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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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하나도 안 뛰지만 여행지에서 러닝하는 게 로망이에요
2023. 06. 20. 'OO 하는 멋진 나'를 상상해 보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어려운 책을 척척 읽어내는 나. 수려하고 깊이 있는 글을 쉽게 쓰는 나. 별일 아니라는 듯이 100kg를 번쩍 드는 나. 이렇게 해야 잠이 깬다면서 매일 아침 3km를 가볍게 뛰는 나. 구체적으로 상상해 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생기면 실제로도 하루빨리 그렇게 되고 싶은 욕심과 의지가 마구마구 샘솟는다. 머지않아 현실이 상상에 가닿으며 나는 자아도취에 빠진다. 역시 난 멋져. 마음속에 품어왔던 멋진 내 모습 중 하나는, 낯선 여행지에 가서도 현지인처럼 여유롭고 칠(chill)-하게 동네 한 바퀴를 뛰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의 상위 범주에는 현지인스러운 여행자가 있다. 큰돈 내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서 종종거..
2025.01.31 -
전직 책방지기(a.k.a 엄마)랑 베를린 서점 탐방
베를린 여행 기간: 2023. 06. 17 ~ 24. 어렸을 적 집엔 TV가 없었다. 대신 엄마는 언니와 나를 데리고 주말마다 도서관에 갔다. 한 사람 당 책을 일곱 권까지 빌릴 수 있어서, 우리는 아빠의 대출증까지 만들어 총 스물여덟 권의 책을 빌려왔다. 어린이를 위한 책은 그리 두껍지 않아서, 부지런히 읽으면 욕심껏 빌려온 만큼 다 읽고 반납할 수 있었다. 촌음을 아껴 소설을 읽는 학생으로 자라서 도서관 옆만 골라서 살고 있는 어른이 되었다. 책방만 들어갔다 하면 한 시간이 뚝딱인 나라서,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에 가보고 싶은 서점들을 찾아 저장해 두었다. 어딘가 놀러 가면 겸사겸사 근처 서점도 슥 둘러보자고 엄마한테 가볍게(마음은 상당히 본격적이지만) 제안할 계획이었는데, 웬걸 막상 서점 한 곳을..
2025.01.26 -
밤 새려고 카페인 풀충했는데 항공편 지연됐다고요?
2023. 06. 17. 짐 싸고 살 거 있으면 사려고 출발 전 날 휴가 쓴 거였는데, 정작 당일엔 웨이브파크를 갔다ㅋㅋㅋㅋ 앞으로 이 주 동안 서핑 못하는데 냉큼 다녀와야지 🥹 웨팍 다녀와서 오후에 백화점 가서 옷 좀 사려고 했으나 정작 집 돌아와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옷장 뒤져 있는 옷 챙겨 담았다. 입사하고선 한번도 입은 적이 없는 옷들이니까 안 입은지 4년이 넘은 건데 여행 가서 입기에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별로면 가서 쇼핑하지 머 준비물은 미리 정리해서 엄마랑 언니한테 공유했고! 서류/증명서 - [ ] 여권 - [ ] 신용카드 - [ ] 여권용 사진 (혹시 분실 시 재발급을 위해) - [ ] 신분증 - [ ] 신용카드 전자기기 (← 전부 기내용 가방에 넣기) - [ ] 카메라 / 충전기 -..
202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