(= 길게) 잡고 했다.

이번 대회에선 정지가 긴 느낌은 없었고 리프팅도 수월했는데, 

다만 지난 대회에서 예상보다 정지가 짧고 2차가 쉽게 느껴졌다고 3차에 무게를 훅 올렸다가, 제대로 밀지도 못하고 그대로 깔려버린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2차 들어가기 전에 코치님과 다짐 다짐을 했다.

만약에 2차 가벼워도 절대 3차 급발진하지 말자고. 원래 하려고 했던 50kg만 해내도 지난 대회보다 증량한 거니까, 이대로 가자고.

 

⚪️ ⚪️ ⚪️

 

그런데... 2차가 진짜 너무너무 가뿐했어섴ㅋㅋㅋㅋ

들고 나오면서 코치님도 나도 막 동공이 흔들렸다. 

눈으로는 서로 

'이거 너무 가벼웠는데요?'

'올릴까요?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 올릴까요?'

하는 말들이 빠르게 오갔지만

 

2차 들어가기 전의 다짐을 잊지 말자며, 50kg로 최종 시도 무게를 적어냈다.

2.5kg 단위로 증량할 수 있는데 52.5kg는 한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무게인 데다가, 

대회 직전 트레인트루에서 연습했을 때 51kg를 아주 힘겹게 밀어냈기 때문이었다.

 

테크닉 미스가 나오면 너무 쉽게 깔려버리기도 하고, 대회에서 벤치 3차가 제일 실패율이 높은 시기라 

3차는 보수적으로 가기로 했다.

 

 

3차 시기 50kg

⚪️ ⚪️ ⚪️

헤헿 너무 빠르게 밀어버려서 관중석에서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무게를 좀 더 높여서 도전했어도 충분했을 거라고들 생각했겠지만 

나는 이성적일 때 세운 전략을 흥분에 휘둘리지 않고 이행했고, 기대에 딱 합치하는 결과를 얻어내서 아주 아주 만족했다.

(이거 2.5kg 더 올린다고 순위가 바뀔만한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리프트를 완벽하게 수행해 내는 것에 주안점이 있었다)

엉뜨나 바가 내려가거나 하는 여타의 이슈 하나도 없이 벤치 프레스 3번의 시도에서 모두 깔끔하게 흰 불 세 개를 받았다.

 

 

데드리프트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도 제때 다녀오고, 

경기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지지 않게 이쯤부턴 수분 섭취도 좀 줄였다. 

경기 진행하면서 흥분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 카페인도 200mg짜리를 한 번 더 복용했다.

 

데드리프트

입장하는데 우렁찬 "화이팅~~~~!" 소리가 들려서 😚

 

나는 스쿼트, 벤치에 비해 데드 중량이 잘 안 올라오는 편이라 

(고 하면 쌤은 경력에 비해 스쿼트, 벤치가 센 편인 거라고 하시지만... ㅎㅎㅎ) 

데드는 좀 긴장이 많이 된다.

 

지난 대회와 이번 대회 사이에 가장 테크닉을 많이 다듬은 것도 데드리프트였다.

 

 

1차 시기 105kg

 

사실 뒤편에서 웜업 하는데 컨디션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 105kg를 너무 가볍게 들어버렸다. 

1차 무게를 수정하려고 했는데, 딱 가자마자 세션이 시작되어 버려서 수정하지 못하고 

적어낸 무게 그대로 1차 시기를 수행했다.

그래서 긴장하지 않고 잘 들었고, 결과는 깔끔하게 ⚪️ ⚪️ ⚪️

 

 

2차 시기 110kg

1RM에 가까워질수록 세컨 풀 구간에서 무릎이 다시 살짝 접히는 습관이 쉽게 나오는데, 

이러면 바벨이 올라오다가 잠깐 밑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 나와서 빨간불이 뜬다.

 

무게 중심 잘 맞추고, 발 앞쪽과 엄지 단단하게 눌러준 상태에서 

절대 무릎 다시 접지 않아야 한다는 것 생각하면서 발 밀고 상체를 당겼다.

 

⚪️ ⚪️ ⚪️

 

 

3차 시기 117.5kg

 

원래 전략은 112.5kg였는데, 

대회 직전에 115kg까지 PR을 찍어버렸다. 😆

PR보단 더 올려도 어떻게든 들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자신감 만땅)

 

얼마를 시도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어차피 1위와 토탈 차이가 커서 이미 자신과의 싸움이었음 ㅎㅎㅎ)

데드리프트는 대회빨이라는 게 있어서 무게를 공격적으로 올려도 평소보다 더 잘 들기 때문에, 117.5kg와 120kg 중에 무엇으로 할지 코치님과 머리 맞대고 고민을 했다.

 

115kg를 트레인트루에서 했었고, 그 영상을 인스타에도 올렸었는데 

석준쌤이 그걸 보고 117.5kg로 가라고 조언해 주셨다.

120kg로 갔다가 자칫 잘못하면 히칭 나올 것 같다고.

 

 

와 근데 진짜 아주 아주 적절한 무게 선정이었다!!!

영겁의 그라인딩 끝에 ⚪️ ⚪️ ⚪️ !!!!!!

 

꺄울

 

마코 사장님, 스파터 분들, 해설위원 분들 이렇게 모두의 3차에 소리 질러 주시면 목 안 쉬시나요...🥹

제근, 민승쌤, 화성쌤이 단전에서부터 기 끌어모아 응원 소리 질러주는 게 다 들려서 진짜 이 악 물고 끝까지 당겼다 허후ㅜㅎㅠㅠ 

 

 

 

시상식

 

 S 105 

 B 50 

 D 117.5 

 Total 272.5 

 

한 달 반 만에 토탈 기록이 27.5kg 늘어난 데다가,

이번 대회엔 올 흰 불까지!!

 

너모 뿌듯하다!!!!

 

 

 

체급 2위 했어용 ✌️

부상도 아주 한아름 받았다

 

 

 

나의 든든한 코치님들 🫶

두 분이 빚어낸 성과 아임니까

 

그리고 오빠가 이번에도 축하한다고 꽃다발을 선물해줬다 헿ㅎㅎㅎㅎ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있나...

 

 

스트롱걸스, 레이디리프터즈... 대규모 팀들 다 휩쓸고 지나가고 드디어 우리에게도 시상대에서 사진 찍을 기회가 생겼다!!

오늘은 용루군단 😙

 

🤍🤍🤍

 

대회가 끝나고 인스타에 적었던 후기인데, 

그 시점에서의 마음에 가장 가까운 글이라 이곳에도 옮겨둔다.

대회 끗! 한숨 자고 나니 이제야 진정이 되는 것 같다.
연말과 연시에 대회를 연달아 뛰다니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허허 🙃 
일주일 전엔 계체 하는 꿈을 꾸고 전날 밤엔 물 한 잔 벌컥 벌컥 마시는 꿈을 꾸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어찌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다.

바벨을 쥘 때마다 겁이 난다. 이걸 들라고? 이 거대한 쇳덩이에 깔릴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공포를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니. 그럼에도 디테일을 손봐가면서 견고한 자세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압도될 것만 같은 무게를 다루는 긴장감이, 그렇게 해서 돌덩이 같은 바벨을 내가 들었다는 희열이 그 어떤 것보다 큰 성취감을 준다. 미쳤다.

오래 오래 리프터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