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손품 팔아 좋은 전세 구하는 법

2022. 3. 16. 03:13데일리로그/1인 가구의 삶

전세자금대출 상담받고 매물 조건 정하기

  1. 대략적인 예산을 정하고 은행에 가서 대출 가능한 한도와 상품을 문의한다.
    •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2년치를 챙겨가자.
    • 아직 연말정산 전이거나(1~2월), 취직한 지 1년 미만이거나, 작년에 이직했거나, 작년에 비해 연봉이 많이 올랐다면 갑근세원천징수확인서도 떼어가자.
    • 청년전세자금대출이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가입 조건에 해당하는지도 꼭 확인해보자.
  2. 나는 '신한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 상품으로 골랐다.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최고 2억 2천 2백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즉 2억짜리 전셋집이면 1억 6천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뜻이고, 최대한 대출을 다 당길 거라고 하면 보증금이 최소 27750만원 이상인 집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3. 보증금과 방 개수, 매물 유형(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 정도를 정해서 검색을 시작한다.
    추천하는 서비스는 '네이버 부동산'과 '호갱노노', '네이버 지도'
    나는 아파트, 오피스텔, (엘리베이터가 있는 3층 이상의) 빌라 중에서 방이 2개 이상이고 실평수 10평 이상인 매물 위주로 보았다.

 

 

살 곳 범위 정하기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게 베스트. 하지만 그 근처는 집값이 비싸니까, 회사와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집 조건이 괜찮은 곳으로 갈 수도 있었다. 아예 대중교통 접근성은 떨어지되 조건이 훨씬 좋은 곳으로 가고 차를 사는 방법도 있었다.

 

나의 경우, 회사가 있는 정자역 중심으로 통근 가능하다고 판단한 범위는 이러했다. 신분당선에선 양재시민의숲 ~ 광교(종점), 분당선에선 복정 ~ 수원.

 

신분당선 및 분당선 중 통근 가능 거리의 구간

용인이나 수원으로 가게 된다면, 역세권이면 지하철로 통근하고 그렇지 않으면 차를 사서 자차로 출퇴근을 할 계획이었다. 일단 당장은 재택근무가 기본이고, 한동안은 이 시국이 변할 것 같지도 않으니 조금 멀리 가더라도 당장 차를 사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광주 오포읍에도 저렴하면서 방 많고 집 넓은 타운하우스 매물이 많았는데, 판교까지 거리도 아주 가깝길래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알고 보니 오포읍에서 판교로 넘어오는 유일한 길 태재고개가 교통난이 극심하기로 악명이 높아서, 10분이면 올 거리를 통근시간엔 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에 바로 아웃시켰다.

 

직접 보러 간 매물은 총 열 군데인데, 정말 앱에서 고르고 골라 보러 간 것들이었다. 그만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매물은 다 봤다는 뜻이다. 저 노선도에서 조건에 맞는 건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다 확인했다. 급기야 부동산 사장님이 새 매물 떴다고 연락 줄 때마다, "아, OO동에 있는 전세 2.6억짜리 투룸이요?"하고 읊으며 이미 거른 곳이라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 두 달 동안은 일/식사/잠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부동산 매물 검색에 썼다. 😭 (좋은 집 얻었으니.. 그래 보람 있었어..)

 

 

손품 팔기 위한 부동산 앱 추천

네이버 부동산

  • 🔍 검색 필터가 잘 되어 있다.
    매물 유형 상관없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집들을 모아서 보고 싶은데, 직방은 홈 화면에서부터 매물 유형에 따라 진입로를 나눠놓아서 불편했다. 다방은 필터 기능은 괜찮았지만 네이버 부동산이 매물 수가 더 많은 편이었다.
    단, 매물 내부 사진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직방, 다방은 매물 사진이 꼭 업로드되어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 🔔 아파트 단지나 동 단위로 신규 매물 등록 알림을 걸 수 있다. 입지가 괜찮은 곳이면 알림을 걸어놓고 매물이 뜨자마자 부동산에 연락을 할 수 있다.
  • 📑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평면도를 볼 수 있다. 집 구조를 예상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 🖥 데스크탑에서 PC 버전 말고 모바일 버전으로 접속하는 게 가장 사용하기 편리하다.

 

호갱노노

    • 📈 아파트/오피스텔 시세가 지도에 매핑되어 있어 특정 지역을 한눈에 훑어보기 좋다. = 애초에 볼 필요 없는 곳 고르기 좋다.
      각 건물을 클릭하면 최근 실거래가를 볼 수 있는데, 부동산 시장이 미쳐 날뛰는 시점에선 '최근 실거래 기준 1개월 평균'이 진짜 현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 내가 보던 시점엔 그때 나오는 매물이 지도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비싸다는 걸 감안하고 봐야 했다.
    • 💬 아파트 단지나 오피스텔 건물별로 거주자들이 남긴 리뷰/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
      • '관리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좋다. '이야기' > '검색'에서 '관리비'를 검색하면 평균적인 관리비와 겨울철 난방비, 여름철 냉방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리비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오피스텔을 찾아볼 때 특히 유용하다.
        ex. 2.9억, 수원 광교 호수공원 전경의 힐스테이트 오피스텔. but 관리비가 24 ~ 29만 원... 아니 이 정도면 월세 아니냐고요;
      • 층간/벽간 소음, 겨울철 수도관 동파, 인터넷 속도, 주차 편의성 등에 대한 실거주자들의 평을 찾아볼 수 있다.
      • 집값 떨어지는 말에 민감한 집주인들이 대거 모여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글의 90%는 집주인들이 남긴, 어떻게든 좋은 집으로 포장하려는 말들이라는 뜻이다. 층간소음이나 주차장 등의 불편한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면, 글쓴이의 예민함과 (세상 물정 모른다는 식으로) 무지함을 비난하는 댓글이 상당히 많이 달린다.
        그래도 여러 개 읽다 보면 '아 단점인데 애써 포장했네'하고 대충 눈치챌 수 있다.
      • 간간히 사진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집에서 볼 수 있는 뷰 사진이 있어서 쏠쏠히 도움이 된다.


