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Wie Wiener, 도나우 운하길 거닐다 수확제 흘긋

2017. 11. 25. 08:49해외여행/2017 빈∙프라하 혼자여행

빈의 고유한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 시내 건물의 높이에 제한을 두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균일하면서도 각기 다른 오묘한 색으로 칠한 건물. 클래식한 건물 사이로 현대의 상징, 차들이 줄지어 놓여있으니 "그래, 여긴 빈이야." 하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Roßauer Lände Trainingspark

도나우 운하(Donaukanal)과 Roßauer Lände 33 사이에 있는 작은 공원. 평화롭고 조용한 산책로가 있어, 청명한 날 여유를 즐기러 가기에 맞춤인 곳이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으로만 꽉 차있던 일정 사이에 햇살을 만끽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Ein älteres Paar, Roßauer Lände Trainingspark


Eine Familie, Roßauer Lände Trainingspark


Erntedankfest 2017 im Wiener Augarten

빈의 수확제! 독일어로는 Erntedankfest(에언테당크페스트)라고 한다. Ernte가 '수확'이라는 뜻이고 Dank는 'Thanks'와 같다. '감사'의 뜻이다. 'Fest'는 'Festival', '축제'라는 뜻! 그러니 말 그대로 수확감사축제, 곧 '수확제'다. 올해 2017년엔 9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엄청 큰 공원 Augarten에서 열렸다. 우연히 이 수확제에 대해 듣게 되어, 여행자로서는 참 운이 좋게 축제를 즐기러 갈 수 있었다.


das Orchester des Erntedankfest

수확제의 메인 광장에선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전통 의상 패션쇼, 톱질 경연대회 등을 열고 있었다. 이 축제가 수확제인 것을 모르고 왔더라도, 당근이며 파프리카, 호박 등 다양한 야채로 꾸며놓은 무대를 보면 곧바로 이게 수확제임을 알아챌 수 있었을 거다. 사람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생맥주를 손에 든 채로 한껏 흥이 올라있었다.


Spiralkartoffeln des Erntedankfest

마치 크리스마스 마켓처럼 많은 농부들이 수확한 작물을 들고 나와 팔고 있었다. 싱싱한 야채 그대로를 팔기도 하고,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 팔기도 했다. 나는 회오리감자가 한국 길거리 음식인 줄로만 알았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만날 줄이야. 한국 게 아니었나보다. 와인이나 맥주는 안 팔리가 없고. 아! 치즈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원하는 치즈를 이야기하면 시식용으로 작은 조각을 잘라 내어주었다. 치즈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단 걸 그 가게에서 알았다. 소프트 치즈는 생전 처음 먹어봤는데, 내가 아는 치즈의 식감이 아니라서 퍽 당황스러웠다.


Kürbisse im Erntedankfest

세상 모든 종류의 호박을 다 모아놓은 것만 같다!

저렇게 새빨간 호박도, 땅콩모양 호박도 다 처음 보는 거라 눈이 휘둥그래졌다.


Leute, die das Bier trinken, Erntedankfest in Wien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아 생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더운 날 마시는 생맥주의 첫 한 모금은 맥알못조차도 "크~"하게 만든다.


Kinder des Erntedankfest

이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전통 장난감인 모양이다. 리듬을 잘 타서 훅 당기면 인형을 한 바퀴 돌릴 수 있는데, 이 아이 다음 순으로 줄은 잡은 아이는 타이밍을 잘 못 타서 성공을 못한 채 다음 아이에게 거의 빼앗기듯 줄을 내어줘야 했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빈 사람들의 수확제! 여행하러 왔다가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