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클림트 인사이드 / 핑거팁스 수제버거
2016. 12. 29. 가장 좋아하는 화가를 꼽으라면 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구스타프 클림트를 말할 것이다. 내가 클림트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어렸을 적, 가족과 여행을 갔을 때 묵었던 숙소 욕실에서였다. 그 숙소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치자면 스위트룸 격인 방이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열면 밤하늘을 볼 수 있고, 바깥에 있는 욕조에 물을 받아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고급진 곳이었다. 그런데 욕실 벽에 나를 몹시도 민망하게 하는 그림이 있었다. 남녀가 부둥켜 안고 볼에 입을 맞추고 있는 그림이었다. 혼자 낯 부끄러워 하며, 나중에 가족들도 다 이걸 볼텐데 어떡하지, 샤워 내내 걱정을 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하나도 진하지 않은) 키스를 보며, 배우들이 진짜로 키스를 할 수는 없으니까 인중..
2017.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