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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16 제주

#9 독차지한 4인실 방 & 제주 고기국수

바다샘 게스트하우스


 원래 계획은 첫째 날 동쪽을 다 돌아보고 둘째 날 산굼부리와 사려니숲길을 본 후 서쪽 해변도로를 달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일정이 모두 뒤로 밀리면서 둘째 날 바다란 바다는 죄 돌아보고 다니게 되었다. 이호테우 해변에 다다랐을 땐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다. 원래 계획이었던 협재까지 가기엔 너무 길이 어두워져 위험할 것 같았고, 더구나 일몰을 보며 달리고 싶어 1132번 국도가 아닌 구불구불한 해변도로를 택했기 때문에 곽지과물 해변까지도 겨우 도착할 만한 시간이었다.


 곽지과물 해변에 가는 길에 '구엄리 돌염전'을 발견해 잠깐 스쿠터를 멈췄다. 수평선 근처엔 구름이 짙게 깔려 해넘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붉게 물든 하늘이 장관이라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키 만한 돌하르방에 기대어 한참 바다를 바라봤다.


 곽지과물 해변에 이르러 대충 주차를 해두고 근처 숙소를 검색했다. 여러 곳이 나왔는데, 리뷰도 달리고 평도 좋은 곳들은 남은 자리가 없다 했다. 좀 더 내려가볼까 하다가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아침에 곽지과물 해변에 나와 산책을 좀 하고 싶기도 해서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리뷰 하나 없는 곳에 전화를 했다. 방이 있댄다. 그렇게 간 곳이 바다샘 게스트하우스였다. 해변과는 엄청 가까웠다. 편의점과 가게가 모여 있는 곳 바로 뒤에 있었고 해변까지 얼마든지 걸어나올 수 있는 곳이었다. 바로 옆에 주차장도 있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가보니 4인실 방이 텅텅 비어있었다. 아싸리! 혼자 쓴다! 내가 잘 곳에 새 침구를 깔아주셨다. 친절하게 시설 안내도 해주셨다.



 방마다 화장실이 하나씩 딸려 있는 모양이었다. 샤워를 하거나 밤중에 화장실을 이용하러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 게다가 방을 혼자 쓰니 샤워도 편하게, 옷 입고 벗는 것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커피와 차가 언제든지 제공된다 하셨고, 아침에는 조식으로 빵도 제공해주신다고 하셨(고 나는 새벽바다를 보고 조식을 먹을 야심찬 계획이었으나, 개뿔 11시 퇴실시간이 다 되어서야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고 한)다.




임순이네 고기 국수



 해지기 전에 급하게 넘어오느라 저녁 먹을 시간을 놓친 터였다. 숙소를 찾아 짐을 풀고 나오느라 더 늦어져버렸다. 숙소에서 나와 근처를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밥 먹을 만한 식당은 딱 한 군데 열려 있었다. '임순이네'라고 제주 몸국이랑 육개장, 고기 국수를 파는 곳이었다. 안 그래도 오늘 점심으로 고기 국수를 먹으려다 못 먹었는데, 마침 이렇게 식당을 발견해서 딱이다싶었다.



 지드래곤이 제주도에 와서 고기 국수를 먹고 그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는데, 그 덕에 동아시아에서 공유하는 문화 한 가지가 딱 드러났단다. 바로 국수에 고기를 얹어 먹는 것! 제주 고기 국수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본 사람은 라멘이라 하고, 베트남 사람은 쌀국수라 하고...... 신기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후루룩 후루룩 먹었는데, 양은 많고 입은 짧아 다 먹지 못하고 나왔다. 배 통통 두드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