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3. 20:04ㆍ 데일리로그/식집사의 관찰 일기
작년 봄에 심은 파프리카!
한창 집에 화분을 늘리던 때라
씨앗이란 씨앗은 다 싹부터 틔우고 보던 때였다. 😂
하나 자를 때마다 씨앗이 수십 개씩 나오는 파프리카도
당연히 심어봐야지 하면서 키친타올에 물발아를 시켜봤다.
물 적셔서 어둡고 따뜻한 곳에 두면 금방 씨앗이 발아한다.
어차피 잘 자라는 것만 옮겨심을 거니까
임시로 플라스틱 통에 구멍을 뚫고 화분으로 사용했다.
하나에 씨앗 두 개씩 넣었다.
일주일도 안 되어서 흙 위로 싹이 올라왔다.
열심히 심고 나서 남은 씨앗은
그냥 몽땅 모종 포트 화분에 털어넣었는데
이것도 아주 왕성하게 자랐다.
하지만 심을 데가 없어서 결국 모두 저 바깥 어딘가로...
플라스틱 통에 줄 맞춰 심었던 씨앗들이 떡잎을 잘 냈다.
두 개씩 심었더니 좀 빽빽하다.
너무 빽빽하니까 크고 튼튼하게 잘 자라는 애들만 두고
나머지는 모두 솎아줬다.
플라스틱 통에서 자라던 새싹 중
가장 크고 튼튼한 것 하나만 화분에 심어줬다.
자랄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해야 한다길래
처음부터 큰 화분에 심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물 주기가 까다로워서...
플라스틱 포트 화분에서 좀 키우다가 옮겨 심을 걸 그랬다.
하지만 뭐 잘 자랐으니깐!
여전히 플라스틱 화분에서 자라던 친구들도
본잎이 나기 시작했지만...
화분은 큰 방에 두고 플라스틱 통은 뒤쪽 베란다에 두었는데,
여름에 베란다는 신경을 잘 안 썼더니 싹들이 다 말라죽었다. 😭
화분에 심은 싹은 잘 자라서 잎이 여러 장 났고,
가을이 되니 이제야 모종만 한 크기가 되었다.
자라면서 점점 기우는 것 같아 지지대도 하나 꽂아뒀다.
방아다리에 핀 꽃은 떼어줘야 다음 열매들이 잘 자란다고 한다.
곁순도 따주고!
꽃이 네 개나 펴서 매일 매일 직접 붓으로 꽃가루를 건드려
인공 수분을 해줬다.
근데 하나는 너무 세게 건드리는 바람에 꽃이 떨어졌고
나머지 세 개는 어떻게 되나 지켜봤는데...
꽃 세 개 중에 두 개가 수정에 성공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도 채 되지 않는 미니미한 사이즈 🙈
열매가 맺었을 때 시든 꽃잎은 떼어주고 싶었지만
혹시나 건드리다 열매가 떨어져버릴까봐
고이 지켜만 보았다.
씨앗을 심은 지 무려 8개월이 지나서야 열매를 본다.
한번 진딧물의 총공을 받는 바람에
핀셋으로 진딧물 처리하고
잎 뒷면에 진딧물 알이 생긴 것들은 모두 떼어줬다.
그러고도 걱정이 되어 소주를 스프레이로 뿌려주고
이틀 정도 후에 물을 뿌려서 잎을 싹 씻어주었다.
근데 소주가 너무 독했는지
아님 소주가 마르면서 기공이 막혔는지 어쨌는지
잎 대부분이 누래지고 구멍이 나고 시들었다.
상태가 안 좋은 잎들을 다 떼어줬다.
조심조심 했는데도
물 주다가 또 파프리카 하나가 떨어져버렸다. 흐잉
원래 꽃 필 때쯤부터 영양 보충을 해줘야한댔는데
그냥 물만 열심히 줬더니 파프리카가 저 크기에서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
그래도 혹시 몰라서 뒤늦게나마
알로 된 비료를 위에 조금 뿌려줬다.
더 이상 안 크는 건가 어떻게 되는 건가 하고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얼마 전 색이 이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수확한대도 어떻게 먹나 싶을 만큼 너무 작은 열매지만
그래도 초록색만 가득한 방에 빨간색이 하나 생기니까
포인트도 되고 무지 앙증맞고 귀엽다!
▼ 도시농부의 다른 작물 생장일기는 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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