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인 가구도 좋은 집 살고 싶어

2022. 3. 14. 00:58데일리로그/1인 가구의 삶

공원이 보이는 큰 창문

사회초년생이 되어 구하는 첫 집은 '집'답길 바랐다. 현관에 서서 신발을 구겨신은 채 요리를 하고, 건너편 거주자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1년 365일 블라인드를 치고 살고, 방음이 하나도 안 되어 영화를 보면서도 꼭 이어폰을 껴야 하는 그런 집 말고, 가스레인지가 3구 이상 있고, 창문 밖이 트여있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침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분된 방이 있는 집.

 

대학을 졸업하며 이사를 준비하던 때엔, 예산의 제한 + 전세 대란 + 대학가가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집을 구해보는 경험의 3종 세트로 굉장히 마음을 졸이며 집을 구해야 했다. 개강일이 3월과 9월로 정해져 있으니 1-2월과 7-8월에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대학가 원룸촌과는 상황이 달랐다. 나름 부지런하다고 생각하며 2월 말 이사를 위해 12월 중순쯤부터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괜찮은 조건의 집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설이 지나서까지도 손품 발품을 팔며 집을 찾아야 했다. 마침내 직방에서 꽤 만족스러운 조건의 집을 찾아냈고, 전세는 아니지만 반전세급의 월셋집에 들어가게 됐다.

 

 

계약을 일 년만 했다. 잠깐만 살다가 전셋집을 구해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일 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고, 여전히 심각한 코시국이어서 집을 보러 다니기가 여의치 않았을뿐더러, 살아보니 월셋집이 거주 조건도 훌륭하고 회사 출퇴근하기에도 좋아서 계약을 연장했다. (정평천 따라 자전거로 13분이면 회사에 갈 수 있었다.) 다만 1년 뒤엔 사옥 이전이 계획되어 있어서 재계약도 일 년으로 했다.

 

또 시간이 휘리릭 뚝딱 지나가서는 금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다. 이제 돈도 좀 모았고 운전도 할 줄 아니까 선택지가 많아졌다.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게 베스트. 하지만 그 근처는 집값이 비싸니까, 회사와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집 조건이 괜찮은 곳으로 갈 수도 있었다. 아예 대중교통 접근성은 떨어지되 조건이 훨씬 좋은 곳으로 가고 차를 사는 방법도 있었다. 아니 차를 사고 그냥 이 집 계약을 연장하는 건⋯?

 

그즈음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이 집에서 더 살 거냐고. 고민 중이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다음번 계약에선 보증금을 1/4로 줄이고 월세를 세 배 높인다고 했다. 집주인이 임대사업자이니 월세의 5%만 인상할 수 있지 않느냐 물었더니, 전세로 환산했을 때의 금액에서 인상했을 때의 상한선이 5%인 것이고 보증금과 월세의 비율은 집주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이미 썼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하는 계약에서는 그 비율을 새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고. Aㅏ⋯ 이 집에서 계속 살까 했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사라졌다. 그리하여 장장 4개월에 걸친 전셋집 구하기 (응당 이리 불려 마땅할)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실패 했다는 걸 절절히 체감한 4개월이었다. 직장 동료가 2년 전에 2억에 들어갔다는 집 매물이 4억에 나와 있었다. 4억⋯(🐶🐶) 🥲 어느 날엔 어제 봐 둔 집을 다시 확인하니 보증금 3천이 올라있기도 했다. 와중에 정부에서는 대출 규제를 발표했고, 지난 2년간 굉장히 낮았던 금리는 갑자기 막 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만 저기요?

 

타이밍은 *아주* 기막혔지만(👎) 지독한 근성으로 결국 아주 만족스러운 조건의 집을 구했다. 구해냈다!

 

미쳐버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예산, 투룸, 채광, 뷰, 직주근접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상상 속의 집을 찾아나서는 1인 가구 가장의 대장정!

 

To be continued⋯

 


 

 

02. 손품 팔아 좋은 전세 구하는 법

전세자금대출 상담받고 매물 조건 정하기 대략적인 예산을 정하고 은행에 가서 대출 가능한 한도와 상품을 문의한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2년치를 챙겨가자. 아직 연말정산 전이거나(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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