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PC/AWPC 동계 파워리프팅 대회 후기 :: -52kg 🥉 입상!

2023. 12. 21. 22:23심신단련/파워리프팅 대회



2023년 12월 9일에 개최한 2023 WPC/AWPC 동계 파워리프팅 대회에 -52kg 체급으로 출전했다.
작년 5월에 웨이트, 올해 3월에 파워리프팅에 입문해서 리프팅을 해 온 건 8개월 남짓.
입문할 땐 2024년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대회에 나가게 됐다.
(원래 12/16에 열리는 USAPL의 Anyone Can Lift를 나가려고 했는데, 엄청난 인기로 빠르게 마감되어 거긴 나가지 못했고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WPC에 출전했다.)

언제까지 짐피알만 내밀면서 살 건가!! 파워리프팅이라는 종목 자체가 규정을 지키면서 최대의 중량을 들어내는 것이니, 데뷔전을 치르고 공식적으로 3대 중량을 측정하고 싶었다.


다이어트를 해서 -48kg급으로 나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두 달 잡고 다이어트를 했지만(사실 그 전부터 항상 다이어트 중이었지만) 체중이 하나도!! 단 0.5kg도 빠지질 않았고!!!
서핑캠프에서의 회식과,,  새로 시작한 연애에서의 즐거운 데이트와,,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찾게 되는 달다구리한 간식들과,, 뭐 그러한 무수한 이유로 체중 감량에 처참히 실패
-52kg급으로 출전 체급을 변경하고, 대회 2주 전쯤부터 심각성을 느끼고 식이를 빡세게 하고, 대회 1주 전부터는 워터컷을 시작했다.



계체 준비

대회 전 일주일 ~ 수(D-3)
[목표]
하루에 물 5L씩 마시기

[실제]
2L도 못 마신 것 같음
일하면서 물 챙겨 마시기 쉽지 않았다~~


목(D-2)
자기 전 무게 54.1kg
기상 시 무게 53.4kg

[목표]
저탄고지. 탄수 20~50g
물 8L

[실제]
푸룬주스 마시고 (탄수 62g)
점심: 그릴드치킨월넛프로틴샐러드 (탄수화물 39g)
저녁: 키토김밥 1줄 (탄수화물 8g) + 반숙란 2개 (1g)
물 4.2L 마심
(원래 탄수 20~50g이어야하는데 푸룬주스...)


금(D-1)
자기 전 무게 53.7kg
기상 시 무게 52.4kg

[목표]
무탄. 칼로리만 채우기
물 2리터 이하
오전 10시 이후 금식
오후 4시부터 단수

[실제]
오전 11시 30분경 마이밀 퓨로틴 3개 마심
이제 대회까지 단식, 단수...
저녁에 껌 씹으면서 버텼다

마지막 식사...




토(D-DAY)
자기 전 무게 52.1kg
기상 시 무게 52.0kg ‼️
반신욕 25분 51.7kg
계체 52.0kg

반신욕 하고 찍은 최저 몸무게



[목표]
계체 끝나자마자 물 500g + 게토레이 500g 분산섭취
단당류 섭취 (꿀, 식빵 등)
9시 반쯤 에스프레소 마시기

[실제]
자는 동안 보통 700g 정도는 빠지니까 걱정 안 했는데 웬걸, 이미 그 전날 빠질 수분이 다 빠져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도 몸무게가 거의 안 줄어있었다.
자다가도 엄청 자주 깼고, 화장실 다녀올 때마다 몸무게 재고 다시 잠들고를 반복했다.
계체 못 맞출까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다 ㅠㅠ



계체는 7시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되어도 대회장에선 스태프들이 장비 점검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계체 전에 랙 높이 먼저 측정해달라고 해서
계체는 8시쯤에서야 했다.
먹은 게 없어서 힘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빨리 몸무게 재고 당 때려넣어야 하는데 시간이 흘러가는 게 불안했다.

계체는 속옷 상하의만 입고 했는데 52.0kg 턱걸이로 겨우 무게 맞췄다.
무게 넘으면 브라 벗고 다시 재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어서 다행...ㅎ
못할 건 없지만 계체 하는 곳이 체육관 탈의실이었어서 굉장히 좁았고 계체 담당 스탭이랑 상당히 가까이 서 있는 상태에서 체중계에 올라야 했던데다 선수 두 명씩 들어가서 쟀고, 체중계 바로 앞에 거울이 있어서, 완전 상탈하고 계체를 한다면 세 명이 서로 민망해서 눈 둘 곳을 찾지 못할 상황이었다.
천이 많고 무거운 스포츠 브라였는데 다음엔 최대한 가벼운 거 입고 재는 게 좋겠다.

계체 끝나마자마 미리 챙겨 간 꿀 꺼내서 한 입 가득 먹고, 물 조금씩 마시면서 수분 보충했다.
가까운 곳에 문 연 국밥집이 있어서 순대국밥 완뚝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코치님이 먹고 싶은 거 다 담으라고 해서 약과랑 젤리랑 양갱이랑 포카리랑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잔뜩 품에 안고 왔다 ㅎㅎㅎ

얼마만에 먹어 보는 든든한 한 끼 식사냐


하지만 국밥으로 이미 배가 불러서 생각보다 단 것들은 잘 안 들어갔고, 포카리랑 아메리카노 조금씩 마시면서 대회 시작을 기다렸다.


