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넥슨컴퓨터박물관

2016. 8. 28. 00:59국내여행/2016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


내가 여행에서 가장 꺼려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에 들어가는 것이다. 어딜 가도 똑같은 맛인 그 햄버거를 굳이 여행까지 와서 먹는 이유를 나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 먹어볼 게 많은데! (내가 햄버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더 그런 것도 같다.) 그런데 우습게도 이번 여행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이 '롯데리아'였다. 차를 렌트해오는 동안 간단하게 배를 좀 채우려 한 건데 근처에 마땅히 보이는 식당이 없어서 별 수 없었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이라면 그래도 좀 나았을 것을 하필 있는 게 롯데리아라니...... 역시나 햄버거 하나를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겼다.


어른들이 이모댁에 들려 짐을 챙기는 동안 채환이랑 나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구경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 기대 이상!


입구 바로 앞에 인스타 판넬이 세워져있었다. 1994년에 개장한 곳인가 봄!


1층 전시관 입구. 전시장이 메인보드, 입구는 거기에 꽂힌 USB라고 설정하고 관람객을 메인보드를 돌아다니는 데이터에 비유했다.


동선 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입력장치, 곧 '마우스'와 '키보드'이다.


최초의 마우스라고 하는 'Engelbart Mouse Prototype'

두 개의 바퀴를 통해 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를 데이터 신호로 전환한다.


Remington No.12

Shift키가 사용된 수동 타자기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Electric Typewirter Model 11C, IBM


그에 비해 디자인은 구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이게 세계 최초의 전동 타자기라고 한다.


Gong Byeongwoo

공병우 한글 기계


계속 외제만 나오다가 한국산이 나오길래 반가워서!

드디어 한국에서도 타자기가 나왔구나!


EverQuest Ⅱ SOEmote

Sony Online Entertainment 2004


카메라에 얼굴을 맞추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서 캐릭터에 표정을 출력해낼 수 있다. 일반인들에겐 아직 낯설고 먼 기술이라고 생각했는데 노트북 웹캠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하기에 상당히 놀랐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지문 인식이나 홍채 인식이 어느새 핸드폰에도 적용된 것을 보고 놀랐던 것처럼, 기술이 보편화, 상용화되는 속도는 내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또 생각해보니 SNOW나 Make Up Plus와 같은 앱도 이미 이런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거구나 하고 깨달았다.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었던 레이저 키보드!


키감이 없어서 빠르게 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키보드는 키감이지!


다음 파트는 메모리!


천공카드부터 HDD까지 메모리의 발달사에 따라 나열되어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천공카드'


컴퓨터의 언어인 0과 1을 구멍의 유무로 나타내어 값을 입력하는 메모리라고 한다.

한 장에 60자 밖에 들어가지 않는 이 메모리가 더 놀라운 것은 지금도 기업에서 쓰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사운드 카드의 역사

PC Speaker - AdLib - Sound Blaster 1.0 - Sound Blaster Livel


다 너무 낯선 것들....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그 채팅!

전화 랜선으로 인터넷을 연결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팡팡 쓰다 전화비 폭탄을 맞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다 전화가 오면 인터넷이 끊겨버리기도 했다고......


옆에 있던 컴퓨터와 채팅이 가능했다. 내가 말을 걸자 채환이가 응답했다. ㅋㅋㅋㅋ


애플 I (애플-1)

애플이 출시한 PC


전세계에 약 50대 남아있고 그 중에 아직도 작동이 되는 것은 오로지 6대 뿐이라는데

그 6대 중 하나가 바로 여기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있는 이 애플 I라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곳이라서

이 컴퓨터를 보고자 여기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단다.


Osborne 1 (1981)


포터블 컴퓨터의 원조.

그런데 자그마치 무게가 11kg! 나는 3kg짜리 노트북 메고 다니면서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는데 11kg이 'Portable'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그래도 나름 보조배터리도 제공하고, 앞의 키보드를 뚜껑처럼 딱 닫으면 나름 안정감 있게 옮겨 다닐 수는 있을 것 같다.

이건 한 달에 만 대나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Otrona Attaché Z80 (1982)


포터블 컴퓨텈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상에 귀여워랔ㅋㅋㅋㅋ


현 시각 얼마나 많은 서비스 이용이 이루어지는지 보여주는 자료


놀라웠던 건 오늘 구글 검색 양이 35억인데 유튜브 비디오는 81억번이나 재생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메일은 1659억개나 보내졌다고! 처음엔 구글 검색 양이 제일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의아하기도 했다. 그러다 내가 하루에 받는 이메일 개수를 가늠해보고 수많은 검색 엔진의 등장까지 고려하니 구글의 숫자도 나름 납득이 되었다.


