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영탄일

2023. 2. 19. 17:08데일리로그

2023. 02. 11.

 

복작복작 맞이한 생일
서퍼스 친구들이 빠퇴하고 집으로 와서 함께 생일을 축하해 줬다. 열두 시 땡 치자마자 생일이라고 요란하게 축하 받아본 게 얼마만인지. 11일이 생일이니 10일에 전야제 겸해서 보드게임 나잇을 함께 하기로 했다.

 

 

게임 n시간 달리려면 배 든든해야 함

 

 

(약과도 꺼냄)
1차전은 디크립토!!

사람이 많을수록 아주 복장 터지기 쉬운 게임이었다. 제시어가 있으면 출제자가 암호화한 힌트를 적고 해답자가 그걸 복호화해서 제시어를 적는 방식이다.

 

써니랑 개미가 한 팀으로 했는데 ㅋㅋㅋㅋ 대환장파티였다. 출제어가 레스토랑인데 써니는 3 적고 개미는 휴식을 적었다. 이게 왜 레스토랑이냐고 나중에 물어보니까, 써니는 레스토랑은 식당인데 사람은 하루에 세끼를 먹으니까 3(끼)라서 3을 적었단다. 개미는 restaurant에서 앞 글자 rest를 따서 휴식이라고 썼단다. 그래놓고 둘이 너무 뻔한 힌트인데 왜 유추 못하는지 답답해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문제를 내는 사람은 두 번 꼬아서 내고 푸는 사람도 두 번 꼬았을 거라 생각하고 풀면서 왜 둘이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뎈ㅋㅋㅋㅋㅋ

 

 

첫 번째 판 결과 진짜 복장이 터져버린 개미, 급기야 답안지를 찢어버리고 말아...

 

 

콘서트 → 콘치즈, 축제, 트집, insert... 이런 식
하지만 음쥬와 토론하면서 머릿속으로 antique 생각하다가 그만 입 밖으로 우리 제시어인 '골동품' 말해버림... ㅋㅋㅋㅋㅋㅋ 음쥬와 코드 겁나 잘 맞았는데 순식간에 망해버렸다 휴

 

 

2차전 윙스팬

이번엔 4회차 끝까지 달렸다. 와 윙스팬 규칙이 진짜 많아서 게임하면서 계속 룰북 찾아보고 번복도 많이 했다. 규칙과 다르게 게임을 하는 걸 에러플이라고 한다는데 음쥬가 게임하면서 에러플 바로잡는 거 넘 짜릿하다구 했다... 😮

 

 

그렇잖아도 기억할 거 많고 단기 전략, 중장기 전략 세워야 하는데 술 마시면서 했더니 아주 혼이 나가는 줄 알았다. 서로의 플레이 지켜볼 정신도 없음. ㅋㅋㅋㅋㅋ

와중에 윙스팬을 위해 노랑부리저어새가 그려진 티셔츠도 입고 ✨️ 

 

 

순천만의 온갖 새떼 날아다니는 담요도 펼쳐서 시의적절한 연출에 최선을 다해봄 ^_^

 

 

게임 하다보니 금세 11일이 되어서 후딱 마무리하고 케익을 꺼내 노래도 부르고 선물과 편지 증정식도 했다.

 

 

음쥬가 선물해 준 책 『개인주의자 선언』은 '아 얼른 읽어야 되는데' 진열대 입성. 빠르게 완독 해서 책 내리기를 다짐하며... (글 쓰는 시점 기준 벌써 반이나 읽음)

 

문 잘 안 열어두니까 우드차임은 창가 대신 조명에다 걸어뒀다. 소파에 앉을 때마다 일부러 한번씩 툭 쳐본다.

 

 

새벽에 졸음에 취해서 음쥬랑 말을 하면서도 내가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대화를 하다가 잠들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친구들이 현관문 닫고 나가는 소리에 잠깐 깼다가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전야제가 요란했던 만큼 질펀히 낮잠도 자고, 저녁엔 저항감 없이 운동을 다녀왔다.

 

한껏 들떴던 기분이 가라앉고, 명절이 다 끝난 연휴 마지막날 저녁에 찾아 오는 헛헛함 같은 걸 느끼며 생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