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엔 뽈래뽈래

2021. 10. 31. 22:23데일리로그

태요 오빠 만나러 무려 마포까지 갔는데 생각보다 만남이 일찍 끝나버렸다. 밥 먹는 시간보다 왔다 갔다 시간이 더 길다는 건 경기도민으로서 너무나 한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또 게릴라 만남을 추진해 보기로 했다. 합정역부터 강남역 사이에 거주하는 친구들에게 한 명씩 전화를 걸어봤다. 신림 사는 진선이는 30분 후에 운동하러 간다고 해서 패스. 설입 사는 영진이는 오징어 게임을 보는 중인데 자기 몰골이 오징어라며 (돌려 돌려 말했지만 결론은) 후딱 챙겨서 나가기엔 너무 귀찮은 상태라고 퇴짜를 놨다. 당산 사는 윤주한테 전화를 했다.

"윤주, 뭐해? 나 10분 후에 당산 지나는데 잠깐 안 나올래? 커피 마시자!"
"10분...? 아..."

역시나 윤주도 갑작스러운 호출에 귀찮음이 앞섰는지 대답을 망설였다. 대충 입고 나와도 상관없다고, 나 서울 와서 강까지 건넜는데 이렇게 돌아가기 너무 억울하다며 졸랐더니, 허허 웃으면서 그러마고 했다.

 

강변 잔디밭에 앉아서 윤주가 싸온 무화과를 나눠먹었다. 완전 파리 세느 강 바이브라고~~

 

윤주는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식집사 의무 다하고 낮잠이나 잘까 하던 차에 연락받고 나왔다고 했다. 내 수면 패턴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고충을 토로하자 윤주가 낮에 이렇게 햇빛을 쬐어야 밤에 잠을 잘 잔다며 광합성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집 가서 윤주가 찍어준 사진 보고 기겁했다. 저 뒷머리 무슨 일이야... 자른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병지컷이야... 충격을 금치 못하고 가위를 들고 와 일자로 잘라버렸다. 😨

 

가끔씩 개발 장비가 맛이 간다

 

가뭄에 콩 나듯 가는 체육관이지만 그래도 꾸준하게는 가고 있다는 점

 

오랜만에 진선이가 집에 놀러 왔다. 벤치 의자를 처음으로 대각선으로 둬봤다. 요 구도 마음에 듦!!

 

요리할 의지를 상실한 상태라 밥은 밖에서 먹고 디저트를 포장해왔다. ㅎㅎ 몇 달만에 아이스 아닌 핫 라떼를 내려 마셨다. 아니 날씨가 무슨 하루아침에 겨울 날씨가 되냐고.

 

진선이랑 같이 있으면 일찍 잘 줄 알았는데 또 나 혼자 못 자고 밤을 꼴딱 새 버렸다.

 

되게 깔끔해 보여서 아주 만족스러웠던 요번 오호라 디자인! 근데 손톱 상태가 극악이다 ㅠㅠ 특히 엄지손톱... 손톱이 예민해지는 느낌이 들고 통증도 좀 느껴져서 오래 못 붙이고 금방 떼어버렸다.

 

록빈이가 고기리 막국수 오뚜기에서 키트로 나온 거 있다고 알려줘서 나도 곧장 주문해보았다.

 

5분이 채 안 걸려 뚝딱 완성하는 한 그릇! 원조 집에서 본 대로 깨도 으깨서 뿌렸다. 존맛 👍👍
조리가 간편한 것도 좋고 맛도 괜찮아서 엄마 아빠 드시라고 돌산 집에도 하나 보냈다. 팀방에도 영업했더니 팀원들이 다 하나씩 샀다. ㅎㅎ

 

새 가위 산 김에 길어서 질질 끌렸던 바지 밑단을 잘랐다.

 

'크테난테 루베르시아나'(아따 이름 어렵다)를 우연히 인스타에서 봤다. 잎이 너무 예쁘다! 수채화 고무나무도 예쁜 건 알고 있었는데 피드에 또 떠버렸지 뭐야... 이사 가면 하나씩 들여야지~!

 

자전거 타고 출근 출근 🚲
강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가 난 너무 조타

 

재택 하느라 제대로 광합성을 못 시켜줬더니 멀대처럼 웃자라버린 문샤인 🥲 집에서 키워야 빛을 잘 볼 거 같아서 데리고 돌아왔다.