본 경기

 



목표는
스쿼트 95kg
벤치 프레스 45kg
데드리프트 105kg
셋 다 gym pr보다 낮은 무게인데,
컨디션에 따라 조금 힘들 수는 있어도 무조건 들 수는 있는 무게다.
첫 대회이니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고 멘탈 깨질 일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1차 무게는
스쿼트 90kg
벤치 프레스 40kg
데드리프트 100kg

예상 순위는 4위


인원이 많지 않아서 웜업하는데 크게 불편한 건 없었다.

스쿼트 대기 중...


스쿼트는 항상 고민 없이 들어가서 해치우는 종목이라 떨지 않고 후딱 해냈다.
앞 사람이 니랩 감느라 시간초 거의 다 써서 덩달아 내가 긴장할 뻔 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스쿼트 3차까지 하고 나니까 긴장이 훅 풀렸고 마음이 엄청 편해졌다.
스쿼트 1차 90, 2차 92.5 수월했고 3차는 계획대로 95 잘 밀고 나왔다.

WPC가 벤치 정지가 굉장히 긴 편이라고 해서 3초 정지로 준비했는데, 이번 심판은 생각보다 되게 짧게 잡아줬다.
그래서 1차 40이 너무 가벼웠고, 2차는 훅 올려도 될 것 같아 45로 들어갔는데 역시 무난히 들었다. 들고 나오면서 너무 신나서 급발진해버려가지고 3차 무게를 50을 하겠다고 질렀는데, 코치님이 좀 우려했지만 내가 자신있게 50 확실하게 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며 50을 제출했다.
결과는 대차게 🔴🔴🔴
그라인딩도 거의 못 하고 걍 깔렸음 ^_^
역시... 처음 전략대로 보수적으로 갔어야 했다...
47.5 했으면 가까스로라도 밀었을 것 같은데 ㅎ


스쿼트랑 벤치 웜업은 괜찮았는데, 데드 웜업이 좀 촉박했다. 1차 무게 못 들어보고 나갔다.
100, 105를 가볍게 성공했다.
사실 105 체감은 묵직했는데 코치님이 너무 가볍게 들었다고 해서, 영상 리뷰하니 진짜 내가 느낀 것보다 훨씬 빨랐다.
3차는 107.5kg를 들 생각이었는데, 코치님이 이 정도면 좀 더 가도 되겠다며 110kg로 가자고 했다!!
110!!!!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무게인데!!!


엄청 긴장되었지만
복압 잘 잡고 텐션 빡 주고 당겼는데!!!
바벨이 무릎 잘 지났고
락아웃도 가까스로 해냈는데!!!
다 들었다 싶을 즈음 휘청하면서 앞으로 쏠리는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발 뒤꿈치가 들리고 말았다.... 그대로 쏟아지듯이 바벨을 내려놨다.
락아웃 하면서 내내 주심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주심의 “다운“ 신호를 듣기 전에 먼저 무게중심을 잃었고 바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심도 당황한 눈으로 신호를 입 밖으로 내뱉지도 못하고 손을 내렸다.
당연히 결과는 🔴🔴🔴
아 너무 아까운 것....

(나중에 경기 영상 보니 로더 분도 옆에서 락아웃까지 보고 됐네! 하는 표정으로 끄덕끄덕했는데
내가 바벨 떨구는 거 보고 그 분의 턱도 같이 떨어졌다.
Aㅏ..... 하는 탄식의 표정...)



3차를 못 들고 나와서 좀 풀이 죽었지만
목표로 했던 무게는 다 들었으니 성공적!! 하면서 자축하고 있었는데
뒤이어 도전했던 예상 3위 선수분이 2차와 3차를 모두 실패했고
내가 3위가 되어 있었다.
옴마야 이게 뭐야

엥 제가 3등이에요?!?


시작할 때 1차 무게 보면서
스쾃, 벤치는 다들 비슷하니
데드에서 다른 분들이 무게 올려서 1, 2, 3위 하고
내가 4위 정도 하겠군, 했는데
(나는 스쾃, 데드 중량이 큰 차이가 안 나는데, 다른 분들은 보통 데드가 팍 튐)
그래서 메달은 기대를 안 했는데!!
동메달 가져갈 수 있다니 함박웃음이 막 지어지면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흐흐흐




첫 대회에 메달이라니
파맆 뽕을 제대로 맞아버리네,,

 

경기 이후

내 경기 다 끝나고 마음 편하게 나가서 짜장면과 깐쇼새우를 원없이 먹고
수상하고!
사진 찍다가 부상 어디다 놓고 까먹고
흥겹게 집으로 돌아왔다~~

함께 와서 서포트해주고 응원해 준 나의 군단, Mars 코치님과 제근 😚🫶 so 든든 진쨔...



대회 끝나고 그렇게 먹고 다시 체중 어떻게 되나 봤는데  ↓↓↓


기상 시 무게 53.2


기상 시 무게 53.0


장에 든 똥과 물 무게가 1kg는 너끈히 넘는 게 확실하구만


참고 자료
- 계체 준비하는데 거의 뭐 교과서처럼 읽고 밑줄치고 요약하고 그저 받들어 모신 갓석준쌤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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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WPC/AWPC Korea Winter Powerlifting Championships 전체 기록표

2023-WPC_AWPC-Korea-Winter-Powerlifting-Championships.pdf
0.15MB

 

출처: https://worldpowerliftingcongress.com/wp-content/uploads/2023/12/2023-WPC_AWPC-Korea-Winter-Powerlifting-Championships.pdf