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임나일본부설과 관련된 하치만구(팔번궁) 신사

2016. 8. 23. 15:48해외여행/2016 대마도 가족여행

하치만구 신사 (팔번궁 신사 / Hachimangu Shrine)

 

 

 

입구에서 계단을 오르면 왼쪽에는 이마미야 신사가 있고 오른쪽에는 하치만구 신사가 있다.

이마미야 신사는 19대 쓰시마 도주의 부인인 '고니카 마리아'와 아들 '소 요시나리'를 모신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리아 신사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이 말해주듯 고니카 마리아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아버지인 '고니시 유키나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반대 세력에 섰다가 전쟁에서 진 바람에, 그 사위였던 쓰시마 도주는 아내와 이혼했다. 고니카 마리아는 나가사키로 쫓겨나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그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모셔왔다고 한다. 애초에 결혼도 권력 관계에 의한 정략 결혼이었는데 죽을 때까지 아버지와 남편의 정치적 위치에 쓸려다니며 살아야 했다니 그 삶 참 기구하고 애처롭다. 물론 시대적으로 흔하디 흔한 여성의 삶이었겠지만......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도 아니고, 산 사람은 죽은 듯이 살게 하고 죽은 사람은 산 듯이 모시니 마리아의 영혼이 보면서 무슨 기분이었을까. 

 

가이드가 하치만구 신사에선 참배를 올리지 마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일본 역사 왜곡의 대표적인 임나일본부설, 그 전설 속의 인물 또한 이곳에서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신공황후'인데, 임신한 채로 출병해 신라를 정벌하고 삼한에 임나일본부를 건설했다는 가상의 인물이다.

한국의 금줄과 유사하게 일본에서도 신사 앞에 꼭 새끼줄을 걸고 흰 종이를 매달아 놓았다. 이것을 '시메나와'라고 하는데 그 역할은 금줄과 같다. 역병이나 재액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래서 가까이에서 둘러만 봤다. 옆엔 손과 입을 씻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신사에서 참배를 올리기 전에 몸을 경건하게 하는 의식인데, 그림에서 나온 것처럼 먼저 왼손을 씻고 그 다음 오른손을 씻은 후 입을 헹구면 된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사찰이나 유적 답사를 갔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놓친 것 같다. 아무리 날씨는 포기를 했다지만 그렇다고 무더위 속에서 바닥을 치는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건 너무 힘드니까 정말 스-윽 둘러본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되려 시원하게 앉은 지금 사진을 보며 시메나와를 관찰하고 석등을 발견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채환이가 이쯤되니 더위에 지쳐 완전히 너덜너덜해졌다. 혜란이도 그렇고 어린 애들이 되려 힘 없이 늘어져 있으니 웃겼다. 언니랑 내가 제일 팔팔해보였는데, 땀이고 뭐고 아예 정줄을 놓고 더위에 관한 건 아예 포기한 덕인 것 같았다.

 

북극곰 曰 이런 자판기가 많아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