        ex. 분당 미금역 ~ 오리역 사이에 있는 하얀마을주공5단지. 바로 아래에 하얀마을 그랜드빌이 있어서 앞이 가로막힌 전경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랜드빌이 3층까지만 있어서, 주공5단지 503동 중층 이상은 전경이 꽤 괜찮았다.


        ex. 수원 매탄권선역에 있는 주공그린빌5단지. 지도로 봤을 땐 주변에 삼성전자랑 아파트 단지촌밖에 없어서 당연히 전경은 기대 안 했던 곳인데, 호갱노노 이야기 앨범을 보니 506, 507동 맞은편에 성당이 있어서, 이 두 개 동의 고층 전경은 상당히 괜찮단 걸 알 수 있었다.

 

네이버 지도

  • ✈️ 항공뷰거리뷰를 볼 수 있다. 위에서 예시로 나온 곳들처럼 2차원 지도로 볼 땐 막혀있는 줄 알았는데 항공뷰/거리뷰로 보면 의외로 트여있는 곳들을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 앱에서 거리뷰를 누른 다음 우상단의 비행기 아이콘을 누르면 항공뷰를 볼 수 있다. 항공뷰는 업데이트가 빠르지 않아서, 신축 건물은 항공뷰에 안 나올 수도 있다.
    남향이지만 층수가 낮고 다른 건물/동과 거리가 가까우면 채광이 나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도 거리뷰에서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하다.

 

 

그사세 용어... 이게 뭔 뜻이야?

  • 올수리: 샷시 빼고 전반적으로 수리됨. 도배, 장판, 싱크대 등이 최신이라는 뜻. 화장실 상태는 별도이기도 함.
  • 특올수리: 샷시까지 수리된 집이라는 뜻.
  • 공가: 비어 있는 집 혹은 곧 빌 집.
  • 하시 입주: 한 달 안 정도면 언제든 입주 가능함.
  • 정상 입주: 한 달 ~ 한 달 반 사이 이사 날짜 합의해서 입주 가능함.
  • 융무: 융자 없음.
  • 탑층: 꼭대기층.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지만, 층간소음의 피해는 없으니 양날의 검임.
  • 확장: 거실과 베란다 사이의 벽을 터서 베란다까지를 거실 공간으로 쓸 수 있게 확장 공사가 된 집이라는 뜻.

 

 

(특히 1인 가구를 위한) 좋은 집 고르는 팁

  • 💸 일단 융자 있는 집은 거르자. '융자 말소 조건'을 달아서, 내가 들어올 땐 융자가 없을 거라고 하는 곳도 있는데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거르자.
  • 🏚 시세에 비해 저렴한 집이라면 다 이유가 있다. 직접 보러 가기 전에 중개사무소에 융자가 있는지, 법인 전세인지 등을 먼저 확인하자.
  • 💡 임대사업자 매물이라 저렴한 것일 수도 있다. 보통 임대사업자 집은 수리를 잘 안 해줘서 낡은 경우가 많다. 대신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난 다음번의 재계약 때에도 5% 상한이 유효해서 꽤 오래 살 수 있으니, 내 돈 주고 도배/장판을 새로 해서 들어가는 게 나쁘지 않은 방법일 수 있다.
  • 🤝 입주일이 정해진 것처럼 올라와있어도 전화해서 물어보면 협의 가능한 경우도 많다.
  • 🏫 초등학교가 근처에 있다면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차가 천천히 다녀서 조용하다. 내가 애를 키우는 게 아니어도 초등학교 주변은 좋다 😂
  • 🍔 학원이 많은 곳도 괜찮다. 저렴하게 밥 먹을 수 있는 곳이 많다.
  • 📚 집 자체도 중요하지만, 주변 시설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도서관, 평생학습관, 공원 등의 공공시설이 가까이에 있다면 돈 들이지 않고 삶의 질을 확 높일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대학생이 아니어도 대학 캠퍼스 근처에 사는 건 꽤 괜찮은 것 같다.
  • 💳 보증금이나 월세만 볼 게 아니라 관리비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통근/통학에 드는 월 고정 교통비도 꼭! 사람들이 교통비를 잘 생각을 못하는데, 큰 차이가 안 난다면 이자를 더 내더라도 교통비로 나가는 월 고정 지출을 줄이고 회사나 학교 가까이 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가장 중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는데.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면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집 보러 갈 약속을 잡자.

발품 파는 여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