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성 페터 성당의 오르간 연주, 자장가 같은 포근함…

2017. 10. 13. 05:00해외여행/2017 빈∙프라하 혼자여행

성 페터 성당 / Katholische Kirche St. Peter


주소_Peterspl. 1, 1010 Wien

전화번호_+43 1 5336433

웹사이트_peterskirche.at (공연 일정 확인 가능)



벨베레데 궁전을 보고 나오니 3시 20분 전. 3시에 성 페터 성당에서 오르간 연주를 한다는 정보를 얻어서, 그걸 보러 갈 작정이었는데 이렇게 타이밍 기막히게 나왔다. 벨베데레에서 성 페터 성당까지 딱 20분! 잰걸음을 친 덕에 오르간 연주 시작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궁전에서 성당까지의 20분 중 15분은 사실 두 발로 빠딱빠딱 걸은 시간이다. 연주를 놓치지 않아, 장딴지에 힘 빡 주고 걸은 보람이 있었다.




성 페터 성당을 들어서자 어디선가 오르간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여기 저기 눈을 굴려도 오르간이 보이지 않았다. 소리가 오는 위치를 따라가보려 했지만, 성당 온 곳에 소리가 반사되어 울리는 바람에 그럴 수도 없었다. 설마 오디오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스쳤다. 알고보니 음원은 머리 위 복층(?)에 있었다. 오르간 소리가 그곳에서부터 펴져 온 성당 안을 가득 메웠다. 눈을 감고 잘 감상은 했는데 그 와중에 공상을 참 많이 했다. 왼쪽 앞에 큼지막한 배낭을 맨 여행객이 꾸벅 졸다 넘어질 뻔한 걸 보고 피식 웃었는데, 나도 그처럼 꼿꼿하게 앉아서 졸고 말았다.






성 슈테판 성당은 워낙 유명한데다 시내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관광객이 으레 들리는 곳이다보니 그 앞 오케스트라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호객꾼이 널려있었다. 개중에는 나를 보고선 자기가 아는 온갖 아시아 나라 인사를 다 던져보는 사람도 있었다.






벨베데레에서 보았던 성 슈테판 성당 그림 사진을 꺼내들고 비슷한 위치와 각도에서 찍어보려 했지만, 엄청나게 붐비는 인파 + 노점 카페로 인해 그 욕심은 접었다. 그림자를 보니 나와는 다른 시간대였던 모양이다. 그림에서처럼 성당이 누리끼끼할 줄 알았는데 직접 보니 허여멀건했다. 첫날엔 별 감흥 없이 보았는데, 다음 번에 다시 지나치면서 주의 깊게 보니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오게 장식이 디테일했다.










입장권을 끊지는 않아서 입구 가까이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지만, 이 성당 짓는데 얼마나 많은 기부금을 모아 투자했을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내부 장식을 보고 있으면, 종교개혁이 왜 일어났는지 알 것 같았다.






매 시간마다 미사가 있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면 집중이 될까 궁금해졌다. 안에서 오르간 연주 소리가 흘러 나왔다.








점심은 지연이가 추천한 식당에서 먹었다. 일식집이었는데, 사장은 한국인이고, 내가 고른 메뉴는 인도 커리였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허허허... 커리는 엄청 달고 묽었다! 내가 먹어본 그 어떠한 카레 혹은 커리와도 맛이 달랐다. 아마도 파인애플이 많이 들어가서 낯선 단 맛이 난게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