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하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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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즈하라 마루야 호텔(丸屋ホテル)
마루야 호텔(丸屋ホテル) 세 시 쯤 호텔에 도착했는데, 저녁 식사를 제외하곤 하루의 일정이 다 끝났다고 했다. 벌써? 해 지려면 아직 네 시간이나 남았는데! 적어도 저녁 먹기 전까진 돌아다닐 줄 알았다. 시간이 좀 아깝다, 하는 생각이 적잖이 들었다. 그런데 숙소에 들어와 침대에 털썩 걸터 앉았더니 생각이 바뀌었다. 발바닥이 얼마나 아프던지! 샌들 쿠션감이 좋지 않아서 생각보다 발의 피로가 빠르게 몰려왔다. 그리고 또 이즈하라가 대마도에서 제일 번화한 곳이라는데, 이런 곳에서 자유 시간이 적었으면 아쉬웠을 것도 같다. 차라리 30여명 우르르 관광하는 것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녀보는 게 훨씬 재미있었으니까. 숙소 입구에도 내 키만한 작은 신사가 있었다.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집들도..
2016.08.23 -
#4 가네이시 성터 누문과 덕혜옹주결혼봉축기념비
가네이시 성터 누문과 덕혜옹주결혼봉축기념비 이곳은 가네이시 성터 누문! 덕혜옹주결혼봉축기념비 요즘 손예진이 출연한 영화 '덕혜옹주'가 의외로 선전하던데 아직 난 보지 못했다. 해서 결혼봉축기념비를 보면서도 그렇게 큰 감흥은 느끼지 못했다. 덕혜옹주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고종이 그렇게 아끼고 예뻐했던 딸이라는 것, 일제에 의해 정략 결혼을 해야 했고 정신병을 앓다 죽었던 비운의 왕녀라는 것 정도이다. 시골 중에 시골, 깡촌 대마도에 무려 조선 황실 사람이 결혼을 해서 온다니 얼씨구야 좋다구나 봉축하고 기념하고 비석까지 세웠는데, 덕혜옹주가 남편과 이혼하게 되자 주민들이 기념비를 치워버렸단다. 그러다 덕혜옹주의 삶이 소설로 쓰여지고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자 그 기념비를 다시 세우고 관리하고 있다. 포장해..
2016.08.23 -
#3 임나일본부설과 관련된 하치만구(팔번궁) 신사
하치만구 신사 (팔번궁 신사 / Hachimangu Shrine) 입구에서 계단을 오르면 왼쪽에는 이마미야 신사가 있고 오른쪽에는 하치만구 신사가 있다. 이마미야 신사는 19대 쓰시마 도주의 부인인 '고니카 마리아'와 아들 '소 요시나리'를 모신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리아 신사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이 말해주듯 고니카 마리아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아버지인 '고니시 유키나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반대 세력에 섰다가 전쟁에서 진 바람에, 그 사위였던 쓰시마 도주는 아내와 이혼했다. 고니카 마리아는 나가사키로 쫓겨나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그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모셔왔다고 한다. 애초에 결혼도 권력 관계에 의한 정략 결혼이었는데 죽을 때까지 아버지와 남편의 정치적 위치에 쓸려다니며 살아..
2016.08.23 -
#2 최익현선생순국비가 있는 슈젠지(수선사)
찜질방에서 그나마 시원한 곳 찾아다니느라 잠을 푹 자질 못 했다.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챙겨 나온 터라 피곤한 상태여서, 배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방을 베개 삼아 엎드려 잠들었다. 어차피 두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라 낮잠 자기엔 딱이었는데, 하필 내리기 삼십 분 전에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 통에 잠에서 깨버렸다. 그 뒤론 어설프게 눈만 감고 있다가 내렸다. 가족들도 출발하고 시간이 좀 지나서야 잠에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안내방송 때문에 잠에서 깨버렸다며 툴툴댔다. 얼핏 옆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기가 촌인지라 입국 심사 카운터가 몇 개 없어서 입국 수속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했다. 눈치껏 빨리 줄을 섰다. 어차피 패키지여행이라 다른 팀 만나려면 나가서도 기다려야 했지만, ..
2016.08.23 -
#1 대마도 이즈하라(対馬 嚴原町) 거리
2016. 08. 08 ~ 09. 대마도 가족 여행 이른 아침에 부산에서 아침을 챙겨 먹고 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오전 9시 10분에 출발하는 배였다. 부산발 이즈하라행 여객선 '오션플라워'를 탔다. 쓰시마섬은 세로로 길쭉한데, 가장 번화했다는 이즈하라는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두 시간 십 분 소요되었다. 이즈하라 항에선 일본어보다 한국어가 더 많은 것 같았다. 타는 쓰레기가 뭐지... 일반 쓰레기인가 하면서 버리려는데 그 밑에 부가 설명은 재활용 쓰레기들이어서 당황했다. 음식 쓰레기는 그럼 또 왜 같이 버리라는 거지;; ㅋㅋㅋㅋ 쓰시마 섬을 먹여 살리는 게 한국 관광객들이라고 하는데, 화장실을 가 보면 여기가 관광 스팟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휴지는 변기에 버리세요'라는 말이 있으면 한국인들이 많..
201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