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가족 나들이

2016. 11. 28. 00:00국내여행/2016 서울∙경기

2016. 06. 25.


수원화성 가족 나들이


가족들과 수원에서 만나 수원화성을 둘러보고 집으로 오기로 했다. 그래서 가족들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남태령쯤에서 환승을 하고, 장안문로터리에서 가족을 기다렸다. 중간에 7770을 기다릴 때 3분 후 도착을 한다기에 꽃 옆에서 셀카를 찍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버스가 정류장을 그냥 지나가고 있었다! 교외지역이라 그런가, 다른 버스들도 멀리서 다가오는 버스에 손짓 발짓 눈짓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버렸다. 그래서 땡볕 아래 한참을 더 기다려 환승할 수 있었다.

장안문로터리에 있는 한 건물의 외벽에는 떡하니 정조의 거대한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수원의 정조 사랑... (정조겠지?)


그 건너에 보이는 장안문!


장안문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성문으로
화성의 사대문 중 북쪽 대문이자 정조대왕을 맞이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정조대왕은 자신이 만든 신도시 화성의 백성들이
영원토록 태평성대를 누리도록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장안(長安)이라고 이름지었다.

장안문은 수원과 한양을 연결하는 관문의 중요성 때문에
옹성*과 적대를 설치하여 효과적으로 성문을 방어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장안문은 화성의 총건축비 87만냥 중에서
가장 많은 5만 8090냥 2전 2푼의 공사비가 소요된 최고의 건물이다.

보통은 남쪽 대문을 정문으로 사용하는데, 화성은 서울에서 내려오는 왕을 고려해 북쪽 대문을 정문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화성 건축비가 87만냥이었다는데, 지금 돈으로 대략 환산해보면 3조 132억원이다. 어마어마했네.

건물에 정조를 그려 놓은 걸 보고, '하긴 화성시 입장에선 정조가 구세주나 다름 없겠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설명문에서도 '정조대왕'이라고 엄청 높여부르고 있다.

* 옹성(甕城): 항아리를 반으로 자른 모양으로 성문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오성지(五星池): 옹성에 설치된 문을 적의 화공(火攻)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옹성문 위에 5개의 구멍을 뚫어 유사시에 이 구멍으로 물을 흘려보내게 함

장안문 바로 옆엔 잔디밭이 있었다!


혼자서도 잘 놈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풀밭에서 앉고 뒹굴고 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허벅지 뒷편이랑 종아리에 풀독이 올라 얼마나 따끔거리고 간지러웠는지 모른다. ㅠㅠ 다음부턴 어디에 함부로 앉으면 안 되겠다.



우리 가족이 걸은 코스는 다음과 같다.


장안문(__) - 북동적대 - 북동포루 - 화홍문(__) - 동북각루 - 북암문 - 동북포루 - 동암문(__) - 수원화성박물관(__) - 화성행궁(__) - 지동순대타운(__) : 약 3.1km

근데 6시가 넘은 시간이라 수원화성박물관은 폐장한 후였고, 화성행궁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풍루 앞 광장에서만 놀 수밖에 없었다.


북동적대 → 북동포루 
장안문에서 북동포루 쪽으로 출발. 오후 여섯 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이라 바람도 선선히 불고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였다.

각 포루는 적이 성벽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성벽의 일부를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만든 치성의 발전된 형태라고 한다.

화홍문에서 바라 본 전경




화홍문(__) → 동북각루 → 북암문 → 동북포루

동북각루에서 바라본 경치

동북각루는 방화수류정이라고도 한다. 1794년정조 18) 10월 19일에 완공되었다. 주변을 감시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와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다.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라는 뜻을 지닌 방화수류정은 독특한 평면과 지붕형태때문에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화성에서 가장 뛰어나며 다른 성곽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암문(暗門)은 성곽의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적이 알지 못하도록 만든 출입구이다. 사람이나 가축이 통과하고 군수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었다. 화성의 5개 암문 중에서 북암문은 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화성에서 유일하게 벽돌로 좌우 성벽을 쌓았으며 1796년(정조 20) 3월 27일 완공되었다.

동암문(__) - 수원화성박물관(__)

동암문과 연무초 사이길

연무초에서 수원화성박물관으로 내려가는 골목길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화성행궁(
__)

화성행궁의 입구, 신풍루

행궁(行宮)은 왕이 행차할 때에 머물던 별궁을 말한다. 화성행궁은 원래 관아 겸 행궁으로 쓰던 것을, 정조대에 화성을 축성하면서 행궁도 확대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의 신풍은 한 고조가 '풍 땅은 새로운 또 하나의 고향'이라 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정조에게 있어 화성이 고향과 같은 고장이라는 의미에서 편액을 걸었다고 한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이곳이 정조에게 얼마나 각별한 곳이었을지 화성 이곳 저곳에서 느껴진다.


지동순대타운(__)

마무리는 지동시장에 있는 순대타운에서! '전라도집'이라니 왠지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전라도에서 온 사람들이기도 하니 그 많은 호객행위를 뒤로 하고 이곳으로 들어갔다. 좀 맵긴 했지만 양이 엄청 푸짐해서, 밥도 못 볶아먹고 나왔다. SNS에 간판과 메뉴를 홍보해주면 순대국을 한 그릇 준다고 해서 잽싸게 페북에 업로드하고 공짜국도 얻어먹었다.

그리고 역시 음식사진은 FOODIE ♥ 크으 훨씬 맛나보인다.

오랜만의 가족 모두가 함께 나들이를 온 거라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했다. 어린 동생도 문구사를 지나치며 흘깃 보고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던 달고나를, 결국은 만들어 먹고 모양대로 잘 쪼개 선물까지 받아서 무척 흐뭇해했다. 늦은 시간에 가서 박물관과 하이라이트인 행궁을 보지 못한 게 몹시 아쉽지만, 그래도 쨍쨍한 여름날 한낮에 돌아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느즈막이 살랑바람 맞으며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데이트 코스로도 짱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