 

으악 ㅠㅠ

 

십 년 만에 이삭토스트 먹어본다! 🥪 어디 멀리는 못 가고 집 앞에서라도 피크닉 느낌으로 앉아있다가 들어왔다.

 

아끼는 번호 후배님이 광교까지 먼 걸음 해주셨다 ㅎㅎㅎ 진용이가 필름 카메라를 챙겨 와서 사진을 마구 마구 찍어줬다. 록빈이는 찍고 싶은 장면을 마주했을 때 필름 카메라를 꺼내 딱 한 장만 찍어서, 필름 한 롤을 인화하려면 반년씩 걸리고 하던데... 이 친구는 똑같은 모습을 세 장 네 장 찍길래 신기했다. 안 아깝냐고 물어보니까 이렇게 카메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 찍을 일이 드물어서 한번 기회가 오면 아낌없이 찍는다고 했다. 필름값이 비싼 것도 아니라서 부담 없다고.
어떻게 찍혔을지 궁금하다!! 얼른 인화본 받아보고 싶다.

 

진용이가 미러리스를 들고 이것 저것 눌러보길래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가 뭔지 알려줬더니 신기해하면서 한참 갖고 놀았다. 영상은 어떻게 찍냐고 해서 이거 빨간 버튼 누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걔나 나나 브이로그의 ㅂ자도 모르기 때문에...

 

REC 시작과 동시에 리포터 바이브 나오는 진용... 영록앀ㅋㅋㅋㅋㅋ 경악 🙉 

 

(추가_받았다 인화본!! 그중 원픽은 요거 🥰)

 

광교 살면 좋겠다 호수공원도 자주 오고~~ 했는데 찾아보니 막 20억씩 한다 집이 😂 돌다 보니 '서민부동산'이라는 곳이 있었다.

"이런 삐까뻔쩍한 아파트 중개하는데 이름이 서민부동산이야? 좀... 기만적 아니야?"
"그니까 ㅋㅋㅋㅋㅋ 아, 아니면 사람 이름이 서민일 수도 있지."

 

키친 메뉴를 보고 출근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오징어 게임 스페셜 이벤트로 요런 것도 준비해주신 키친 분들 🙊

 

하트도 있던데 나는 별... ㅋㅋ큐ㅠㅠ

 

(바늘도 없이 조심조심 깨 보았지만... 😳🔫)

 

수지로 이사 온 지 오래되었는데도 한번도 가볼 생각을 안 했던 생태공원!! 커스텀 커피에서 라떼를 한 잔 사서 산책 겸 돌아보고 오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산책이 아니라 등산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 단풍이 들어서 가을 분위기가 완연했다. 🍂🍁

 

하루 동안 9.8km를 걸었다. 가볍게 나간 집 앞 산책 치고는 너무 가버렸긴 한데 ㅎㅎ 최근 릴리즈 준비한다고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책상 앞에 앉아서 밤에 잠자러 가기 전까지 고정된 자세로 움직이질 않았어서, 보상(?!) 심리로 걷고 또 걸은 거기도 했다.

 

예지 언니가 인스타에 듄 꼭 봐야 한다고 올린 걸 우연히 보고 충동적으로 영화관에 갔다. 코로나 유행 이후 영화관은 처음이었다. 정원 200명이 넘는 상영관에 사람은 열 명 남짓뿐이었다. 주말 저녁인데...! 코로나가 영화 업계에 끼친 영향을 실감했다.

오랜만에 온 영화관의 사운드 크기에 적응이 안 되어서 광고가 나오는 동안엔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쓰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소리가 너무 크다 싶으면 귀를 막고 봤다. 원래도 이 정도였나?!

듄... 영화가 절반이 지나가는데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스펙타클할 줄 알았던 SF 영화였는데 예상보다 심심했다. 공습이 일어나면서부터 드디어 영화에 사건이라는 게 생겼다. 허허.. 영화가 끝을 향해갈 때 '아니 무슨 영화가 16부작 드라마 1편 같냐...' 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로 드라마로도 나온 아주 유명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었고, 그 시리즈물의 배경 설명 겸 서막에 해당하는 거였다. 반지의 제왕 급으로 유명한 시리즈던데 나는 생전 처음 들어서 당황 👀 듄니버스를 여는 서막이었다고 해도, 영화 한 편으로서의 기승전결을 좀 더 흥미진진하고 탄탄하게 풀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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