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 제주 여행 준비

2016. 10. 5. 01:36국내여행/2016 제주

2016. 09. 25 ~ 27.


제주도 혼자여행 준비하기


 혼자 여행을 떠나보자, 마음을 먹고 가장 먼저 저지른 일이 제주도행 비행기 표를 예약하는 것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만이 떠나는 여행이다 보니 계획을 세워두었더라도 다른 일에 치여 쉽게 떠나지 못하게 될까, 빼도 박도 못하게 덜컥 표부터 사버린 것이다. 그게 벌써 석 달 전 일이다. 다른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자고 한 휴학인데 정작 자유 여행은 가보지도 못했던 1학기가 아쉬웠다. 6월 20일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아시아나 9월 항공권 특별 할인 이벤트를 발견했다. 예매시작일이 공교롭게도 바로 그다음 날이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한 알람, 혹시나 까먹을까 9시 15분 전 알람까지 맞춰두었지만 내 잠귀는 그 수많은 알람을 다 흘려버렸다. 오후에 있던 운전수업마저 못 갈 뻔 했을 만큼 늦잠을 자 버렸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약 페이지를 열어봤다. 하지만 역시나 대부분이 모두 매진이었다. 그런데 급하게 예약했다 다시 취소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다행히도 모든 날짜의 모든 표가 매진된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짜에 가면 좋을까 고민하다 숙소를 고려해 일요일을 출발일로 정했다. 2학기에 청강하려는 수업이 화요일과 수요일에 열리는 탓에, 수요일에 듣는 것으로 하고 화요일에 돌아오기로 정했다. 이때는 알지 못했던 것 세 가지가 이번 여행의 아쉬운 점이다. 하나, 그 수업을 청강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 둘, 어차피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를 것이라면 주말과 평일 차이가 없는데 그것을 몰라 굳이 일요일에 출발했던 것. 그리고 셋, 그렇게 일요일에 떠나 화요일에 돌아오게 되었는데 제주 여행에 2박 3일은 너무나 짧다는 것.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표 한 장이 있어 마침 잘 되었다, 하며 예약을 하려는데 결제 과정에서 자꾸 문제가 생겼다. 세 번이나 시도했는데도 자꾸 튕겨 다시 처음부터 해야 했다. 그러던 중 그 좋은 표가 사라져버렸다. 그새 누가 채간 것이다. 망할 결제 시스템! 별수 없이 차선책으로 오후 한 시 반쯤 출발하는 표를 예약했다. 돌아오는 날도 최대한 놀고 돌아오려고 저녁 늦게, 대신 막차가 끊기기 전에 올 수 있는 시간으로 골랐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최대한 앞당기려다 에어서울 항공기 편을 고르게 되어서 돌아오는 비행기도 에어서울 항공기를 골라야 했다. 그렇게 정한 비행기가

OZ9585 2016/09/25 김포-제주 13:20

OZ9588 2016/09/27 제주-김포 20:30

이 두 편이었고, 총 73,500원이 들었다.


 유월에 표를 예약해놓고선 어딜 갈지, 어디에 머무를지는 출발일 하루 전날에야 알아보기 시작했다. 온종일 구글링을 하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뒤져가며 갈만한 여행지를 찾았다.


<제주 추전 여행지 지도>


 이번에 가고 싶은 곳들을 찾아 죄 적어두었다. 마침 이번에 산 태블릿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물론 저번처럼 컴퓨터 포토샵으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괜히 태블릿을 써보고 싶어 열심히 만들었다. 여행 중에 알게 된 곳도 태블릿을 꺼내 금방 추가할 수 있어서 무척 편했다(고 계속 나에게 되뇌고 있지만 사실 여행 중에 적은 건 슬슬슬로우 뿐이고, 그마저도 지나가다 오픈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쳐버렸다).


 원색이 많은 더럭분교와 달리 파스텔톤이라 은은하니 예쁘다는 동복분교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낮에 가려면 주말에만 가능하다기에 도착하자마자 첫 여행지로 이곳을 가기로 했다. 드라이브하며 제주 바다를 즐기려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한다는 충고를 읽었는데, 이 동복분교 하나 때문에 나는 동쪽부터 가보기로 했다.


 우선 계획은

첫째 날 : 스쿠터 대여 - 동복분교 - 김녕성세기해변 - 월정리해변 - 세화해변 - 사차원게스트하우스 - 용눈이오름

둘째 날 : 산굼부리 - 사려니숲길 - 삼다수목장 - 김경숙해바라기농장 - 이호테우해변 - 곽지과물해변 - 앤트러사이트 - 협재해변 - 플래닛게스트하우스

셋째 날 : 나홀로나무 - 새별오름 - 카멜리아힐 - 오설록 티뮤지엄 - 제주공항

이렇게 세웠다.


 여행 준비물도 인터넷에서 체크리스트를 찾아 지도 밑에 붙여두었다. 다만 해외여행용이라 국내여행 2박 3일용으로 내게 필요한 것만 골랐다. 출발 당일 오전에 짐을 챙기면서도 혹시 까먹은 게 있을까봐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어 참 좋았다.



<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서류 

전자기기 

생활용품 

의류 

구급약품 

기타 

현금

신용,체크카드

운전면허증/신분증

항공권 

핸드폰 + 충전기

카메라 + 충전기

태블릿 + 충전기

포켓파이

이어폰

삼각대

보조배터리

물티슈

칫솔, 치약

샴푸, 린스

클렌징폼

바디클렌져

빗, 머리끈

화장품

자외선차단제

지퍼백

선글라스

면봉, 화장솜

리무버

생리용품

인공눈물

바람막이

반팔, 반바지

긴팔, 긴바지

잠옷

양말

속옷

수건

연고

밴드

간식

우산

수첩, 필기구 


 스쿠터로 이동할 거라 캐리어는 포기해야 했다. 작은 백팩을 메고 다녀야 하니 짐을 최대한 가볍게 꾸렸다. 옷도 따뜻하면서 가벼운 것으로 고르고 화장품도 최소한의 것만 챙겼다. 갖고 있는 전자기기가 많아지다 보니 기기 본품에 충전기까지 챙기는 게 꽤나 버겁긴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카메라, 태블릿, 포켓파이, 보조배터리 모두 마이크로 5핀 단자로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삼각대가 많이 무겁긴 하지만 혼자 여행을 다니며 번번이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할 수도 없고, 그렇게 찍은 사진은 얼굴이 모두 경직되어 마음에 들지도 않으니 삼각대는 꼭 챙기기로 했다. 사실 연고와 밴드는 쓸 일이 없겠지 싶어 빼버렸는데, 여행 첫날 보기 좋게 스쿠터에서 넘어진 바람에 결국 새 밴드를 구매했다. 생각해보면 여행을 할 때마다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겨 밴드를 구매하니, 기왕이면 연고와 함께 챙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짐을 싸면서도 놀란 것은 이 모든 것이 작은 백팩 안에 다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이제 남은 건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