최초로 '스마트폰'이라고 불렸다기에 우스워서 찍어봤다.

2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핸드폰이 참 많이 발전했구나 싶다.



이제 'Open Space'라고 불리던 2층!

2층은 많은 종류의 게임이 전시 및 보관되어 있어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채환이랑 붙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1세대 콘솔 게임기'

마우스 비스무리한 저것을 이용해 공을 튕겨 골을 넣는 게임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이 가상 현실 게임!

운이 좋게 바로 시험해볼 수 있었는데, 정말 내가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손으로 잡고 있는 것이 우주선인데, 날아오는 콩알 모양의 총탄을 피하게 하면서 적을 쏘아 맞추면 된다.

우주선만 안 맞으면 되는데 나는 내 몸도 그 총탄을 맞으면 안 되는 건지 알고 정말 열심히 몸을 꼬고 비틀며 피했다.

옆에서 날 보시던 분은 얼마나 웃겼을까 (......)


최초의 웨어러블 컴퓨터

즉 시계형 컴퓨터!

지금 나온 Apple Watch나 기어보다 훨씬 '시계'스럽다.


주변에서 서성이며 체험 시간을 기다렸다가 채환이와 함께 VR 체험도 했다. 안그래도 오기 전에 집에서 구글 카드보드로 VR 360도 영상을 체험해봤는데 확실히 제대로 된 기계로 보니 돌아가는 각도에 반응하는 거나 초점이 훨씬 더 고퀄이긴 했다. 그치만 이렇게 삐까뻔쩍하게 만들어놓은 것 치고는 체험이 너무 건성이지 않나 싶다. 중간에 끊을 게 아니라 영상 자체를 짧게 만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는 느낌을 줄 테고, 헤드폰도 씌워서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려주었으면 체험 만족도도 훨씬 높았을 것이다. 기다린 것 치고 기대 이하라 아쉬웠다.



지하에도 뭔가가 있다기에 내려가보았다.


들어올 때 보니까 '키보드 와플' 하고 떡하니 광고를 해두었던데 여기가 와플을 비롯한 음료를 파는 카페였다.

전자회로처럼 양쪽 벽을 디자인했는데 꼭 매트리스같은 느낌이었다.


안쪽에는 이렇게 오락실이 있었다.

1세대 콘솔 게임이었던 'PONG'이 전시되어 있고 보글보글이나 철권 같은 고전 게임도 할 수 있다.

PUMP도 있다!

채환이랑 철권 붙었는데 완전히 졌다. ㅠㅠ

무슨 기술을 어떤 타이밍에 써야 적절한 공격과 방어가 되는 건지 몰라서 막 아무거나 눌렀다.

분명 채환이도 아무거나 막 누르는 거 같은데 매번 내가 졌다.


복도 벽면은 키보드의 키로 장식을 했다.



다시 3층으로 올라갔다. 뭐가 있나 궁금했는데 여기는 'Hidden Stage'라고 했다.


옛날의 마우스 작동 방식처럼 X와 Y 휠을 각각 돌려 캐릭터를 도착점까지 무사히 옮기는 게임이다.

총 10 stage가 있다고 하는데 5 stage를 넘어가면 은근히 어려워진다.

다 깬 사람이 몇 없다고 한다.


애꿎은 도우미분 탓 ㅠㅠ

하 그래도 집중 잘 하고 있었는데...


 YEAH!!!!!!!!!!!!


.....................(멈춤)


채환이도 게임에 도전했다.

이게 은근 약이 오른다. 계속 실패하는데도 왠지 다시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도우미분이 채환이를 도와주셔서 각자 휠 하나씩을 잡고 돌려도봤지만 이렇게 해도 끝까지 가진 못했다.

그래도 7단계까진 갔다. 마음 급한 채환이를 계속 천천히- 천천히- 하면서 진정시킨 게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인 것 같다.


일종의 코딩!

아래의 블럭을 조합해서 로봇의 움직임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갖가지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는 Open Storage.

매 주 꺼내서 보여주는 소장품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번 주는 구글 글래스였지만 시간 문제로 우린 체험해보진 못했다.


CODE.ORG


지금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완전 히트치고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직접 코딩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채환이도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이라 흥미를 보였다. 


'CODE.ORG'는 미국의 프로그래밍 비영리단체 'code.org'가 만든 코딩 교육 플랫폼이다. 인터넷 강의와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코딩 입문자가 들을 수 있는 4단계 정규 과정과 모든 연령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Hour of Code'과정이 있다고 한다.


▼ 좌표는 요기! ▼

https://code.org/


더운 날씨에 무척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던 넥슨컴퓨터박물관!

채환이도 나도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고, 어른들도 추억팔이에 젖어들 수 있을 법한 곳이라 가족 단위로 와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