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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16 제주

#10 색감적 식사, 다람쥐식탁 & 폐공장cafe, 앤트러사이트

색감적 식사, 다람쥐식탁


 제주 여행에서 유일하게 찾아간 밥집이다. 카레를 좋아하는데, 예쁜 그릇에 화려하게 플레이팅한 맛있는 카레를 판다기에 부러 일정에 끼워 넣었다. 이런 저런 소품들로 다양하게 꾸몄는데 밝고 깔끔한 분위기였던, 맘에 드는 인테리어였다. 원래 물건을 꺼내 놓으면 예쁘긴 하지만 정리를 잘 해야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데. 식당의 벽엔 한 화가의 그림 몇 점을 전시했다. 갤러리로도 쓰이는 공간이었다. 공간의 용도가 다양해지는 게 나는 참 좋다. 복합문화공간같은 것.



 제주제주한 모자와 규동·가츠동에 어울릴 법한 그릇, Pocky 과자, 수첩 등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매대임과 동시에 장식품이기도 한 것. 나무 장이 너무 예쁘다. 특히 다리! 웬만해선 촌스럽기 어려운 게 나무로 만든 가구인 것 같다.



 카레 세 가지를 두고 고민했다. 미트토마토카레를 주문했는데, 지금 보니 시금치두부카레를 시킬 걸 그랬다. 어디 가서 못 먹어 볼 것이기도 하고, 이런 독특한 메뉴가 의외로 이 집의 장기일 수도 있는데.



 필터 때문에 대조가 좀 심하게 나오긴 했지만, 토핑 색이 다양해서 전체적으로 색감이 화려하다! 옛날엔 몰랐는데 크림을 뿌린 카레를 몇 번 먹어보니 무척이나 부드러운 게 맨 카레보다 더 입에 잘 맞다. 그리고 마늘칩이 너무 좋다! 허허허허... 정말 맛있었고 양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역시나 입이 짧은데다 일어난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다 먹지 못하고 몇 숟갈 남기고 말았다.




앤트러사이트



 폐공장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려 인테리어를 한 곳이라고 들었다. 앤트러사이트 합정점에 간 사람의 인스타 게시물을 보고 제주에도 같은 컨셉과 이름의 카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제주에 가거든 꼭 들르리 마음을 먹었던 곳이다. 이게 마침 또 다람쥐식탁에서 스쿠터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골목을 달려오는데 분명 근처에 카페가 있어야 하는데 딱히 보이는 간판도 없어서 순간 막막했다. 그러다 큼지막하고 허름한 건물이 보이기에 딱 봐도 여기군 하고 들어왔다. 차도 몇 대 대져 있었다. 폐공장st일 줄 알았는데 그냥 폐공장이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건물 근처에 풀도 무성하고...



 어차피 커피 마실 거면 드립커피로 마실 걸 왜 아메리카노를 마셨지? 아무튼 밀크티가 없다는 것에 아쉬워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 3.5

아메리카노 4.0

카푸치노, 카페라떼, 카페모카, 카페바닐라 5.0



 자리를 잡으려고 황망하게 돌아다녔다. 자리들이 하도 넓어서 혼자 차지하고 앉으려니 좀 애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점심 손님이 오기엔 살짝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자리는 많이 남아 있어서 눈치 안 보고 한 자리 차지해 앉았다.


 좀 불편했던 게 테이블 높이였다. 테이블이라기 보단 평상에 가까운 높이여서 의자에 앉아 있어도 좀체 편하지가 않았다. 특히 캘리를 하려고 태블릿을 꺼냈는데 팔 높이에 받칠만한 것이 없어 엉거주춤한 자세로 한참을 있어야 했다. 카페가 제3의 공간인 내게 이곳은 '카페로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트여있고 불편하다. 그렇지만 여행지로는 꽤나 괜찮은 곳이었다.



 오롯이 드러낸 흙바닥, 돌 틈새로 자라는 잡초와 돌을 덮은 이끼, 기존의 공장에서 썼을 법한 묵직한 기계, 그 와중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 백열전구. 그 안에서 쉬고 있다는 게 어울리지 않은 듯하면서도 의외로 조화롭다. 그 이색적인 경험이 여행지로서는 퍽 괜찮다는 것이다.



 화장실의 창문틀은 그 바깥 풍경 덕에 사진 액자를 걸어놓은 듯 했다. 노랑과 초록이 혼재하는 초가을.



 화장실마저도 컨셉이 확 박히는 매력적인 카페였다! 찾아보니 합정 앤트러사이트는 보다 편하게 쉴 수 있는 분위기던데, 조만간 한 번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