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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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스퍼 타고 탄도항 당일치기
어렸을 땐 장거리 트럭 운전사인 아빠를 따라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다. 트럭 운전석 뒤엔 엉덩이 너비 정도 되는 공간이 있다. 키 작은 초딩이 두 다리 뻗고 누워도 충분히 넉넉한 공간이 나왔다. 거기에 이불을 깔고 누워 있으면 엔진의 열기 덕분에 전기장판을 켠 것처럼 등이 뜨끈뜨끈했다. 밤중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에서 균일한 엔진 소리를 듣다가 스르륵 잠에 들었다. 온 가족이 아빠를 따라나설 땐 트럭이 아니라 다마스를 타기도 했다. 뒤편에 있는 시트를 접고 이불을 깔면 언니랑 둘이 누워서 데굴데굴 구를 수도 있었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참 좋아했다. 차에서 듣는 노래를 좋아하고, 히터를 켜고 있다가 창문을 살짝 열면 훅 들어오는 낯선 온도의 바람을 좋아했다. 밤에 텅 빈 도로를 달릴 때 일정하게 지나가..
2021.11.05 -
인생 2회차의 운전을 지향하는 운전 2회차의 인생
아 물론 동승자 없이 단독 운전이 2회차 주차 관리 요원 분이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라고 할까봐 몹시 쫄렸지만, 30분 안에 나올 거라고 하자 지상에 대라고 하셨다. 아주 안도했다. 바닥에 주차선이 없어서 어찌 저찌 넣었더니 차가 옆 영역으로 10% 정도 넘어갔다. 내렸다가 다시 올라타서 시동을 켜니 요원 분이 '쟤 지금 뭐하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주시했다. 눈빛이 아주 부담스러웠지만 똑바로 대고 싶었다. 여러 번의 교정 시도 끝에 비스듬하긴 해도 제 영역 안에 잘 들어갔다. 회사 주차장 무사 입성... 😵😵😵 돌아오는 길엔 귀성길이랑 경로가 겹쳤는지 차가 엄청 막혔다. 차로마다 차가 빽빽한데 끼어드는 차도 많고 끼어들어야 하는 상황도 많았어서 내내 바짝 긴장한 채였다. 아직 길도 익숙지 않다보니..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