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해 먹는 집밥 요리

2021. 1. 14. 01:02데일리로그

🥑 아보카도 오븐 구이

아보카도 오븐 구이

오븐이 생기면 해 먹으려고 저장해두었던 아보카도 오븐 구이 레시피!

아보카도 씨를 파내고 공간을 조금 더 크게 만든 다음, 달걀노른자를 넣고 흰자로 빈 공간을 채워주면 된다. 치즈나 베이컨 등 원하는 토핑이 있으면 더 얹어주면 되는데, 냉장고에 소시지 맛 나는 닭가슴살이 있어서 잘게 잘라 얹어주었다. 맵시에 빠질 수 없는 파슬리로 마무리. ㅎㅎㅎ

정말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나와서 아주 기대하고 한 숟갈 떴는데! 흠... 구운 아보카도는 별로였다. 내가 좋아하는 건 생으로 먹는 아보카도의 온도와 식감이었다. 뜨겁거나 식어서 미적지근해진 온도의 아보카도는 맛까지도 밍밍해졌다. 달걀이랑 같이 떠먹으니 아보카도 맛은 완전 달걀 맛에 묻혀버렸다! 새해 첫 끼니였는데 대실망...ㅎㅎ 이 작은 걸 한 입 두 입씩 몇 시간에 걸쳐 먹었다.

 

🍓 딸기 리코타 프렌치 토스트

딸기 리코타 프렌치 토스트

진선이네 집에서 주말 브런치로 먹은 딸기 리코타 프렌치 토스트

나서는 길에 집에 있는 화분에서 애플민트 세 줄기를 잘라 도시락 통에 담아 가서, 완성된 토스트 위에 장식으로 얹어주었다. 진선이가 딸기를 아낌없이 얹어주어서 아주 화려하고 예쁜 식탁이 되었다. 장식을 하니 사진을 찍니 하다가 토스트는 다 식어버렸지만 ㅎㅎㅎ

홍차 한 잔 놓고 몇 시간을 내리 수다를 떨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되면서 이렇게까지 말을 오래 한 게 너무나 오랜만이라 목이 빠르게 쉬었다. 처음으로 말을 하다가 목을 덜 쓰는 발성을 고민하고 소리의 크기를 낮췄다. 들리는 소리가 크면 내뱉는 소리도 같이 커진다. 앞사람이 목 아프겠다고, 작게 말해도 들린다고 누차 말을 해줘도 절대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나다.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면 배경 음악 소리, 주변 사람들의 대화 소리 때문에 내 목소리도 덩달아 커져서 목을 너무 혹사하게 된다. 우리만 있는 조용한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니까 여전히 목은 험하게 써도 최소한 목이 아픈 걸 느끼고 컨트롤은 할 수 있었다. 여덟 시간이 넘게 떠들었더니 돌아오는 길에 목이 따끔따끔했다. 밖에서 만났으면 목이 아파서 일찍 파했을지도 모른다.

 

🍛 코코넛 치킨 커리

코코넛 치킨 커리

진선이네 집에서 저녁밥으로 해먹은 코코넛 치킨 커리

카레 가루에 마늘, 생강, 치킨스톡, 피쉬소스,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이면 되는 간단한 요리다. 원래의 레시피엔 카레 가루가 아니라 커리 페이스트를 쓰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쿠팡 배송이 늦어져서 집 앞 슈퍼에서 고형 카레를 사 왔다. 두 명이니까 고형 카레도 두 조각을 넣었는데 너무 짠 바람에 있는 코코넛 밀크를 죄다 털어 넣어야 했다. 레시피는 간단한데 재료가 평소 하는 요리에 잘 쓰지 않는 것들이었다. 이번 요리해 먹고 나면 또 언제 쓰려나 싶은 것들. 특히 생강은 작은 것 하나를 사도 한번 요리에 쓰는 양이 워낙 작다 보니 남는 재료가 너무 많은데, 진선이 덕에 잘게 다져 건조해서 나오는 생강이 있는 걸 알게 됐다. 혼자 살면서 쓰기에 적당한 양의 재료를 사는 게 쉽지 않은데, 아주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 라따뚜이

라따뚜이

영화 라따뚜이를 본 이후로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요리, 라따뚜이

과정 중에 제일 번거로운 게 예쁘게 담는 것일 정도로 간단한 요리라고 들었는데, 맞는 말이었다! 마늘과 양파를 넣고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그 위에 얇게 썬 채소를 예쁘게 담은 다음 오븐에 구워내면 된다. 화분에서 또 로즈마리 한 줄기 잘라다 얹어도 주고 후추도 갈아서 뿌린 다음 구웠더니 촉촉하고 아주 맛있는 요리가 나왔다. 피자 치즈를 넣으려고 사둔 게 있는데 채소를 다 담고서야 생각이 나서, 조심조심 채소를 들어 그 아래에 치즈를 쑤셔 넣었다. ㅎㅎㅎ

밖에 눈이 많이 쌓여서 창문을 열었다. 설경 보면서 뜨거운 음식을 먹으니까 캠핑 온 것 같은 느낌!

 

피자 스타일 라따뚜이

라따뚜이 만들면서 잘라둔 재료로 한 번 더 해먹었다. 예쁘게 담는 건 귀찮으니까 그냥 마구 피자 토핑처럼 얹었는데, 약간 실패. 토마토소스에 채소가 닿아야 소스가 스미면서 맛있어질 텐데, 토마토소스 - 치즈 - 야채 순으로 얹었더니 소스랑은 따로 놀아서 아쉬웠다.

실수로 주문한 2.5kg짜리 토마토 페이스트가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이번엔 뭘 해먹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