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 사이 고독한 주니어
2024. 8. 8. 05:09ㆍ 데일리로그/일하는 사람의 자아
일당백을 해내고 있는 것 같은 옆 팀 막내 분께 물었다. 연차 차이가 한참 나는 시니어들 사이에서 유일한 주니어로 일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없냐고.
잠시 생각해 보더니 그는 말했다.
어떤 문제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서 공부한 걸 정리해 발표하더라도, 거기에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일에 팀원들이 심드렁한 편이라, 본인의 의지만으로 뭔가를 바꿔보기가 쉽지 않았다고.
요즘 일이 재미 없다고 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스펙이 "요구 사항"으로 자꾸 추가되어 있단다. 자기가 만드는 서비스가 어딜 향해 가고 있는지 고민하는 자리에선 완전히 배제된 셈. 성취감을 박탈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년 전 나도 거기에 있었다.
팀장님이 자주 물어다주시는 외부 발표의 기회, 팀 내부적으로 매주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가벼운 발표, 비슷한 연차의 동료들과 공유하는 커리어 고민과 성장에 대한 욕심.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문화와 자산을 헤아려본다. 고이지 않기 위한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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